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 캠페인 2011년 11월 10일, 일본산 방사능 고등어 검출 이후, 광화문에서 거리 캠페인에 나서고 있는 녹색당원들.
녹색당
"2014년 지방선거, 양보다는 후보의 질로 승부"- 결국 2014년 지방선거는 녹색당의 생사를 가르는 중요한 선거다. 준비도 남다를 것 같은데?"얼마 전에 당 차원에서 1박2일 프로그램으로 '풀뿌리정치 워크숍'을 진행했다.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참석해 우리도 놀랐다. 거기에서 '지역에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지역 활동이 단시간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선거 때문에 지역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활동을 진행하는 과정에 선거가 있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해보자고 의견을 모았다. 10년, 20년을 내다보는 긴 호흡을 가질 계획이다.
- 후보는 많이 준비할 수 있나?"아직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다른 정당처럼 거의 모든 곳에 후보를 내는 '규모의 선거'는 지양하고 싶다. 무조건 후보를 많이 내보내 인지도를 높이기보다는 지역에서 신뢰받는 사람, 녹색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할 사람을 잘 골라 녹색당의 후보로 내세워야 하다. 녹색의 가치를 위해서라면 지역 풀뿌리 세력과도 연대할 수 있고 녹색당 이름이나 우리 후보만을 고집할 필요도 없다. 가치와 뜻이 맞는다면 네트워크 형식으로 선거에 참여할 수도 있다."
- 그래도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오랜 지역운동과 환경운동의 경험이 있더라도 아직까지 녹색당이 표방하는 가치들, 녹색당에 함께 하는 이들은 마이너다. 한국 정치는 제도적인 장벽에서나 문화적 감성에서 마이너에게 절대 관대하지 않다. 이 한계, 넘어설 수 있겠나? "매우 어려운 질문이다. 그런 점에서 최소한 지지받은 만큼 정치적 영향력을 얻는 제도, 즉 전면적인 비례대표제 도입이 절실하다. 그래야 새로운 정치가 가능하고 새로운 세력에게 기회를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난 총선에서 10.3%를 득표한 통합진보당은 30석 이상의 의석을 배정받는 것이 당연한데 실제로는 13석에 그쳤다. 소수정당 배려는 둘째 치고, 얻은 지지만큼이라도 의석수가 배분되어야 한다. 지금 조건에서 우리 같은 소수정당은 매우 어려운 조건에서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다."
- 그런 측면 때문에 매번 선거 때가 되면 후보단일화나 합당이 논의되곤 한다. 녹색당도 선거연대에 나설 계획인가?"우리는 녹색의 가치, 탈핵, 농업정책을 포기하면서까지 (선거)연대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그런 가치가 공유된다면 다양한 방식의 연대가 가능하다. 지역 녹색당은 각 지역의 실정에 맞게 대응하는 것을 인정한다. 만일 녹색당이 다양한 지역운동과 연대해 출마할 필요가 있다면, 앞서 얘기했지만, 녹색당이라는 이름을 굳이 고집할 필요가 없다."
- 결국 녹색 가치를 수용하지 않으면 연대는 없다는 의미인가?"'합치고 보자'식 연대는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 같다. 이번 대선이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 것 아닌가? 집권논리로서의 연대가 아니라 가치를 중심으로 한 연대가 필요하다. 녹색의 가치에 맞지 않는 후보와 무원칙한 단일화는 하지 않겠다. 핵을 지지하고 반농업 정책을 펼치는 정치세력과 어떻게 연대할 수 있겠나? 그렇게 해서 의원 한 명 확보한다고 해서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겠는가? 그 순간 녹색당은 이미 무덤 속으로 들어간 것이나 마찬가지다."
