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지난 3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2기 혁신위원회 혁신안 발표에 참석해 인사말 하고 있다.
남소연
그리고 두려움의 실체를 알면 그 사람이 진짜 원하는 욕망을 가늠해볼 수 있다. 자신의 욕망에 장애가 되지 않는 것에 굳이 알레르기를 일으켜가며 고통을 감내할 필요는 없으니까. 여의도는 욕망이 모이는 곳이다.
"야당이 일사불란 하게 대처하는 것을 죽은 정당이라고 폄하하는 것을 보고 여당 편을 들어도 참 묘하게 들고 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묵묵히 갈 길을 갑니다." (4월 5일)"방송장악, 신문과 포털 장악, 여론 조작으로 나라가 좌파폭주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를 막는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습니다. 모두 힘을 합쳐서 이 난관을 돌파합시다." (3월 20일)"이제는 하나가 되어 단일대오로 가야 하는데...(중략) 내 길을 갑니다. 자유한국당의 비상을 위하여 나는 오늘도 내 길을 갑니다." (1월 19일)당 안팎에선 벌써부터 홍 대표의 시선이 2022년 대선에 가있다는 소리가 공공연하게 나돈다. 당대표가 된 지난 2017년 이미 1년 후의 지방선거, 3년 후의 총선거를 토대로 5년 후 대통령 선거를 준비한다는 식의 '1·3·5 프로젝트'가 있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스스로를 "계파 없는 독고다이"(2월 9일)라고 부르는 홍 대표에겐 향후 대선을 위한 당권 장악이 필수고, "틈만 보이면 비집고 올라오는 연탄가스"(3월 21일)들에게 '틈'을 주지 않기 위해선 지방선거 이후 조기 전당대회를 치러 당대표를 연임한다는 시나리오다. 시나리오대로 홍 대표가 지방선거 직후 당대표가 된다면 2020년 총선의 공천권도 쥘 수 있기 때문이다.
당내 뿐만 아니라 여권 일각에서도 홍 대표의 '가죽재킷 정치'에 답답함을 호소하는 이들이 있다. 홍 대표의 막말에 반사이익을 얻고 있긴 하지만 압도적인 제1야당이 쟁점 사안마다 뚜렷한 당론이 모아지지 않아 협상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다. 막말만 있고 정치력은 없다는 지적이다.
한 여당 의원은 "미투 운동 등 당이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홍 대표가 자멸해줘서 고마운 측면이 있었다"면서도 "개헌협상이나 상임위별 소위원회에서 상대당이 통일된 안을 내놓지 못해 협상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국정운영이 안 된다"고 토로했다. 이 의원은 "홍 대표가 지금은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물러난다고 하지만 결국 대선을 노리고 있는 입장에서 당권을 포기할 수 있겠나"라며 '1·3·5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에 한 표 던졌다.
홍 대표는 9일에도 가죽재킷을 입고 국회 일정을 소화했다. 꽃샘추위가 가시고 봄기운을 되찾은 이날 그의 가죽재킷은 어딘가 다소 답답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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