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마케팅으로 시장 활성화 꿈꾼다

부평진흥종합시장 '문화예술로 상생하기' 운동 점화

등록 2011.03.23 19:32수정 2011.03.23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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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부평진흥종합시장 내ㆍ외부 모습.

부평진흥종합시장 내ㆍ외부 모습. ⓒ 이정민

부평진흥종합시장 내ㆍ외부 모습. ⓒ 이정민

"시장 안에 이런 유휴공간이 있다는 게 놀라웠다. 이 공간을 상인과 고객들의 소통의 광장으로 꾸며 거점공간으로 활용했으면 좋겠다. 시장 내부도 분위기가 너무 어둡다. 밝고 환한 빛으로 새롭게 조성해 고객들이 스스로 발길을 옮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술과 접목돼 볼거리, 놀 거리, 들을 거리, 먹을거리가 있으면 시장은 문전성시가 될 수밖에 없다."

 

지난 22일 오후 6시께, 인천시 부평구 부평진흥종합시장(이하 진흥시장)을 찾은 화가 이현동(42)씨는 시장 출입구(건영아파트 통행로) 공간을 둘러보며 아쉬움을 전했다. 이 화가는 "지저분한 것을 치우고, 산만한 분위기를 정리하고, 절제된 시장 분위기만 보여줘도 시장은 금방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문화예술을 통한 시장 활성화'를 기획한 진흥시장상인회(회장 심흥구)는 부평미술인회 소속 이현동 화가, 문화예술 사회적기업 '자바르떼'의 김영택 기획실장과 함께 비공식 모임을 갖고 향후 사업 전반에 대한 주요 사항을 점검했다.

 

처음 이 사업을 제안한 신용준(44) 신일상회 부대표는 "시장현대화 사업으로 예전보다 쾌적한 공간에서 쇼핑하고 있지만 상인들 간의 보이지 않은 경쟁심(=중복되는 품목을 취급함)과 단결력 부족으로 상가는 매해 매출감소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한 뒤 "진흥시장은 목이 좋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밖에서 상가를 보면 어두워 보이고 무질서하게 보인다. 이로 인해 빈 점포가 늘고 상가의 창고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신 대표는 "문화 부평이라는 슬로건에 부합하는 사업으로 시민들의 문화적 접근성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하고, 쾌적한 쇼핑 공간 조성으로 상인들에게 매출증대를 가져오는 순기능 발생을 기대하는 차원에서 기획했다"며 "사업추진에 따른 재정 지원에 한계가 있어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지역 예술인들이 많은 도움을 준다면 지역경제와 지역문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사업 취지를 밝혔다.

 

우리 시장은 우리 손으로 일으켜야     

 

a  이현동 작가는 심흥구 상인회장에게 받은 시장 설계도면을 보며, 점포 구성과 빈점포 현황을 체크해가며 '왜 이 프로젝트를 해야만 하는 가'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해주었다.

이현동 작가는 심흥구 상인회장에게 받은 시장 설계도면을 보며, 점포 구성과 빈점포 현황을 체크해가며 '왜 이 프로젝트를 해야만 하는 가'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해주었다. ⓒ 이정민

이현동 작가는 심흥구 상인회장에게 받은 시장 설계도면을 보며, 점포 구성과 빈점포 현황을 체크해가며 '왜 이 프로젝트를 해야만 하는 가'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해주었다. ⓒ 이정민

진흥시장은 2004년 5월 사업비 29억여 원을 들여 현대화사업을 진행했다. 시장 통로 아케이드(차광막) 설치, 토목·전기·소방시설 확보, 화장실 확대 등의 사업이 완료됐다. 또한 올해와 내년에는 시장경영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아 CCTV 추가 설치, LED 교체 등의 추가 인프라 구축사업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매출은 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심흥구 상인회장은 이날 모임을 통해 "생각은 많이 하고 있었지만, 무엇을 어떻게 할지 몰라서 애만 태워왔다. 이렇게라도 선생님들이 직접 오셔서 살펴보고 조언을 해주니 그나마 많은 위안이 됐다"며 "상인들의 단합 문제, 재정 문제, 광장 공간의 허가 문제 등이 예상되지만 보다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면 이 사업이 무난히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심 회장은 "작가 선생님들의 마음도 중요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상인들의 의지다. 내 앞의 통행로만 조금 넓혀도, 내 점포의 전구 하나만 더 밝혀도 시장 분위기는 금방 살아난다. 우리 상인들이 마음을 조금씩 보태줬으면 좋겠다"며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곧 시장의 미래를 결정한다. 처음에 바구니 하나 놓고 손님을 맞으며 시작했던 그 초심으로 돌아가 우리 시장을 우리 손으로 일으켰으면 더 바랄 게 없다"고 덧붙였다.

 

김영택 자바르떼 기획실장은 전체 시장 분위기를 점검하면서 "진흥시장만이 갖고 있는 차별화된 전략, 정체성 등에 대한 스토리텔링(중심 이야기)이 필요하다. 단순히 외부의 지원을 받아 시설물을 현대화했지만, 정작 그 안에 시장 상인들의 마음과 혼이 빠져있다. 이것은 결국 고객에게로 이어진다"고 조언했다.

 

이어 김 실장은 "스왓(SWOT=강·약·기회·위협요인) 분석이 필요하고, 상인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컨설팅이나 설문이 필요하다. 아무런 당위성 없이 그저 외관만 고치려한다면 또 다시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한 뒤 "결국 시장을 위한 일이 나를 위한 일이라는 의식을 갖고 한 마음 한 뜻으로 시장을 가꿔나가는 데 손을 보태야할 때다. 내가 먼저 손을 내밀고 한 가지를 더 줄 때, 고객은 반드시 그 시장을 찾아가게 돼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진흥시장은 1971년 11월 11일 진흥종합상가로 최초 인가됐다. 당시 주변의 농산물 경매시장과 함께 발전한 시장은 1980~90년대 초까지 최고의 도매시장으로 성장했다. 이후 1990년대 구월동과 삼산동으로 농산물시장이 이전하면서 쇠락해갔으며, 유통시장 개방으로 대형마트의 등장과 함께 단골고객을 잃게 됐다. 2003년 정부의 전통시장 살리기 운동으로 시장 현대화 사업을 추진해 그나마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건어물, 수산물, 식료잡화, 가정용품, 의류, 가공식품 업종에 상인 총 53명이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부평신문>

2011.03.23 19:32ⓒ 2011 OhmyNews
덧붙이는 글 <부평신문>
#부평진흥종합시장 #이현동 작가 #자바르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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