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올해의 시민기자 특별상 수상자인 김재홍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와 정운현 전 언론재단 연구이사가 2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기대 김 교수의 연구실에서 <오마이뉴스>와의 대담을 갖고 '5·16쿠데타 50년, 박정희 권력 평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유성호
- 오랜만입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요? 김재홍(이하 김) : "네, 안녕하세요. 저는 요새 <오마이뉴스>에 '박정희 권력평가' 연재를 일주일에 2번 한다고 약속해놨기 때문에 그것 쓰는 게 주업무 중 하나입니다. 학교에서 강의하고 논문도 써야 하지만, 어차피 한국정치론이 전공이기 때문에 그 연장선상이기도 합니다. 근데 실제로 기사를 쓰다보면 시간과 노력이 엄청 들더군요. 과거의 취재노트나 자료를 모아서 집필한다는 게 엄청 부담이 됩니다. 그러나 많은 보람과 재미도 느끼고 있어요.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이 삶의 에너지가 됩니다."
정운현(이하 정) : "김 교수님에 비하면 저는 좀 널널하군요. 작년부터 실업자가 된 뒤로 한두 군데 밥벌이 삼아 일주일 2~3회씩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그외엔 책 쓰고 글 읽는 게 주업입니다. 올해 중반부터 <오마이뉴스>에 연재한 '정운현의 역사에세이'가 현재로서는 가장 공들여서 쓰는 겁니다. 역사 관련 에세이감이 얼마나 있겠는가 했는데 소재가 많더라구요. 우리 근현대사에 관련된 글감이 생각보다 풍부합니다. 독자들에게 역사를 학술이나 논문으로 접근하지 않고 이야깃거리로 쓰려고 나름대로 애를 쓰고 있습니다."
- 김 교수님은 '박정희 권력 평가'란 연재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김 : "박정희 연재는 작년 말 기획한 거예요. 생각을 해보니까 2011년이 5·16 쿠데타 50년, 내년은 유신 쿠데타 40년이더라구요. 역사연구가들은 흔히 끊어지는 해에 의미를 많이 부여하죠. 반세기 지난 박정희 권력과 그중에서도 1인 장기 독재체제가 본격화되는 유신체제의 의미를 정치학자로서 들여다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논문, 학술논문보다는 독서인들, 일반 대중들과 함께 공유해야겠다는 것이죠. 특히 <오마이뉴스> 독자들 중에는 신세대가 많기 때문에, 그들에게 역사를 제대로 알리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본 겁니다."
- 그러고 보니, 5·16이 벌써 50주년이군요.김 : "어느덧 그리 됐습니다. 내년 총·대선 등 중요한 선거가 또 박정희와 공화당 후계세력들에 의해 좌우되는 게 아닌가 우려가 있습니다. 박정희를 '산업화 공로자'라 평가하는데, 그건 껍데기만 봐서 그렇습니다. 국민들, 예를 들면 어린 여공들이 과도한 노동시간과 끔찍한 산업재해 등으로 많은 피해를 받았습니다. 산업화는 국민 피땀으로 이룬 것이죠. 박정희가 역대 대통령 인기 1위로 나오는 것을 보면, 한국의 정치문화와 교육이 왜곡돼 있다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2011년 내 주업무는 박정희 평가를 알리는 것으로 정한 것입니다."
정 : "김 교수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1990년대 들어 문민정부 이후 비판적 접근이 나오면서 비로소 박정희 바로 보기가 서서히 시작됐습니다. 그러자 보수진영은 박정희 업적을 재평가 한다며 이승만, 박정희 되살리기를 하고 있는 거죠. 시민 입장에서 봐도 우리 사회 큰 흐름에 대해 보수진영이 대단히 위기감을 느낀 나머지 그 상징으로서, 특히 박정희를 무덤에서 되살리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 내년 선거를 앞두고 박정희를 들춰내 박근혜 전 대표의 이미지를 훼손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지 않냐는 지적도 있습니다.김 : "댓글 중에도 그런 의견이 많더군요. 앞서도 말했지만, 역사적으로 내년이 5·16 50주년, 유신 40주년입니다. 그리고, 내년에는 선거가 있으니까 박정희와 보수의 실체를 알려주려 했어요.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한 것은 아니고요, 오해입니다. 결과적으로 한나라당과 박근혜 후보에 영향이 갈 수는 있겠죠. 정치학자로서, 한나라당 정권의 선배 정권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하자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야 역사와 정치가 바로 설 게 아니겠어요?"
정 : "어쩔 수 없는 겁니다. 박 전 대표는 아버지의 후광을 받고 있으니 부담도 함께 받아야 합니다. 덕은 고스란히 다 보고 비판은 억울하다 하면 그것 역시 공정하다 할 수 없습니다. 2세 정치인으로서 선대의 공을 토대로 해서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일군 만큼 죽을 때까지 박정희에 대한 공과가 따라다니는 것은 어쩔 수 없어요. 박근혜 전 대표가 정계를 은퇴하고 자연에 돌아가서 시골에 가서 조용히 산다면 몰라도, 유력한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로서는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봅니다."
김재홍 "최고 조회수 134만... <오마이뉴스> 창간 이래 최고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