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편엔 잉어 뼈만 앙상히 남았고, 저 많은 배설물을 보라. 이곳이 수달의 집인 결정적 이유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그 작은 섬을 빙 돌아가면서 관찰했습니다. 반대편에도 수달은 흔적은 있었습니다. 커다란 잉어 뼈가 덩그러니 놓였고 그 옆에는 아까 봤던 것보다 더 많은 배설물이 쌓여 있습니다. 양으로 봐선 한 마리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법정보호종 수달은 이렇게 강에서 목숨을 영위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굴 안에 녀석은 쉬고 있을 것입니다. 행여나 놀랄까 봐 서둘러 자리를 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오면서 무인 카메라를 설치했습니다.
녀석의 모습을 가까이서 확인할 수 있게 생겼습니다. 그 안에서 녀석은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 기다려집니다. 그 모습은 다음 편에서 보여드리기로 하겠습니다.
이렇게 초록빛 봄의 전령들이 불러들인 새봄맞이 금호강 모니터링은 마무리됐습니다. 긴 구간을 걸은 것은 아니지만 금호강의 속살을 제대로 들여다보았고 그 안에서 적지 않은 금호강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금호강은 그들의 공동의 집입니다.

▲초록의 융단이 깔리고 그 위에 버드나무가 연초록의 새순을 피운다. 초록 아름다움의 수간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방울새야 방울새야 쪼로롱 방울새야. 방울새가 놀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공존의 집 금호강에서 녀석들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고라니야, 원앙아, 흰목물떼새야, 청둥오리야, 꼬마물떼새야, 흰뺨검둥오리야, 물닭아과 방울새야. 그러나 오늘 무엇보다 큰 수확은 수달의 집을 발견한 사실입니다.
수달의 집을 찾았으니 이제 수달의 특징을 잘 살필 수 있게 됐습니다. 설치해둔 무인 카메라에 녀석의 행동 양식이 고스란히 잡히겠지요. 그 모습이 상상만으로도 사랑스럽습니다.
그 유쾌한 상상을 하면서 강변으로 걸어 나왔습니다. 다시 강을 따라 내려가며 걷습니다. 다시 물떼새들을 만나고 이윽고 복사꽃도 만났습니다. 막 꽃망울을 터트린 연분홍빛 복사꽃이 연초록빛 금호강 옆에서 피었습니다.

▲강변에서 막 피어난 복사꽃 연분홍 복사꽃과 연초록빛 강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그 모습이 봄풍경을 더욱 화사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렇습니다. 이맘때 강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어서 강으로 달려가 볼 일입니다. 그 연초록빛 풍경 속으로 풍덩 빠져보시길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그 연초록빛 아름다운 풍경 속으로 풍덩 해보시면 귀한 야생의 친구들 또한 만날 수도 있을 겁니다. 녀석들을 만나면 반갑게 인사해주시길.
"야 반갑다, 금호강의 친구들아!"
그런데 이 친구들이 대구시가 계획하는 각종 금호강 개발사업으로 지금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그 소식은 다음 편에서 일러드리겠습니다.

▲온톤 연초록빛으로 물든 금호강 반야월습지. 이 속엔 다양한 야생의 친구들이 살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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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간의 기사를 엮은 책 <강 죽이는 사회>(2024, 흠영)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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