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인파 돌파하기까지… 출렁다리 속 숨은 일꾼들

[현장] 예산군청 공무원 매일 70여 명씩 뙤약볕 아래 교대근무 구슬땀

등록 2019.05.28 14:57수정 2019.05.28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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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섭 실무관이 어르신에게 길을 설명해주고 있다. ⓒ <무한정보> 김동근


예당저수지에 들어선 '출렁다리(충남 예산군)'가 개통 50여 일 만에 방문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 평일 2만여 명, 주말과 휴일에는 3만여 명 안팎으로 인파가 몰려 들면서 모처럼 지역경제도 활기를 띠고 있다. 

관심을 두고 보지 않으면 모든 게 저절로 이뤄지는 것 같지만 누군가는 매일 정체가 빚어지는 구간에 나와 어김없이 교통정리와 주차 안내를 하며 숨은 땀방울을 흘린다. 

앉을 시간도 없이 뙤약볕 아래서 꼬박 3시간 동안 서 있다 보면 심신이 피곤할 법도 한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고생한다'는 말 한마디에 "우리 지역에 도움을 준다는 생각에 어려운지 모르고 일하고 있다"는 답을 한다. 오히려 "보람을 느낀다"고 입을 모은다. 

챙이 넓은 모자와 선글라스, 토시 등으로 무장을 하지만 얼굴마다 훈장처럼 뜨거운 햇볕에 탄 흔적들이 남아있다. 그 주인공들은 출렁다리 15개 지점에서 하루 70여 명씩 교대로 근무하고 있는 예산군청 공무원들이다. 

21일 오후 찾은 예당저수지 수문 앞 대형 A 주차장. 이곳은 군청 산림축산과가 전담하고 있다. 버스 30여 대가 바삐 오가는 사이로 교통정리와 주차 안내가 한창이다. 직원들은 짬짬이 출렁다리로 되돌아가는 길을 묻는 할아버지와 "이 많은 저수지 물이 다 어디서 오는지 신기하다"는 호기심이 발동한 할머니까지 응대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처음에는 잘 알아듣지 못했던 경상도 사투리도 이제는 낯설지 않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현장 근무를 하고 있다는 신은섭 실무관은 "출렁다리가 잘돼 뿌듯하다"며 "방문객들이 제가 근무하는 공원 녹지팀이 심은 화초류를 너무 좋아해 주셔서 보람을 느낀다. 출렁다리 성공에 기여한 것 같아 더 기분이 좋다"며 미소를 짓는다.
 

보건소 직원들은 방문객들의 안전을 위해 차량을 막아 길을 내주고 있다. ⓒ <무한정보> 김동근


'애로사항'은 없을까? 그는 "가끔 교통을 통제할 때 불만을 터뜨리고 강하게 항의하는 기사님들도 계시지만, '더운데 고생한다'며 가지고 온 과일과 음료수 등 음식을 나눠주는 분들이 더 많아 어렵지 않다"고 말한다. 

제일 힘든 '격무지'로 손꼽는 예상 관광지 관리사무소 앞 횡단보도. "어머니 잠시만요, 지금 건너시면 위험해요" 보건소가 담당하는 이곳은 뭇사람들로 붐벼 말 그대로 쉴 틈이 없다. 평일의 경우 오후 2~3시가 피크타임. 직원들은 그 무엇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 교통을 통제하고 있다. 


이들은 출렁다리와 연계해 관광예산을 홍보하는 첨병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버스 기사 등이 우리 지역 대표 먹거리와 관광명소를 문의할 때마다 군이 제작한 관광 안내지도 등을 나눠주고 예산10경과 예산8미를 알리는 '움직이는 관광안내소'다. 

그 덕일까? 출렁다리가 개통한 뒤 4월 한 달 동안 수덕사를 방문한 사람들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11만279명을 기록하는 등 군내 주요관광지점 방문객이 크게 는 것으로 나타났다. 

6월을 마지막으로 공무원들은 현업에 복귀하게 된다. 군은 지난 1일 '예당호 출렁다리 운영관리 원가 산정'을 의뢰했으며, 이르면 7월 1일부터 용역업체를 현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황선봉 예산군수도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기관단체장들을 만날 때마다 군청 공무원들이 너무 고생이 많다고 칭찬하신다. 모두에게 일일이 얘기할 순 없지만 직원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출렁다리 #예당호 출렁다리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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