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퇴진" 분신한 이남종, 문학상으로 되살아났다

이남종 문학상, 선안나 작가 제안과 횃불시민연대 동의로 태동

등록 2014.02.19 13:54수정 2014.02.19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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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제 1회 이남종 문학상  제 1회 이남종 문학상은 2월 15일 시상식이 이뤄졌다.

제 1회 이남종 문학상 제 1회 이남종 문학상은 2월 15일 시상식이 이뤄졌다. ⓒ 이명옥


고 이남종씨는 누구?
이남종씨는 1990년대 말 조선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학사장교로 임관해 대위로 전역했다. 이후 편의점 매니저를 하면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 2013년 12월 31일 '박근혜 사퇴' '특검 실시'를 외치며 분신 항거 2014년 1월 1일 유명을 달리했다. 고인은 학창시절 시를 좋아해 문학 동아리 활동을 했으며 그가 쓴 시가 집에 한 박스 정도 있다.
"여러분 / 보이지 않으나 체감하는 공포와 결핍을 가져가도록 허락해주십시오 / 두려움은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 일어나십시오."(이남종 열사 유고 중)

지난 1월 1일 불의에 저항하며 산화한 이남종씨는 문학 동아리에서 활동을 한 무명시인이다. 고 이남종 씨가 못 다 이룬 시인의 꿈과, 열사의 저항 정신을 기리기 위해 '이남종 저항문학상'이 제정된다.


이남종 문학상은 '2013년 12월 31일 어둠에 길들여지는 민중을 깨우기 위해 시인 이남종의 삶을 민주화의 제단에 올린 시민 이남종의 정신을 기리고, 속한 단체도 모임도 없이 순수하게 던져진 주검에서 지지 않을 꽃 한 송이를 다시 피우기 위해' 제정됐다.

a 공모작품이 의자에 전시되었다. 공모된 작품은 49제 추모제가 열린 서울역에 전시되었다.

공모작품이 의자에 전시되었다. 공모된 작품은 49제 추모제가 열린 서울역에 전시되었다. ⓒ 이명옥


'이남종 문학상' 제정은 선안나 작가의 제안으로 태동했다. 선안나 작가는 매주 한 편의 시를 이남종 열사를 위한 '글밥'으로 지어 올렸다. 이어 이남종씨 추모카페에도 많은 시민들이 추모글을 올렸다. 선안나 작가는 더 많은 이들이 이남종씨를 기억할 수 있게끔 '이남종 문학상' 사행시 대회를 제안했다.

사행시의  시제는 '박댓통령'과 '부정선거'였고 밴드블랙스완 카페(http://cafe.daum.net/bandblackswan)와 트위터·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모했다. 문학상에는 총 76편이 공모됐으며 심사위원 선안나 작가와 김태동 교수는 예선 통과 15편 중에서 자유상 1명, 민주상 2명, 정의상 3명, 평등상 5명 등 총 11명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시상식은 지난 15일 이남종씨 49제 추모문화제 때 진행됐다.

a 선안나 작가가 싱사평을 하고 있다. 이남종 문학상 사행시 짓기 심사위원인 선안나 작가와 김태동 교수가 심사평과 시상식을 했다.

선안나 작가가 싱사평을 하고 있다. 이남종 문학상 사행시 짓기 심사위원인 선안나 작가와 김태동 교수가 심사평과 시상식을 했다. ⓒ 이명옥


심사를 맡은 선안나 작가는 "제1회 이남종 문학상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4행시 짓기를 통해 이남종 열사의 이름과 뜻을 계속 환기시키고 알리는데 첫 번째 목적이 있는, 참가에 뜻이 있는 상"이라고 설명했다.

선 작가가 밝힌 심사기준은 첫째 열사의 뜻과 정신을 잘 담았나, 둘째 문학상인 만큼 문학성이 잘 살아 있는가, 셋째 사회의식이 높은 시민들 뿐 아니라 다양한 성향의 시민들도 두루 감상할 만한 보편성이 있는가 였다. 그는 "여론을 확산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무난하고 품위 있는 글을 우선적으로 선정했고, 마지막으로 더 열렬히 여러 작품을 창작한 이에게 약간의 가산점을 더했다"며 "2회부터는 진정한 저항을 상징하는 열사 문학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a 이남종 문학상 자유상 이남종 문학상 사행시 짓기 자유상에는 문정현 신부의 서각 '사람아 희망이 되어라'가 상품으로 수여되었다.

이남종 문학상 자유상 이남종 문학상 사행시 짓기 자유상에는 문정현 신부의 서각 '사람아 희망이 되어라'가 상품으로 수여되었다. ⓒ 이명옥


이날 시상식 때는 횃불연대 이름의 상장과 문정현 신부의 서각 '사람아 희망이 되어라' 한 점, 송경동시인의 친필 사인이 들어간 신동엽 시인상 수상 시집과 민중비나리, 임재천 사진작가의 사진집, 소설가  강기희의 소설, 화장품 등이 부상으로 수여됐다.

제 2회 이남종 문학상
2015년 2월 15일에 발표될 '제2회 이남종 문학상'은 시, 소설 시나리오 3개 분야며, 2014년 12월 31일까지 밴드블랙스완 카페 등에 응모하면 된다. 시나리오 대상엔 10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되고 영화로 제작될 경우에는 추가로 1000만 원이 더 지급될 예정이다. 기성과 신인 작과 모두 응모가 가능하다.

제1회 이남종 문학상 사행시 수상작


<이남종 자유상 - 이명옥>

박댓통령 부정선거 이야기좀 들어보소
댓글공작 관권개입 댓글통령 탄생하니
통치자의 기본양식 땅바닥에 떨어지고
영도자가 국민들의 손가락질 받는구나

부정선거 증거들이 여기저기 나오는데
정치인도 댓통령도 우린몰라 고개젓네
선거전에 개표조작 부정선거 아니던가
거론말라 입막음에 침묵하는 국민들아

전태일의 분신항거 이남종의 항거앞에
부끄럽지 아니하냐 깨어나라 민주시민
촛불들고 횃불들고 열사의뜻 이어받아
총체적인 부정선거 댓글통령 바꿔내고
민주사회 회복하여 안녕사회 만드세나

<이남종 민주상-이의환>

부전여전 유신빙의 오만불손 개판정권
정치개판 민주실종 양극화만 확대된다
선거부정 공약실종 온국민을 왕따시킨
거짓정권 몰아내고 참정권을 완성하자

<이남종 민주상-김진우>

부정한 방법을 동원하여 당선됐으니 당장 퇴진하라
정의는 불의에 맞서 활어처럼 팔딱팔딱 살아있느니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 그 꽃을 함부로 짓밟지 마라
거짓 권모술수로 피는 꽃은 이 땅 어디에도 없느니.
#이남종 저항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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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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