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막걸리 '영일만 친구' 논란

등록 2012.04.03 20:22수정 2012.04.03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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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2주년을 맞는 포항시 브랜드 막걸리 '영일만 친구'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어 포항시가 제조과정에 대한 해명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제조공장에 따라 맛이 다른데다 우뭇가사리의 함유량도 불분명해 소비자들로부터 불신을 사고 있는 것.

포스텍과 포항테크노파크가 개발한 영일만 친구는 기존 막걸리에 청정 동해안의 우뭇가사리를 섞어 식이섬유를 강화했다. 포항시는 지역의 두 개 양조장을 제조 공장으로 선정, 예산을 지원했고 지금까지도 전폭적으로 홍보 지원을 하고 있다.

끊이지 않는 논란

그러나 출시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영일만 친구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생산된 양조장에 따라 맛도 다르고 우뭇가사리 함유량도 다르다는 것이다.

영일만 친구 개발에 참여한 C씨는 "막걸리는 유통과정에서도 발효되는 발효식품인데다 양조장에 따라 맛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막걸리는 제조자의 공법에 따라 차이 나기 때문에 맛을 표준화할 수 없다"면서 "영일만 친구는 두 개 공장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맛이 다른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문제는 우뭇가사리. 일반인들이 실제로 막걸리에 우뭇가사리가 얼마만큼 첨가됐는지 정확히 알 수 없어 아예 첨가하지 않았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뭇가사리는 상온에서 굳기 마련인데 영일만 친구에서는 침전물이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는 게 근거다.
게다가 두 양조장에서 생산되는 영일만 친구에 표기된 우뭇가사리 분말 함유량이 달라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포항시, 논란 해결해야


지난달 30일 본지는 '위덕대학교 막걸리 기술연구소'에 영일만 친구에 대한 분석 실험을 의뢰했다. 표기된 양만큼의 우뭇가사리가 실제 사용됐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영일만 친구의 우뭇가사리 함유량은 포항탁주합동제조장 0.2%, 동해양조장은 0.25g으로 단위와 양이 다르게 표기돼 있다. 판매되고 있는 750㎖를 똑같은 g으로 환산하면 포항탁주합동제조장은 1병에 1.5g, 동해양조장은 6분의 1수준인 0.25g의 우뭇가사리가 함유됐다.
실험은 우뭇가사리 함유량이 더 많은 포항탁주합동제조장 제품을 기준으로 했다.


증류수 100㎖에 한천 0.2g(750㎖일 경우는 1.5g)을 넣어 100℃까지 끓인 다음 막걸리의 냉장보관온도와 같은 4℃로 냉각시켰다. 그러자 우뭇가사리는 눈으로 확인될 정도로 엉켜 있었다.

연구소 측은 우뭇가사리 분말이 잘못 표기됐거나 실제로 표기된 양만큼의 분말이 첨가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위덕대 막걸리기술연구소 한갑조 소장은 "실험 결과에서 확인됐듯 제품에 표기된 양의 우뭇가사리분말이 실제로 첨가됐다면 응고돼 막걸리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침천물이 나올 수밖에 없다. (우뭇가사리)실제 사용량이 적거나 표기가 잘못됐거나 둘 중 하나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실험에 사용된 한천은 99%의 고급제품이다. 한천이 어떤 종류냐에 따라 결과는 다를 수 있어 단정 지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논란이 계속되자 포항시가 신뢰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해 이 문제를 명확하게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이재형 사무국장은 "영일만 친구는 포항시가 특정업체에 예산까지 지원하면서 브랜드화한 만큼 신뢰성 차원에서라도 제조과정을 공개하고 공식적인 방법을 통해 항간에 떠도는 논란을 해명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와관련 업체 관계자는 "영일만 친구 제조과정에서 규정된 양 만큼의 우뭇가사리를 첨가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우뭇가사리에서 발생하는 엉기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 것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영일만 친구에 표기된 우뭇가사리 분말 함유량은 완제품인 750㎖에 대한 함유량은 아니며 막걸리를 한 번 만드는 데 사용되는 원재료인 쌀(450kg)에 섞는 비율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막걸리는 쌀을 찌는 작업을 거쳐 도수를 낮추기 위해 물을 섞고 이 과정에서 용량이 4~5배 정도 늘어나기 때문에 실제 판매되는 막걸리 1병의 첨가물(우뭇가사리) 양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첨부파일
영일만친구.jpg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경북매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첨부파일 영일만친구.jpg
#포항 #막걸리 #영일만 친구 #위덕대학교 #우뭇가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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