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사람들이 틀리기 쉬운 한국말 표현은?

제4회 한국문화학회 학술발표회

등록 2014.09.28 13:07수정 2014.09.28 13:07
0
원고료로 응원
       제4회 한국문화학회 학술발표회에서 경희대학교 한국어학과 박동호 교수님께서 초청강연을 하고 있습니다.
제4회 한국문화학회 학술발표회에서 경희대학교 한국어학과 박동호 교수님께서 초청강연을 하고 있습니다. 박현국

27일, 오후 고베에 있는 고난대학 5호관에서 한국문화학회(회장,  김태호 교수) 4차 학술발표가 열렸습니다. 학술발표에서는 경희대학 박동호 교수 초청강연(통역, 고난대학 김태호 교수)과 야하기 도모히로, 최은경, 조지영 회원들의 학술발표와 주거문화와 관련된 토론회가 있었습니다.

한국문화학회에서는 해마다 네 번 학술대회를 열어서 초청강연, 회원들의 학술발표와 한국문화에 대한 토론회를 엽니다. 이번 행사를 통해서도 회원들은 한국어 표현이나 한국의 주거문화에 대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먼저 박동호 교수님은 그간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겪은 문제를 중심으로 말씀하셨습니다. 한국어와 일본어는 서로 비슷하지만, 완전히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한 문제를 중심으로 몇 가지를 들어서 설명하셨습니다. 한국어 주격조사 '이/가'와 이것을 대신하여 사용하는 특수조사 '은/는'은 일본어 '가(が/は)'와 비슷합니다.

"옛날에 한 임금님이 살았어요. 그런데 그 임금님은 욕심이 많았어요."

이 문장에서 앞에 나오는 '임금님이'는 처음 도입부로서 새로운 정보로 주의를 환기시킵니다. 그리고 뒤에 나오는 '임금님은' 부차적인 정보입니다. 이것은 문장의 문법적인 설명이기 보다는 담화 차원의 표현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운동은 야구이다."

이 문장에서 '내가'는 관형사절의 주어 자리에는 '이/가'를 써야한다는 규칙에 따른 것입니다. 일본 문법에서 관형사라는 말은 없습니다. 다만 명사 앞에 오는 말은 연체형이고 대부분 원형이 자리 잡습니다.


철수 씨가 하세요. 우리가 합시다. 명령문이나 청유형에서는 '가' 를 씁니다.

제가 가겠습니다. 제가 갈까요? '-겠-, (으)ㄹ까요' 문형에서는 '가' 를 씁니다.


무엇이 좋아요? 언제가 좋아요? 무엇, 언제 등의 의문사는 '이/ 가'와 같이 씁니다.

나는 날마다 학교에 갑니다. 우리는 운동을 좋아합니다. 일인칭에 대해서 말할 때는 '는'을 씁니다.

민수는 야구를 좋아하고, 철수는 축구를 좋아합니다. 둘 이상 대조하여 말할 때는 '는'을 씁니다.

배가 고파서 죽겠어요. 배가 고파서 밥을 먹자(×). '아서/어서'와 '-니까' 표현은 일본말에서 '노데(ので, のに)' 로 사용합니다. 일본사람들이 어려워하는 표현입니다. '아서/어서' 뒤에는 명령형이나 청유형이 올 수 없습니다.

철수는 영희가 성공하기를 바란다. '성공하기'는 '성공하다'의 명사형입니다. 동사 '바라다'는 '-기'로 유도되는 명사절에 이어집니다.

철수는 자신이 잘못했음을 깨달았다. 동사 '깨닫다'는 '-(으)ㅁ'으로 유도되는 명사절에 이어집니다. '-기/-(으)ㅁ' 모두 명사형이지만 뒤에 오는 동사에 따라서 쓰임이 달라집니다.

바람이 불더니 날씨까지 추워졌다.(원인-결과)
영희는 전에는 날씬하더니 요즘은 살이 많이 쪘다.(대조)
바람이 불더니 비까지 오는구나.(덧붙임)
딸아이가 집에 오더니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배경)
이렇게 '더니'는 원인-결과, 대조, 덧붙임, 배경 등 네 가지 경우에 사용됩니다.

그러나 '더니'에 과거형어미 '었'이 덧붙여지면 원인-결과와 배경 두 가지 경우에만 사용됩니다.
운동을 했더니 온몸이 쑤신다.(원인-결과)
눈을 비비며 나왔더니 어머님이 식사를 준비하고 계셨다.(배경)   

나는 철수가 천재라고 본다.(인식동사), 나는 철수를 본다.(지각동사)
'보다'는 말은 일본말 '미루(みる)'와 비슷하게 지각하거나 인식하는 경우 두 가지 모두 사용됩니다.

학자에 따라서 의견이 다르기도 하지만, 한국말과 일본말은 알타이어로서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아마도 공통 조어에서 시작되어 서로 갈라져 바뀌어왔는지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비교해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오늘 발표에서 박동호 교수님은 그간 일본인 학생들에게 가르치면서 경험한 내용을 보다 쉽고 간결하게 말씀하셨습니다. 한국어에 관심이 있는 일본 사람이나 한국어 선생님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어서 천리대학 노재원 교수님, 고난대학 정정미 선생님, 오사카 부립대학 우에다(上田 博之) 선생님, 와카야마대학 무라다(村田 順子) 선생님들이 나오셔서 한국과 일본의 주거 환경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 발표 및 토론이 있었습니다.

회원 개인 발표는 한국에 있는 외국 노동자들에 대한 지원현황(矢作 智弘), 코드 스위치와 한국어 교육(최은경), 한국과 일본의 설화(조지영) 등이 있었습니다.

이번 학술발표에서는 한국어나 한국 문화에 관심이 있는 많은 회원들이 참가하여 발표를 듣고 질문을 하고 토론을 하였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를 통해서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해서 더욱 깊이 공부하기로 하고 헤어졌습니다.

       제4회 한국문화학회 학술발표 모임을 마치고 회원들이 참가하여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제4회 한국문화학회 학술발표 모임을 마치고 회원들이 참가하여 간담회를 열었습니다.박현국

참고 누리집> 한국문화학회, http://koreanculture2011.web.fc2.com/, 2014.9.27.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한국문화학회 #박동호 교수 #한국말 #회장 김태호 교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3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연극인 유인촌 장관님,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연극인 유인촌 장관님,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2. 2 울먹인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 "아들 죽음 헛되지 않았구나" 울먹인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 "아들 죽음 헛되지 않았구나"
  3. 3 한강 '채식주의자' 폐기 권고...경기교육청 논란되자 "학교가 판단" 한강 '채식주의자'  폐기 권고...경기교육청 논란되자 "학교가 판단"
  4. 4 "손님 이렇게 없을 줄은 몰랐다"는 사장, 그럼에도 17년차 "손님 이렇게 없을 줄은 몰랐다"는 사장, 그럼에도 17년차
  5. 5 블랙리스트에 사상검증까지... 작가 한강에 가해진 정치적 탄압 블랙리스트에 사상검증까지... 작가 한강에 가해진 정치적 탄압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