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패배자들그들도 그 시절에는 패배자였던 것.
을유문화사
재미있는 패배자의 이야기
승리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이미 질리도록 들어온 터라 재미가 없다. 또 매번 '뻔하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그에 반해 실패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훨씬 생동감이 있다. 더 재미있고, 교훈적이며, 다양한 변수도 있다. 내 경험상 여행지에서 듣는 낯선 사람들의 실패담은 어지간한 철학서보다 설득력이 있다. 어떤 이에게는 그 실패담이 의미 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얼마나 외로운 사람들인가? 지갑의 두께만큼이나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인간관계의 층도 얇아져 간다. 이 재미없고 차가운 시대를 살아가는 힘은 함께 어루만져주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에 있지 않을까.
이러한 이유로 나는 내 게스트하우스를 찾는 패배자들에게 숙박비를 받지 않을 생각이다. 어쩌면 이것은 국가 차원에서 행해져야 할 일종의 사회적 부조일지 모른다.
게스트하우스를 찾아온 패바자가 불쌍하다고 연민할 생각은 없다. 무조건적으로 한 편이 되어줄 생각도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같이 들어주고 고민해주는 것뿐이다. 그 사람에게 세상에는 아직 당신의 얘기를 듣기 위해 기다리는 나 같은 사람이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아직 이 사회에 희망이 있다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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