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의료계, 울산대병원 '상급병원 재지정' 한목소리

울산광역시의사회 등 기자회견... 일각에선 우려 시각도

등록 2019.08.10 14:02수정 2019.08.12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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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동구에 있는 울산유일의 대학병원인 울산대병원. 지난 2017년말 보건복지부 발표 제3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제외돼 지역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다

울산 동구에 있는 울산유일의 대학병원인 울산대병원. 지난 2017년말 보건복지부 발표 제3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제외돼 지역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다 ⓒ 박석철

 
울산은 광역시이면서도 대학병원이 '울산대학교병원' 한 군데 밖에 없다. 따라서 그동안 선거 때나 사안이 있을 때마다 정치권이나 시민단체에서는 공공종합병원 설립을 요구해왔다.

그나마도 지난 2017년 12월 26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제3기(2018~2020)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울산 최대병원이자 유일한 대학병원인 울산대학교병원이 제외되자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상급병원 재지정을 요구했다.

특히 지자체는 물론 지역언론도 앞다퉈 상급종합병원 재지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급기야 지난 7일에는 울산지역 의료계가 나섰다. 울산광역시의사회와 7개 지역 일반종합병원 대표자들은 이날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대학교병원이 3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탈락한 이후 지역의 의료전달체계가 붕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료계는 "이에 따라 울산대병원에 경증 환자들이 몰려 상대적으로 치료가 급한 중증환자의 대기시간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그와는 반대로 1·2차 병·의원은 환자가 감소하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울산은 광역시로 승격된 지 20년이 넘었지만, 전국 7대도시 중 유일하게 상급종합병원이 없어 120만 울산시민 건강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같은 의료계와 정치권의 상급종합병원 지정 요구와 달리 일반 시민들은 상급병원 제외로 오히려 진료비가 낮아진 것을 고무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례도 있다.


일각에서는 정치권과 의료계의 상급종합병원 재지정 요구에 과연 서민의 입장은 반영됐나 하는 목소리도 있다.

의료질 높다는 상급종합병원, 진료비는...


지난 2011년부터 시행된 상급종합병원은 권역별로 나눠 지정 병원수에 제한을 두면서 수도권에 집중된 의료 인프라와 의료 이용을 지역으로 분산해 지역에서도 상급종합병원에서 우수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다.

상급종합병원은 서울권, 경기 서북권, 경기남부권, 강원권, 충북권, 전북권, 전남군, 경북권, 경남권 등 10개 권역으로 나눠 선정한다.

3기 지정에서 탈락한 울산대병원의 경우 부산, 경남, 울산을 한데 묶은 경남권에 속한다. 결국 경남권에 배정된 상급종합병원이 7개에서 6개로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은 울산대병원이 탈락하게 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지역계에서는 "울산은 산재와 암 환자 등 중증질환 발병률이 전국 최고 수준이지만 국공립병원이 한 곳도 없어 의료인과 의료시설이 열악해 상급종합병원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지역 의료계는 "울산시를 경남권에서 독립된 진료권역으로 지정해달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무조건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요구하는 데 대한 반대 입장도 있다. 건강을 생각하는 울산연대는 "울산대병원의 경우 많은 환자를 진료하고 비싼 의료기기를 갖추고 있지만 수련의가 부족하고 의사수가 모자라서 탈락했다"면서 "그런데도 평가틀만 바꾸면 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꼼수"라고 밝혔다.

이어 "상급종합병원이 취소되면서 시민들은 의료비 부담금이 30%에서 25% 감소하고 진료의뢰서 없이도 방문이 가능하게 되었다"면서 "울산시와 정치권이 상급종합병원 지정 탈락 상황을 냉정하게 파악하고 답을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상급종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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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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