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작가이자 출판사 '추르추르' 대표인 진나래 작가가 펴낸 가십형 잡지 <새러데이 인천>.
추르추르 제공
문화정체성을 갖는 국가와 도시가 각광을 받는 요즘, 글로벌(global)과 로컬(local)을 접목한 합성어 '글로컬(지역 특성을 살린 세계화)'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도시를 해석하는 관점은 정치, 행정, 경제, 건축, 경영, 문화, 예술, 사람 등 각자의 기호에 따라 나뉜다.
도시의 시간성과 장소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다각화 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하늘과 땅의 길을 여는 인천은 세계화가 가능한 조건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른 도시와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이와 같은 과제는 로컬의 문화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지난 3월 말, <새러데이 인천>이라는 가십형 잡지를 펴낸 미술작가이자 출판사 '추르추르' 대표 진나래 작가는 책을 통해 로컬은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지와 개발과 지역활성화, 재생 등의 이름으로 정체성을 잃어가는 장소 발견, 인천의 아티스트 등을 소개하여 인천의 새로운 발견을 시도하였다.
'내게 주어진 삶', 남이 아닌 내가 조각해가는 과정
"미술을 하게 된 이유는 단순하게 그림을 그리는 순간이 좋았고, 미술학원에 가서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즐거웠어요. 반면에 학교에 가면 그냥 잠만 자고 무의미한 시간들이 너무 따분하고 답답했어요. 예고에 진학한다는 뜻을 내비치니 낙오자로 낙인찍히는 기분마저 들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면 못 견디는 성격이라 뜻을 굽히지 않고 진학했죠."
10대 때부터 자신의 미래를 능동적으로 가꾼 진나래 작가는 예고 졸업 후 서울대학교 조소과에 진학하여 조각을 전공했다. 조각하는 작업 자체가 고난도 기술을 필요로 함으로써 정신적, 체력적으로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 녹록하지 않았다.
"조각이 저에게 아주 적성에 맞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조각을 전공했기 때문에 시각이 확장되었던 것 같아요. 보지 못했던 부분들까지 살펴보게 된 거죠. 예를 들어 어째서 물질만 조각인 것인지, 다양한 관계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어요. 인간과 사회에 대한 포괄적인 학습을 위해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한 후 연세대학교 사회학과에 진학해 수료한 상태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