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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말기에 꽃집 창업, 인생 터닝포인트 됐어요"

[인터뷰] 인천 '플라워물들이다' 양민애 대표... 원예제조기술자로서 사회 위해 봉사

등록 2023.01.05 10:08수정 2023.01.0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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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양민애 대표는 부평여성새로일하기센터라는 곳에 아기자기한 꽃집(창업보육실)을 차려놓고 단아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반갑게 맞는다.

양민애 대표는 부평여성새로일하기센터라는 곳에 아기자기한 꽃집(창업보육실)을 차려놓고 단아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반갑게 맞는다. ⓒ 아이-뷰


경기 부평 인천여성가족재단 별관인 인천광역시새로일하기센터, 양민애 '㈜플라워물들이다' 대표는 이 곳에 꽃집을 차렸다. 단아한 모습으로 반갑게 맞이해준 그가 차 한 잔을 내밀며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미술을 전공했던 그는 유방암 말기 진단을 받고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도 여성창업아카데미 교육을 신청, 하루 세 시간씩 60시간을 들었다.


"두 아이를 키우고 육아에서 벗어나 일을 할 수 있을 때쯤 (하늘에서) 고난을 주시더라고요. 유방암 말기라는 진단을 계기로 오히려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됐어요. 좌절하고 아무것도 안 했으면 저는 지금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 거예요. 제가 좋아서 이 일을 하지만 저와 같은 암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어 좋아요. 환우들이 저를 보고 꼭 끝까지 견뎌냈으면 합니다."

양 대표는 "꽃 수업을 하면 예쁜 꽃이나 초록의 식물과 함께하는 시간이 에너지를 준다. 그래서 스스로 힐링이 된다"고 말했다. 이런 기분을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어 법인을 설립했다. 특강이나 원예직무교육을 해서 얻은 보수까지 법인에 넣어 본인의 월급은 가져갈 형편이 안 되지만, 양 대표는 "좋아서 하는 일이라 행복하다"고 말했다. 
 
a  꽃들과 화분이 가득한 창업보육실 내부 전경.

꽃들과 화분이 가득한 창업보육실 내부 전경. ⓒ 아이-뷰

 
a  꽃과 화분을 꾸미는 데 사용하는 재료.

꽃과 화분을 꾸미는 데 사용하는 재료. ⓒ 아이-뷰


꽃가게는 주로 오전 10시에 문을 연다. 누군가 주문을 하면 이른 시간에도 열고 늦은 시간까지 일한다. 따로 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아 손님이 원하면 그 시간에 맞춰 꽃다발을 만들고 배달까지도 한다. 주로 관공서나 스마트 플레이스, 인스타그램(dye_flowers)으로 주문받는데 갈수록 꽃다발 구매요청이 늘고 있다. 


사회복지사 일도 하는 양 대표는 "취약계층을 교육하고 성인 발달장애인에게 도움을 주면서 원예제조기술자로 봉사해 사회에 환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꽃에서만 향기가 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서도 아름다운 향기가 났다.
     
양 대표는 "여름꽃인 프리지어나 버터플라이를 겨울에 찾는 사람이 많다"며 "모든 꽃은 꽃말보다는 꽃 자체로 예뻐서 아름답다"고 설명했다. 꽃은 주로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이나 시흥, 광명에 가서 사 오기도 하고 인천에서 구하기도 하는데, 꽃만 사는 것이 아니라 그에 따른 화분이나 흙, 돌 등을 들고 다녀 무게가 꽤 된다.

그는 지난해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예비 트랙에 선정돼 본격적으로 꽃 판매를 시작했고, 취약계층인 성인 발달장애인을 위한 플로리스트 양성과정을 진행했다. 올해는 이 트랙에 선정된 보호 종료 청소년을 대상으로 힐링 원예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최근 한정적인 상권을 벗어날 기회를 얻어 꽃이나 화분 배달에 어려움이 줄기도 했다.
 
a  양민애 대표는 올해  ‘성인발달장애인 플로리스트 양성과정’ 트랙에 선정된 보호 종료 청소년을 대상으로 힐링 원예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양민애 대표는 올해 ‘성인발달장애인 플로리스트 양성과정’ 트랙에 선정된 보호 종료 청소년을 대상으로 힐링 원예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 아이-뷰


그는 '사랑의 열매'에서 운영하는 착한 가게에 선정돼 매출의 일정액을 어려운 이웃에 정기적으로 나누기도 한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 웃어 보이는 양 대표가 이 일을 오래 할 수 있도록 건강하기 바랐다. 선한 영향력으로 많은 이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는 그는 삶에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글·사진 현성자 I-View 객원기자
#플라워물들이다 #양민애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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