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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정부 비판한 학자들 학술회원 임명 거부... '위헌' 논란

아베도 안 했던 사상 초유의 일... "학문의 자유 침해" 반발

등록 2020.10.02 11:09수정 2020.10.0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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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일본학술회의 추천 신규 회원 임명 거부를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일본학술회의 추천 신규 회원 임명 거부를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 NHK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정부 정책에 반대한 학자들의 일본학술회의 회원 임명을 거부해 논란에 일고 있다.

일본 NHK에 따르면 1일 스가 총리는 일본학술회의가 신규 회원 임명을 위해 추천한 105명의 후보 가운데 6명을 제외했다. 지금까지 일본학술회의가 추천한 후보를 거부한 것은 스가 총리가 처음이다. 

특히 스가 총리가 거부한 후보들은 과거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추진한 정책을 비판하거나 반대했던 인물들이다.

오자와 류이치 도쿄지케이카이의대 법학 교수는 2015년 국회에 출석해 아베 내각이 추진하던 안보법제가 위헌이라 주장했고, 마쓰미야 다카아키 리쓰메이칸대 법학 교수도 중대 범죄를 계획하기만 해도 처벌하려는 조직범죄처벌법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정부 정책에 반대한 학자들이 임명을 거부당하면서 스가 총리가 정치성 성향을 잣대로 학계를 탄압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본학술회의 회원을 지낸 이토 기미오 교토대 사회학 명예교수는 "일본학술회의에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것은 정부의 폭주를 멈추게 할 수 있는 기능 하나를 없애 일본 사회에 큰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일본학술회의 총회에서 새로운 회장으로 선출된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가지타 다카아키 도쿄대 우주선 연구소장도 "(총리의 신규 회원 임명 거부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므로 확실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명을 거부당한 오자와 교수는 "총리가 자의적으로 회원 임명을 거부한다면 일본학술회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것"이라며 "총리가 불편하게 여기는 사람들을 제거한다면 나라가 엉뚱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야권 "학문의 자유 침해는 위헌" vs. 가토 관방 "문제 없다"


입헌민주당, 국민민주당 등 일본의 4개 야당은 당수 모임을 갖고 "일본학술회의가 추천한 신규 회원 후보를 스가 총리가 거부한 것은 학문의 자유에 대한 침해이자 헌법 위반에 해당한다"라고 규탄했다.

일본 공산당의 시이 가즈오 위원장은 "총리의 일본학술회의 회원 임명 거부는 헌법 23조가 보장하는 학문의 자유에 대한 명백한 위협"이라며 "스가 총리가 임명 거부를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야권이 협력해서 철저히 추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정례회견에서 "일본학술회의 회원은 총리가 추천을 받아 임명하는 구조"라며 "그동안 추천받은 후보를 모두 임명했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다는 결과의 차이만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가토 장관은 학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논란에 대해 "총리가 회원 인사 등을 통해 일정한 감독 권한은 행사하는 것은 법률상 허용되고 있다"라며 "학문의 자유 침해로 이어진다고 보지 않는다"라고 반박했다.

다만 이번에 일부 후보의 임명을 거부한 이유에 대해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겠다"라고 답변을 거부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학술회의 #아베 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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