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 추모식에 대한 단상

구미 행복지키미 자원봉사단에서 주최한 현충일 추모식이 아쉽게 끝난 사연

등록 2014.06.07 15:10수정 2014.06.0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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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현충일 추모식 후 기념 사진 촬영 김차경 시낭송소리종합예술가의 초혼 추모시 시퍼포먼스를 통해 순국선열들의 넋을 기리는 현장이 더욱 숙연했다. 가운데 이명순 대표.

현충일 추모식 후 기념 사진 촬영 김차경 시낭송소리종합예술가의 초혼 추모시 시퍼포먼스를 통해 순국선열들의 넋을 기리는 현장이 더욱 숙연했다. 가운데 이명순 대표. ⓒ 김도형

▲ 현충일 추모식 후 기념 사진 촬영 김차경 시낭송소리종합예술가의 초혼 추모시 시퍼포먼스를 통해 순국선열들의 넋을 기리는 현장이 더욱 숙연했다. 가운데 이명순 대표. ⓒ 김도형

6월 6일 현충일 정오 구미시 금오산도립공원 내에 위치한 박희광 애국지사 동상 앞에서는 '제59주년 현충일 추모식'이 열렸다.

 

이날 추모식을 위해 오전 10시부터 사단법인 행복지키미 자원봉사단에서 나와 분향소를 설치했고, 주변에는 한국전쟁 사진전을 비롯해 구미 출신 독립운동 투사들의 일대기가 담긴 패널을 전시해 놓았다.

 

정오에 거행될 추모식을 위해 분주히 준비를 하고 있는 행복지키미 자원봉사단 이명순 대표는 분향소 옆에 헌화를 용도로 하는 무궁화를 가지런히 배열해 놓고 있었다. 이 대표는 생화처럼 보이는 무궁화를 일일이 손으로 정성껏 모두 만든 것이라며 설명했다.

 

분향소를 설치한 시점부터 금오산을 찾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분향소에 들러 방명록에 순국선열들을 기리는 글을 쓴 뒤 분향을 했다. 부모와 함께 금오산을 찾은 한 초등학생은 분향소 옆에 전시된 한국전쟁 당시 사진과 독립투사들에 관한 전시물들을 보며 신기해 했고, 부모에게 이러 일들이 정말 있어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이외에도 시민들은 지나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하나둘씩 분향소 옆에 다가와 한국전쟁사진전과 독립투사들에 관한 전시물들을 찬찬히 살펴보며 현충일을 되새겨 보는 의미있는 시간들을 가졌다.

 

a 분향소를 찾는 시민과 관광객들 민간단체에서 만든 분향소였지만 시민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분향소를 찾는 시민과 관광객들 민간단체에서 만든 분향소였지만 시민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 김도형

▲ 분향소를 찾는 시민과 관광객들 민간단체에서 만든 분향소였지만 시민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 김도형

이명순 대표는 구미역 광장에서 현충일 추모식을 하려 했으나 세월호 참사로 인해 구미역 광장은 노란색으로 물들여져 있는 관계로 그 의미를 퇴색 시킬까 싶어 금오산도립공원의 박희광 애국지사 동상을 추모식 장소로 결정했다고 한다.

 

추모식에서는 순국선열을 기리는 의식과 함께 헌화와 분향, 그리고 추념사가 이어졌다. 김차경 시낭송소리종합예술가의 '초혼'이라는 추모시 시퍼포먼스를 통해 순국선열들의 영령을 애도하는 애틋한 느낌과 마음을 추모객들의 가슴속에 깊이 새겨 주었다. 이날 박희광 애국지사의 둘째 아들이며 박희광 선생 기념사업회 사무처장인 박정용씨도 참석해 고인의 넋을 기렸다.

 

한편 금오산 도립공원 측은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인 관계로 오후 1시까지만 추모식 장소를 허가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민간단체에서 하는 추모식은 그 정당성을 인정 받지 못하는양 제약이 있는 듯했다.

 

이에 이명순 대표는 "국민들이 공휴일로 쉬게 된 현충일이 누구때문에 만들어졌는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라며 "우리는 하루 종일 추모 분향소를 열고 싶지만, 도립공원 측에서는 민원이 들어 올까 싶어 시간을 그다지 많이 허락해 주지 않았습니다"라고 아쉬움을 말했다.

 

기자가 현장에서 본 추모분향소와 전시물들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다니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인도의 안쪽에 설치를 해놓았다. 이 자리는 행복지키미 봉사단과 같이 민간단체에서 주관한 현충일 추모행사였으며, 시민들 누구라도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민간단체가 주도한 행사에 대해 일부에서는 그 단체 이름을 알리기 위한 행사라는 지적도 있다.

