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파정도 병풍조선말의 화가 이한철이 그린 그림으로, 석파정이 지금보다 훨씬 큰 규모였음을 알 수 있다.
김종길
석파정의 품격과 사랑스런 별당
석파정은 북악산과 인왕산의 산기슭 계곡에 있다. 석파정은 19세기 말 격동의 시대에 왕과 왕실 사람들, 세도가들이 찾았던 비밀의 정원이었다. 예전의 석파정은 지금과는 사뭇 달랐던 모양이다. 조선말의 화가 이한철이 그린 <석파정도 병풍>을 보면 석파정이 지금보다 훨씬 큰 규모였음을 알 수 있다. 계류를 바라보며 들어앉은 사랑채, 안채, 별채 등은 당시 상류계층의 정원이 얼마나 화려했는지를 보여준다.
석파정은 진입 공간, 사랑마당, 안마당, 후원, 별채, 별당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지금과는 달리 과거에는 진입 공간에 문간채가 있었다. 해방 직후에 편찬된 <서울시사>를 보면 석파정은 개울을 건너야 한다는 기록이 있다. 미술관에서 곧장 정원으로 진입하는 지금보다 훨씬 극적이고 운치 있게 석파정으로 들어갔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