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도 국가재건최고회의 시무식에서 연설하는 박정희 최고회의 의장의 모습. 당시 최고회의가 현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 입주해 있었다.
대통령기록관
1963년 12월 17일 제3공화국이 수립되면서 최고회의는 해체되고, 이곳에는 경제기획원과 재무부가 1989년까지 사용하였으니 우리나라 산업화 정책 역시 이곳에서 수립된 것이다.
이후에는 이곳을 문화공보부가 그 명칭을 문화체육부, 문화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으로 바꿔가며 2010년까지 사용하였으니, 2002년 월드컵의 총사령부 역시 바로 이곳이었던 셈이다. 참고로, 최고회의가 정권수립을 통해 그 사무실을 경복궁 중앙청으로 옮기면서 이곳 '최고회의 의장' 박정희의 집무실은 그 후 이 건물을 사용하는 부처의 장관실로 사용되었다.
뉴라이트 홍보관으로의 변신
한편, 2006년 뉴라이트세력의 대표적 이론가인 이영훈 교수가 '1948년 건국론'을 처음으로 제기하면서, 당시 한나라당에서 이를 받아 광복절을 건국절로 변경하는 법안을 제출하면서 건국 시기에 관한 논쟁이 시작되었다.
당시 권력을 장악한 한나라당 이명박 정권은 2008년 '제63주년 광복절 및 대한민국 건국 60년 대통령 경축사'에서 이를 조직적으로 홍보하기 위하여 '대한민국정부가 수립된 1948년 이후의 현대사박물관' 설립을 제기함으로써 논란은 더욱 심화되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속에서 탄생된 것이 바로 지금의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다. 즉 일제감정기 속에서도 1919년 조선의 독립을 위해 수립한 상해 임시정부의 법통을 끊고, 1948년 외세의 비호 아래 친일파들이 주도하여 수립한 '1948년 정부'를 건국절로 승격시키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은 정계와 학계뿐 아니라 다수 국민대중의 반발 속에 혼란을 거듭하다 결국 2017년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면서 전면 백지화되었다. 현재 이곳 박물관 관장 역시 2017년 11월 기존 뉴라이트 역사관에 대하여 비판적인 역사학자 주진오 교수로 교체되었다.
북한에는 건국절 논쟁이 없는 이유
참고로 북은 김일성주석이 항일운동을 조직적으로 시작하기 위하여 중국 안도현에서 1932년 4월 25일 창립한 '반일인민유격대'(항일유격대)를 그 뿌리로 보고 있다. 그리고 해방 후 남한의 단독정부수립으로 결국 통일정부를 갖지 못한 채 1948년 9월 9일 인민공화국정권이 수립된 날을 '공화국 창건일'로 기념한다.
한편 1948년 2월 8일 인민군 창건일을 건군절로 기념하고 있다. 이처럼 북은 특별히 건국일, 정부수립일을 따로 구분하고 있지는 않다. 그것은 항일유격대를 창건하고 일본과 싸우며 광복을 맞이했고, 바로 그 세력이 그대로 정권을 수립했기 때문에 특별히 논란이 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한은 독립운동세력과 정권수립세력이 동일하지 않으면서 이러한 논란에 휩싸이고 있는 것이다. 하다 못해 북의 건군절 행사는 때에 따라 광복 후 정식으로 창군된 1948년 2월 8일을 기준으로 하기도 하고, 아니면 항일유격대를 창건한 1932년 4월 25일을 기준으로 하기도 한다.
어느 날의 행사를 더 크게 하느냐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1932년 4.25항일유격대 세력이 1948년 2.8조선인민군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쪽은 사정이 다르다. 일본군으로 활동하던 친일 세력이 국군의 주요세력이 되었기 때문이다.
더 웃긴 것은 10월 1일 국군의 날은 우리의 국군이 창군된 날이 아니라 6.25전쟁 때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으로 38선을 넘어 북진하게 된 바로 그날인 1950년 10월 1일을 국군의 날로 정한 것이다. 이는 노골적으로 말하면 '북침기념일'에 불과한 것이다.
참고로, 이날 최초로 38선을 넘으며 '아아, 감격의 38선 돌파'라는 글귀의 기념비를 세운 사람은 일제강점기 만주군 장교로 복무하며 독립군토벌에 앞장선 1군단장 김백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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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도성 걸어서 한바퀴』(2015), 『서촌을 걷는다』(2018) 등 서울역사에 관한 저술 및 서울관련 기사들을 《한겨레신문》에 약 2년간 연재하였다. 한편 남북의 자유왕래를 꿈꾸며 서울 뿐만 아니라 평양에 관하여서도 연구 중이다.
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이런 제목 어때요?>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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