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고기 전문가 채병수 박사가 아이들에게 20종 물고기의 특징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먼저 담수생태연구소 채병수 박사의 금호강 물고기에 대한 설명으로 행사가 시작됐다. 이날 전시된 물고기는 기름종개, 긴몰개, 꺽지, 돌고기, 돌마자, 동사리, 동자개, 됭경모치, 모래무지, 버들치, 수수미꾸리, 얼룩새코미꾸리, 잉어, 자가사리, 참갈겨니, 참붕어, 참쉬리, 참중고기, 큰납지리, 피라미, 이렇게 20종이었다.
채 박사는 "20종의 물고기들 중에서 기름종개, 긴몰개, 꺽지, 돌마자, 동사리, 됭경모치, 수수미꾸리, 얼룩새코미꾸리, 자가사리, 참갈겨니, 참쉬리, 참중고기 이렇게 11종은 우리나라에서만 있는 우리 고유종 물고기이고, 나머지 9종은 다른 나라에서도 나오는 일반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들 우리 고유종 중에서도 수수미꾸리와 얼룩새코미꾸리는 낙동강(수계)에서만 사는 낙동강이 고향인 녀석들이고, 이중에서도 얼룩새코미꾸리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아주 귀한 물고기다"라며 "예전엔 금호강에 아주 흔했는데 금호강 오염으로 거의 멸종했었던 종이다. 지금 이 녀석이 많이 보인다는 것은 금호강이 그만큼 맑아졌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38종 물살이들을 위해서라도 금호강 개발사업은 이제 그만

▲ 금호강에서 살고 있는 우리나라 고유종 물고기 동사리.
성무성
이어 채 박사는 직접 채집한 물고기 10여 종을 하나하나 보여주면서 특징을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아주 쉬운 언어로 설명했다. 우리 물고기 동사리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자.
"얘는 꼭 부처 같아 물고기만 잡아먹고 살아요. 얘도 우리나라에만 있어요. 얘는 그 뱀 알죠. 독사가 이빨이 뒤로 가 있어요. 이빨이 앞으로 이렇게 기울어져 있는 게 아니라 뒤로 이렇게 기울어져 있어서 한 번 물면 안 놓아요. 한 번 물면 물고기가 못 빠져나가요."
그러면서 직접 자신의 손가락을 동사리 입에 넣어 빠지지 않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기까지 했다. 그 모습을 아이들은 신기한 듯 바라봤다.

▲ 이날 현장에서 직접 잡은 물고기를 아이들에게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는 채병수 박사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물고기에 대한 설명을 마친 채 박사는 대구의 강 금호강에 대한 당부를 이어갔다.
"금호강은 지난 산업화 시절 거의 죽은 하천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많던 물고기들도 많이 줄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금호강이 2000년대를 지나면서 지금은 생태계가 아주 많이 회복됐습니다. 이렇게 많이 잡히는 물고기들이 그 증거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금호강을 잘 지키고 보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천 개발사업은 이제 제발 지양하고 지금 모습 그대로 놔두고 그저 바라봐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금호강은 물고기와 야생동물들의 집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금호강 물살이들에 대한 설명이 끝난 뒤 아이들은 강 순례와 플로깅(쓰담 걷기)을 했다. 강변을 걸으며 봄 금호강의 정취를 느껴보고, 직접 고사리손으로 강변에 버려진 쓰레기를 주워 담았다. 이 플로깅 행사를 아이들이 특히 신나 하는 것 같았다. 뭔가 성취감을 느끼는 듯이.

▲ 강변에 널려 있는 쓰레기를 줍고 있는 아이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렇게 대략 1km 강변을 걸으며 대략 200리터의 쓰레기를 모았다. 쓰레기의 성상은 다양했지만 플라스틱 쓰레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빈 플라스틱병과 스티로폼, 비닐 등 대부분 인간의 생활 쓰레기들이 하천으로 그대로 들어와 있었다. 지속적인 하천관리가 꼭 필요해 보였다.
이렇게 이날 일정은 모두 마무리됐다. 막 물이 오른 버드나무군락의 초록빛의 향연 속에서 초록의 아이들과 함께한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그 초록빛 향연 속에서 아이들은 마지막으로 함께 외쳤다.
"물고기와 야생동물의 집 금호강을 지켜주세요!"

▲ 물고기와 야생동물의 집 금호강을 지켜주세요.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금호강을 좀 더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를
이날 10명이 넘는 초등 아이들을 데리고 행사에 참여한 수성함께돌봄센터 김소향 이사장은 "금호강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는 줄 몰랐다. 오늘 너무 좋은 행사에 아이들과 참여하게 돼 참 좋았다"면서 "아이들에게 큰 체험이 된 것 같아 오늘을 계기로 앞으로 더 자주 아이들과 금호강을 찾아야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또 이날 학교 환경동아리 학생들을 데리고 참여한 화동초등학교 임성무 교사는 "오늘 아이들과 함께 금호강 물고기 체험과 쓰담 걷기 잘 마쳤다. 오늘의 활동을 통해 아이들과 어른들이 좀 더 금호강을 알게 되고 사랑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강물이 마를 때라 강물은 비록 깨끗지 않았지만, 주변 나무들이 한창 연초록빛을 물들 때라서 이맘때 강은 아주 아름답다. 그 아름다운 순간을 함께해서 좋았다"고 말했다.
주최 측이 밝힌 대로 "세계 물의 날을 맞아 금호강에서 물의 원천으로서의 강과 물고기와 야생동물의 집으로서의 강의 의미를 새기고, 그런 강을 더욱 아끼고 사랑해야겠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 기획하게 된"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금호강을 더욱 이해하고 사랑하는 계기가 되기를 필자 또한 바란다.

▲ 물고기와 야생동물의 집 금호강 화이팅!!!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연초록빛 향연 속에서 펼쳐진 금호강 물고기 사진전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간의 기사를 엮은 책 <강 죽이는 사회>(2024, 흠영)를 출간했습니다.
공유하기
대구 금호강에 '토종' 물고기가 얼마나 있는지 아세요?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