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수 두 마리가 내달리며 논다. 마치 "나 잡아 봐라" 하는 것 같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속도도 엄청 빠르다. 본능의 힘은 저토록 강하구나 새삼 느낀다. 두 녀석은 서로를 탐하며 놀더니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졌다. 이렇게 번식기 사랑에 빠진 녀석들의 모습을 마주하게 됐다.
다시 녀석들이 나타나지 않을까 한참을 기다렸지만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아쉬움을 남기고 길을 재촉했다. 날은 쌀쌀했다. 꽃샘추위라 해가 떴지만 바람은 차다. 그렇지만 하늘은 청명하고 공기가 참 맑다. 이런 날이야말로 강을 탐방하기 제격인 날이다.
아침 햇살에 비친 하천숲이 주는 매력이 이곳 금호강 반야월습지에 있다. 반야월습지는 특히 하천숲이 잘 발달해 있어서 각종 버드나무가 자라고 있고, 그 안에서 다양한 조류와 고라니, 너구리, 삵이 함께 살아간다.
비밀의 정원 금호강 반야월습지
반야월습지 안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상쾌한 공기를 맞으며 버드나무 군락지로 들어서니 다양한 새들의 노랫소리가 들린다. 소리가 무척 반갑다. 다양한 새들의 노랫소리는 하모니를 이뤄 하천숲을 가득 메웠다. 그 노랫소리를 들으며 나아가다 보면 갑자기 불쑥 꿩이 날고, 고라니가 내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