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공과 탁구 라켓탁구공과 탁구 라켓을 들고 세 달에 한번 사내 동호회 활동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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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당일 회원들이 탁구장에 모였다. 아직 마스크를 벗을 순 없었지만, 그저 조금 불편할 뿐이었다. 12명이 모여서 6개 팀으로 나뉘어 풀리그로 복식경기를 했다.
"이야. 왜 이리 공이 안 맞아."
"신대리 아직 살아있네. 날아다니는데."
"박 과장 잘 좀 쳐봐. 계속 헛방이야."
"앗싸. 이번엔 제대로 들어갔다!"
여기저기서 웃음과 탄식이 오갔다. 다들 오래간만에 쳐서인지 처음엔 몹시 헤매었다. 그러면 어쩌랴. 이렇게 함께 운동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2시간여의 혈투를 마치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얼굴, 운동복, 양말 할 것 없이 모두 땀으로 흠뻑 젖었다. 잠시 휴식을 가진 후 우승팀과 준우승팀 시상이 이어졌다.
우승 상품은 탁구 전용 가방이었고, 준우승 상품은 탁구라켓 라바였다. 나머지 회원은 손목밴드와 양말을 참가상으로 받았다. 근처 식당에서 늦은 저녁을 먹으며 뒤풀이했다. 차가운 맥주는 그날의 피로를 날려 보냈다. 물론 다음날은 온몸 곳곳이 쑤셔 종일 힘들었지만.
내가 탁구를 시작한 이유
2019년도 하반기에 지금 근무지로 발령 난 후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업무로 고전했다. 평소 사람을 대하는 교육 업무를 담당했던 나는 종일 컴퓨터와 씨름해야 하는 예산 업무가 낯설고 힘들었다. 실수가 반복되면서 자신감도 많이 떨어지고 마치 신입사원으로 돌아간 것처럼 움츠러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신규 전입 직원을 대상으로 동호회를 신청하라는 메일을 받았다. 마음의 여유도 없고, 그냥 지나치려다가 혹여나 해서 읽어보았다. 당구, 탁구, 등산, 문화 체험 등 다양한 동호회가 있었다. 그중에서도 탁구가 가장 눈에 띄었다. 한때 동네 탁구회에 가입해서 활동한 적도 있었고, 공을 넘길 정도는 되었다. 신청서에 탁구라고 적어 회신했다.
머릿속이 복잡할 땐 몸을 움직이면 좋다는 말처럼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될 듯했다. 더불어 주변 동료들과도 친해질 기회이기도 했다. 탁구란 종목은 단식뿐 아니라 복식도 있어서 파트너와의 합이 중요했다. 같이 운동하며 땀 흘리면 금세 가까워지는 경험을 여럿 했었다.
처음 탁구장에서 만났을 때 회원은 20명 남짓 되었다. 사내 동호회치고는 꽤 많은 인원이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근처 탁구장을 빌려서 퇴근 후에 모여 시합도 하고 끝나면 뒤풀이도 하면서 친분을 다졌다. 회사 지하엔 탁구대도 있어서 시간 맞는 직원들과 틈틈이 쳤다.
동호회 활동의 장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