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아들에게 끓여주는 아침 해장국

'다양콩마북' 해장국이면 속까지 든든!

등록 2010.12.05 15:01수정 2010.12.0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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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 아들이 집에 왔습니다. 대학 동창들 모임이 있는데 거기에 참석하고자 직장 일을 마치자마자 귀가한 것이었지요. 저녁을 먹고 나간 아들은 술자리가 길어졌는지 오늘 새벽 4시쯤에야 돌아왔습니다. "피곤할 텐데 어서 눈을 붙이거라."


미리 전기장판을 예열해 둔 덕분에 금세 잠이 드는 아들이었습니다. 오늘 오후에 다시 일을 나가야 된다며 오전 9시에 깨워달라는 아들을 시간에 맞춰 깨웠습니다. 피곤했지만 벌떡 일어나는 투철한 '군인정신'의 아들에게 모처럼 이 아빠의 비장의 솜씨로 시원한 해장국을 끓여주기로 했습니다. 이름하여 '다양콩마북 해장국'!

a 먼저 콩나물을 씻어  약간의 물과 함께 안친다

먼저 콩나물을 씻어 약간의 물과 함께 안친다 ⓒ 홍경석


다시마와 양파, 콩나물에 이어 마늘과 북어까지 어우러진 5합(合)의 이 해장국은 과음으로 말미암아 더부룩한 속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건 물론이며, 요즘같이 추운 날에 속까지 든든하게 덥혀주는 마력을 또한 발휘하지요.

이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먼저 손질한 콩나물을 약간의 물과 함께 조금의 소금을 뿌려 안칩니다. 이것이 끓으면 물을 넉넉하게 더 붓고 마찬가지로 손질하여 잘 씻은 다시마와 양파, 그리고 찧은 마늘과 북어도 넣습니다.

고춧가루와 깨소금으로 간을 맞춘 뒤 불을 약과 중으로 이동하면서 밥을 하듯 뜸을 들입니다. 이렇게 해야만 비로소 콩나물 특유의 웅숭깊은 맛이 우러나거든요! 이렇게 만든 다양콩마북 해장국은 후루룩 들이마셔도 좋지만, 또 다른 별미로 만드는 노하우가 별도로 있습니다. 이 해장국을 냄비 따위에 담아 다시 한 번 팔팔 끓이는 겁니다. 그리곤 달걀 하나를 깨어 넣고 이게 익을 무렵엔 송송 썬 매운 청양고추 하나를 추가하는 겁니다.

a 손질한 북어와 찧은 마늘에 이어  양파와 다시마도 넣는다

손질한 북어와 찧은 마늘에 이어 양파와 다시마도 넣는다 ⓒ 홍경석


그럼 뭐 이건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한국인 최고의 속 시원한 해장국의 지존이 되는 거죠! 아들이 대학을 다닐 당시엔 한 집에서 살았습니다. 그래서 어제처럼 과음을 하고 온 날이면 제가 꼭 해장국을 챙겨서 만들어 주었지요. 사족이지만 아들도 두주불사인 저를 닮아 술은 잘 마시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직장 일로 타관객지에 나가 있는 터임에 해장국을 만들어 줄 수 없다는 한계에 직면하고 말았지요.


어쨌든 평소 술자리와 회식도 많은 곳이 바로 아들의 직장이랍니다. 그래서 말인데 아들이 술은 적당히, 그리고 몸 생각해서 안주를 많이 먹어 배를 든든하게 채운 연후에 술을 들었음 합니다. 이같은 바람은 세상의 모든 아빠들이 아들에게 바라는 본능이자 인지상정이리라 믿습니다.

"어때 시원하니?"
"역시 아빠가 끓여주신 해장국은 식당서 사먹는 것과는 차원부터 달라요!"


a 고춧가루 등의 양념을 넣어  간을 맞춘 뒤 상에 낸다

고춧가루 등의 양념을 넣어 간을 맞춘 뒤 상에 낸다 ⓒ 홍경석

덧붙이는 글 | sbs에도 송고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sbs에도 송고했습니다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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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서: [초경서반]&[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 대전자원봉사센터 기자단 단장 ▣ 月刊 [청풍] 편집위원 ▣ 대전시청 명예기자 ▣ [중도일보] 칼럼니스트 ▣ 한국해외문화협회 감사 / ▣ 한남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CEO) 수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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