[조선일보사설논평] 2010.11.15자 사설 논평

조선일보 사설들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기획①

등록 2010.11.15 20:31수정 2010.11.15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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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교육감의 체벌금지, 엉성한 준비로 강행하나]

이 사설은, 체벌이 원칙적으로 정당하지 않지만 현재 서울지역에서 시행된 '학교체벌전면금지'가 엉성한 준비와 대안없이 강행되었다는 점을 비판하고 있다. 그러한 논지를 뒷받침하기 위해 영국과 미국의 사례를 들어, 서울시교육청에서 발표한 '교사대응매뉴얼'의 한계를 지적한다. 어떤 제도가 도입되기 전에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함은 상식적이고, 모든 면에서 옳은 명제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무릇 주장하는 글쓰기의 기본은 객관적 지표들을 기반으로 자신의 논지를 강화하여 상대를 설득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이 사설은 몇가지 수정해야 할 점들을 가진다.

우선, "체벌 전면 금지 이후 교사의 학생 통제력이 약화돼 이미 후유증은 나타나고 있다. 전남 순천에선 여교사와 여중생이 서로 머리채를 움켜쥐는 싸움이 벌어졌고, 경기 성남에선 교사들이 폭력적으로 대드는 중학생을 제어하지 못해 경찰관이 출동했다"를 살펴보면, 정확하지 않은 표현으로 인해 독자로 하여금 잘못된 정보를 얻게 하는 것을 짚어 낼 수 있다.

현재, 체벌금지는 서울지역에만 해당하는 것으로, 이 사설이 체벌금지의 부족한 준비점을 지적하기 위해서는 그 논거로 서울지역에서 일어났던 교사의 학생 통제력 약화에 해당하는 사건을 끌어들여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있다. 마치 전국적으로 서울지역의 체벌금지의 영향이 미치고 있다는 표현을 쓰고 있는데, 사설에서 예시한 사건들이 체벌금지의 영향인지, 아니면 이전부터 있어왔던 교권의 약화 때문인지는 분명치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나 친(親) 전교조 교육감들이 화재 현장에 소방차 출동시키듯 서둘러 체벌 금지를 밀어붙이고 있어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높아가고 있다"라고 언급하며, 철저한 검증과 준비가 없이 체벌금지를 밀어붙이는 교육감들로 인해 학부모들의 높아지는 불안감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서, 사설은 오류를 범하는데, 앞서 체벌의 정당성을 부정하면서도 그것을 전교조라는 단체만의 생각인양 표현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전교조에 대해 검증되지 않은 부당한 편견을 갖게 하고 있다. 이 사설의 명제가 '참'이 되려면, 전교조단체 소속의 교사들이 모두 체벌금지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새로운 교육감들이 체벌금지를 전교조의 논리맥락에서 도입하려는 것이 분명하다는 객관적 근거가 필요하다. 그러나 사설은 스스로 앞서 체벌금지가 원칙적으로 정당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반면, 교육감들이 체벌금지를 도입하는 것이 원칙적 정당성인지, 친전교조적 성향 때문인지를 밝히지 않는 오류를 범함으로써 그 논지를 흐리고 있다.

종합적으로, 이 사설의 논지는 상식적 차원에서의 원칙적 정당성을 그 전면에 내새우며 체벌금지의 성급한 도입을 비판하고 있으나 스스로 강조한 원칙적 정당성을 자신의 글에서 지키지 못함으로써 설득력을 잃는다고 볼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논평을 시작하려 합니다. 많이 읽고 비판해주세요.


덧붙이는 글 논평을 시작하려 합니다. 많이 읽고 비판해주세요.
#조선일보 #사설 #논평 #설득력 #체벌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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