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페이와 위챗페이 QR코드를 걸어 두고 길거리에 군것질 거리를 파는 모습
바이두
앞서 '위챗머니'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중국에는 '위챗머니'라는 개념의 용어가 없다.
한국 사람은 '카카오톡'에 있는 '카카오페이'로 결제할 때 '카카오머니'가 필요하다고 이해하기 때문에, 중국에 없는 '위챗머니'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왜 중국엔 '위챗머니'라는 단어가 필요 없는지 그 이유를 알아보자.
중국 초등학생이 길에서 군고구마를 사려면, 자신의 스마트폰 돈지갑(위챗페이) 금융 계정에 위챗머니가 있어야 한다. 은행 통장이 없는 초등학생은 부모에게서 용돈을 현금이 아니라, 위챗머니로 받았을 것이다.
그러면 부모는 위챗머니를 어떻게 마련해서 초등학생에게 용돈으로 줬을까. 한국 카카오페이에서 카카오머니를 사용하자면, 미리 카카오페이에 등록된 은행 계정을 이용해 송금하고 카카오머니를 충전해야 한다. 중국 위챗페이에도 한국 카카오머니와 비슷한 개념의 잔돈지갑(零钱)이라는 메뉴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중국사람은 잔돈지갑(零钱)에 잔액이 없어도 물건값을 결제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은행 통장을 위챗페이에 연결하는 것을 귀속(绑定)이라고 한다. 자신의 위챗페이에 자신의 통장을 연결(귀속)하는 일은 간단하다. 자신의 통장번호와 통장 비밀번호만 있으면 중국에 있는 전국 규모 은행의 어떤 통장도 연결(귀속)할 수 있다.
위챗페이에 자신의 은행 통장을 연결(귀속)하기만 하면, 위챗페이 잔돈지갑(한국 카카오머니)에 잔액이 없어도, 은행 통장 잔액을 사용해 막 바로 상품 대금 지급, 송금(위챗페이 계정간)이 가능하다. 이렇게 해도 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사용자는 상대방에게 송금하는 경우에도 송금 수수료가 발생하는 은행 계정보다는 수수료가 없는 위챗페이를 이용하는 게 이익이다.
잔돈지갑(零钱)에 잔액이 많아, 자신의 은행 통장으로 송금하려고 할 때는 인출(提现)이라는 기능을 이용해 자금 이체가 가능하다. 이 경우에는 중국 돈 2만 위안(한국 돈 350만 원)까지는 수수료가 없으나 2만 위안 이상일 때는 0.1%의 수수료가 발생한다(2017년 알리페이 기준).
하지만 자신의 은행 통장으로 송금하지 않고, 위챗페이와 알리페이가 운영하는 정기예금이나 펀드에 가입해 자금을 운용하는 방법도 있다.
상품 구입자(소비자) 입장에서 중국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 일상화된 이유를 알아봤다. 다음으로 판매자(사업자) 입장에서 위챗페이와 알리페이를 사용하는 이유를 살펴보자.
'가맹점 수수료'가 없다상품 판매자(사업자) 입장에서는 상품 판매 대금 수납 수단이 편리한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해당 수납 수단을 사용하는 것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해야 한다. 마치 한국에서 사업자가 카드 결제보다는 현금 결제를 선호하는 것과 같다.
중국 사업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모바일 결제 수단은 알리페이다. 2017년 모바일 결제 사용 어플 비율은 알리페이가 55%이고 위챗페이가 37%이다. 알리페이는 중국에서 즈푸바오(支付宝)라고 한다.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 티몰, 알리바바에서 상품을 사고 대금을 결제할 때 사용하는 프로그램이다. 한국 언론에도 자주 소개되는 마윈이라는 사람이 만든 결제 시스템이다.
중국에서 상품이나 용역을 판매하는 사업자는 알리페이나 위챗페이 어플을 이용해 판매 대금을 수납하면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래서 신용카드 가맹점에 가입(POS 시스템 설치)한 사업자도 수수료가 없는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로 수납하길 선호한다. 그래서 일반 사업자(길거리 고구마 장사에서부터 일반 사업자까지)는 대부분 위와 같은 방법으로 판매 대금을 수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