 

한편, 같은 시각 구미시 선산 비봉산에 위치한 충혼탑에서는 구미시에서 주관하는 공식적인 현충일 추모행사가 있었다. 이 행사는 관계자들만이 참석한 공식행사였다. 이런 모습을 비교해봤을 때, 검은 정장을 차려입고 퇴역군인단체들의 의장을 받으며 예를 갖쳐야만 제대로 된 추모식이라는 편견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변을 둘러보면 현충일임에도 태극기 조기를 게양한 집들을 찾아 보기가 힘든 현실이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세월이 흐를수록 순국선열을 기리는 국민의 국가정신에 대해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현충일은 일부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공식적인 추모식장을 찾도록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간단체에서 주도하는 현충일 추모식은 더욱 큰 의미를 안겨준다고 할 수 있겠다.

 

a 행복지키미 봉사단 사람들 단체 기념 촬영 지방자치단체에서는시민들이 순국선열들을 기리기 위한 추모 분향소 설치에 인색하다. 그런 이유로 민간단체에서는 추모 분향소를 설치함으로서 단체의 이름을 알리기도 한다.

행복지키미 봉사단 사람들 단체 기념 촬영 지방자치단체에서는시민들이 순국선열들을 기리기 위한 추모 분향소 설치에 인색하다. 그런 이유로 민간단체에서는 추모 분향소를 설치함으로서 단체의 이름을 알리기도 한다. ⓒ 김도형

▲ 행복지키미 봉사단 사람들 단체 기념 촬영 지방자치단체에서는시민들이 순국선열들을 기리기 위한 추모 분향소 설치에 인색하다. 그런 이유로 민간단체에서는 추모 분향소를 설치함으로서 단체의 이름을 알리기도 한다. ⓒ 김도형

도립공원 측이 추모식 행사 지원을 해주지는 못할망정, 순국선열을 기리는 고귀한 추모식 현장을 단지 관광객들의 눈치를 봐야 된다는 이유로 제대로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면 잘못된 일이며, 순국선열을 기리는 선량한 시민들의 의지를 꺾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민간단체가 자신들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치르는 행사였다손 치더라도 추모식은 숭고하다. 오늘날의 우리 대한민국을 있게 한 거룩한 순국선열들을 기리는데 있어 주최가 누구인지는 넓게 생각해야 할 일이 아닐까. 그 어떤 누가 추모식을 추진하더라도 국가와 공공기관들은 적극적으로 도움을 줘야만 하지 않을까.

 

수많은 국민이 찾는 도립공원은 단순한 놀이 공간이 아니다. 도립공원을 찾는 국민들이 힐링을 하면서도 현충일을 기리는 마음을 더욱 되새길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다.

 

a 관광객들은 도립공원에 힐링을 위해 찾았지만 순국선열에 대한 뜻을 기리기도 했다. 현충일에는 도립공원에 하루종일 분향소를 설치해 두어도 이상할 것 하나 없다.

관광객들은 도립공원에 힐링을 위해 찾았지만 순국선열에 대한 뜻을 기리기도 했다. 현충일에는 도립공원에 하루종일 분향소를 설치해 두어도 이상할 것 하나 없다. ⓒ 김도형

▲ 관광객들은 도립공원에 힐링을 위해 찾았지만 순국선열에 대한 뜻을 기리기도 했다. 현충일에는 도립공원에 하루종일 분향소를 설치해 두어도 이상할 것 하나 없다. ⓒ 김도형

그런 이유에서 도립공원을 찾는 국민들에게 특히 현충일인 공휴일에, 도립공원 측은 순국선열을 기리는 데 국민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신경이나 썼는지 묻고 싶다.

 

국가에서 해주지 못하는 민족의 정기를 되살리는 일에 대해, 합리적이고 타당한 범위 내에서 민간단체가 치르는 작은 규모의 추모식일지라도 앞으로는 공공기관에서 좀 더 관심을 가지고 훼방이나 놓지 않기를 바래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유통신문(http://한국유통신문.com)과 한국유통신문 카페(http://cafe.naver.com/circulatenews), 블로그(http://blog.naver.com/flower_im)에도 올려집니다.

2014.06.07 15:10ⓒ 2014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한국유통신문(http://한국유통신문.com)과 한국유통신문 카페(http://cafe.naver.com/circulatenews), 블로그(http://blog.naver.com/flower_im)에도 올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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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빨간이의 땅 경북 구미에 살고 있습니다. 주변의 사람들이 체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우리네 일상을 기사화 시켜 도움을 주는 것을 보람으로 삼고 있으며, 그로 인해 고맙다는 말을 들으면 더욱 힘이 쏫는 72년 쥐띠인 결혼한 남자입니다. 토끼같은 아내와 통통튀는 귀여운 아들과 딸로 부터 늘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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