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티유 광장의 파리시민들바스티유 광장은 광장 주변을 도는 차로로 인해 고립된 광장이었으나 보행자와 자전거의 접근이 가능하게 만듦으로써 본연의 광장의 지위를 되찾게 되었다고 한다. 사진은 양방향의 자전거 도로를 통해 오가는 파리시민들 모습이다.
김길중
8박 10일이라는 여정을 통해 깊은 영감을 가지고 돌아왔다. 몇 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런 것이 될 수 있다. '이런 일이 실제 가능하구나. 우리에게 미래일 수 있는 모습이 이들에겐 과거가 되었고 현재라는 것이 매우 경이롭다. 그들의 현재이자 우리의 미래, 어떻게 실제의 것으로 만들어 낼 수 있을까?'
같은 것을 보고 같은 영감을 얻고 돌아온 사람들은 일단 10인 10색으로 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의회 이귀순 의원, 돌아온 지 1주일여 만에 페이스북에 포스팅을 했다. 광주시 광산구 신가동에서 518 민주광장 행사장까지의 17Km를 달린 소감을 적었다. "버스 타면 40분, 자동차로는 25분(안 막히면), 자전거로는 1시간 12분(천천히 달려)"이라고 적었다.
같은 광주의 최지현 의원은 돌아온 후 1주일에 한번씩 자전거를 타거나 버스를 통해 이동하기로 마음먹었고, 실제 실천 중이라고 한다. 책을 몇 권 샀다고 한다. '자전거가 일상에서 더 가까워지고, 친숙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라는 설명을 붙인다. 구입한 책은 김훈 작가의 <자전거 여행>이란다.
원정이 끝난 지 20일이 지났지만 단체 대화방은 아직도 활발하다. 두 의원과 마찬가지로 자전거를 탄 경험과 무용담(?)을 쏟아낸다. 서울 다녀온 길에 따릉이를 또 한 번 탔다는 김성수 의원(전북도의회)이나 민원 현장을 자전거로 돌아본 이국의원, 광주의 명진 의원도 마찬가지다. 송영진 의원(전주시의회)은 "3년 만에 자전거를 세차했다"고 말하며, "올라갈 때 못 보았네, 내려올 때 보이네", "무언가가 달라 보인다"라고 덧붙이기도 한다.
허옥희 전 의원은 "주니어용으로 저의 체격에 맞는 자전거 하나 구해 보려고요. 환경운동연합 자전거 소모임 섬진강 라이딩에는 함께 달리겠습니다"라는 의지를 내보이기도 한다.
스스로 자전거를 가까이 해보겠다는 이들의 노력은 지속될 수 있을까?
최지현 의원은 자전거 기행을 다녀온 뒤의 변화와 소감,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당장은 막막합니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야기를 건네고, 또 듣고 있지만 쉽진 않아 보입니다. 어제는 시장님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자전거 도로를 만든다고 타는 사람들이 늘어날까?'라고 회의적으로 말씀하시더군요.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도시의 변화를 꾀하는 게 어렵다는 말씀으로 이해했습니다. 다만, 도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분명히 하고 단계에 맞게 차근차근 해 나가야 할 일임에는 분명합니다.
자신이 자전거에
익숙하고 친해지려 노력합니다. 결국 시민들의 생각을 들어가며 해법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자전거 단체 사람들과도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해 나갈 계획입니다. 함께 다녀온 의원님들과 상의해서 우선 당장 접근할 수 있는 일부터 챙겨보고자 합니다. 관련 조례를 먼저 찬찬히 살펴보고 고칠 점이 무엇인지 궁리해보려 합니다. 아울러 광주 지하철 2호선이 진행 중인데 지하철 및 버스와 자전거의 연계를 위해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를 연구해보려 합니다. 돌아가면서 5분 발언을 통해 지속적으로 제안하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