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침입을 격퇴한 죽주산성안성의 동쪽, 죽주면 비봉산 자락에 자리잡은 죽주산성은 몽골의 제 3차 침입을 막아낸 것으로 유명하다. 지금도 트래킹 코스가 잘 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운민
현재는 일정상의 문제와 팬데믹 상황으로 가볼 수 없기에 아쉬운 대로 다음을 기약해 보기로 하고, 우선 예전 죽산군의 중심지인 죽산면 일대를 먼저 둘러보는 것으로 안성의 여행을 시작해 보기로 한다.
죽산지역은 근대까지 행정구역상 중심지였던 만큼 수많은 부침이 있었던 곳이고, 특히 우리에겐 당대 세계 최강이었던 몽골과의 전투에서 승리했던 역사의 현장인 죽주산성이 현재도 잘 보존된 상태로 남아 있다. 일단 그 유명한 죽주산성으로 떠나보기로 한다.
수많은 외적의 침입을 겪었던 한반도지만 고려시대 9차례에 걸친 몽골의 침입은 백성들이 가장 큰 고통을 겪었던 시기이기도 하다. 그 당시 전 세계를 누비며 도시를 불태우고 사람들을 남김없이 살해한 몽골이었기에 동쪽의 작은 국가였던 고려가 수십 년 동안 치열하게 항쟁할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민초의 힘이라는 게 더욱 놀라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최 씨 정권을 비롯한 지도부는 수도를 버리고 강화도에 들어가 자신의 안위만을 위한 생활에만 몰두할 뿐 국가 시스템이 강화를 제외하곤 거의 붕괴된 상태나 다름없었다.
몽골에 의해 전 국토가 유린당하는 상황 속에서도 구이저우 성 전투를 비롯해 처인성 전투에서는 적장 살리타이를 죽이면서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고, 특히 충주성 전투에서 천민들의 활약이 대단했다. 그 당시 고려는 향, 소, 부곡이란 천민들이 모여사는 동네가 있었는데 처인성과 충주성 전투 당시 참여했던 천민들이 있던 동네가 부곡이었단 점에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번에 갈 죽주산성은 몽골의 3차 침입 당시 송문주 장군의 활약으로 몽골군의 침입을 막아내는 데 성공하고, 몽골이 물러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한 현장이라 할 수 있다. 들어가는 길이 좁고 주변에 공사장이 있어 모래먼지로 자욱하다. 앞으로의 안성 여행이 마냥 탄탄대로가 아님을 직감할 수 있었다.
좁은 도로와 급경사를 오르다 보면 너른 터가 나오면서 죽주산성의 주차장이 드러나게 된다. 죽주산성은 경치가 뛰어나고 산성을 따라 트레킹 코스가 되어 있기에 주차된 차량들이 꽤 많았다. 이제 본격적인 죽주산성의 첫 발길을 떼며 본격적인 탐방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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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인문학 전문 여행작가 운민입니다. 팟케스트 <여기저기거기>의 진행을 맡고 있습니다. obs라디오<굿모닝obs>고정출연, 경기별곡 시리즈 3권, 인조이홍콩의 저자입니다.
강연, 기고 연락 ugzm@naver.com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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