- 간혹 학계나 언론에서 나오는 진보판 정계개편 시나리오에는 항상 녹색당이 거론되면서 통합 이야기까지 나온다. 기존의 진보정당도 녹색의 가치를 결합시키는 흐름이 대세다. 다른 정당과 통합할 가능성도 있나? "이런 저런 인터뷰에서 녹색당 이야기가 간혹 나오는 것 같은데.우리의 의도와는 다르지만 그 자체에 대해서 뭐라 할 말은 없다. 사회주의적 흐름과 생태·환경, 아나키즘 등의 다양한 조합은 누구나 상상해볼 수 있는 문제다. 그러나 공개적인 지면을 통해 이야기를 할 때는 우리에게 전화라도 한 통이라도 해보고 이야기 했으면 좋겠다. 내부 상황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진행되는 논의들이 많다.
녹색당 당원 대부분은 생애 처음으로 당에 가입한 분들이다. 이 분들은 우리의 가치를 기반으로 당을 잘 만드는 데에만 관심이 있지, 다른 정당과 통합이나 개편을 통해 정치적 이익을 계산하는 정치공학은 잘 모르고 관심도 없다. 갈 길이 멀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내부 힘을 기르는 것이 당면과제다."
"녹색당, 바닥 정치부터 시작한다"

▲ 녹색당 당원들이 지난 2012년 3월 27일 오전 여의도 새누리당사앞에서 최근 심각한 고장사고를 일으키고 있는 고리1호기 원전 수명연장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새누리당 비례후보 1번 민병주 후보 규탄 및 고리1호기 폐쇄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이가 김현 녹색당 사무처장.
권우성
- 이제 마지막 질문을 던져야 할 것 같다. 대선 이후 기성 정치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이 늘어나고 있다. 아직은 원내에 진출하지 못한 녹색당도 그런 시각으로 기성정당을 보고 있을지 모르겠다. 기성정치를 냉소하고 있는 이들에게 녹색당이 희망을 줄 수 있는가?
"문재인 후보나 안철수 후보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결국 미래는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에게 달려 있는 문제다. 박근혜가 당선됐다고 해서 미래가 이미 정해져 있다고 한다면 얼마나 큰 비극인가? 10년 후, 20년 후에 우리 사회가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할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에게 미래에 대한 전망이 있다면 그것을 실현해 가는 과정에서 고쳐야 할 것, 변화해야할 것, 박근혜 시대에도 해야 할 것이 잘 보일 것이다.
특히 이번 대선 결과는 바닥 정치의 중요성을 여실하게 보여줬다. 녹색당은 긴 호흡으로 바닥에서부터 정치를 일구는 당이다. 이 과정이 매우 험난하고 언론에서도 별 관심을 가져주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절박함을 느끼는 사람들과 함께 진짜 대안적인 가치를 보여주면 많은 분들이 우리로 인해 희망을 가질 것이라 믿는다."
한국 정치는 소수정당, 특히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는 정당에게 매우 가혹하다. 제도적 불리함만이 아니다. 유권자들도 기성정치, 기성정당을 욕하면서도 막상 선거 때가 되면 기성정당만을 선택지에 포함시킨다. 그렇지만 유권자들의 마음속에는 막연한 '새로움에 대한 열망'이 항상 존재했다. 지난 대선에서 이 잠재된 열망이 안철수 현상으로 나타났다는 분석도 종종 등장한다.
그런 점에서 대선 이후의 정치지형은 녹색당에게는 가능성의 공간이다. 대선 패배 이후 민주당은 우클릭의 징후가 보이고 있고 진보정당은 지난해 통합진보당 사태로 대중적 신뢰에 큰 타격을 입었다. 새로운 정치, 새로운 주체에 대한 열망은 더 강해졌지만 이를 투영할 대상은 공백상태다.
녹색당이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갈 수 있을까? 아마도 3월 중순으로 예정된 첫 당원대의원대회는 그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기성 정치를 변화시키겠다는 약속에 앞서 자기 자신을 먼저 변화시키려는 녹색당. 만일 그 실험이 성공한다면 올해는 녹색의 돌풍을 기대해 봐도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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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당선으로 모든 게 끝? 그게 더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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