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 소시지 브랏부어스트
김상희
슈바인스학세와 부어스트 둘 다 맥주와 잘 어울리는 요리였다. 그런데 이 둘보다 나의 관심을 끈 음식이 따로 있었으니 바로 두 요리에 공통으로 곁들여 나온 양배추절임이었다.
독일식 양배추김치로 불리는 사우어크라우트(Sauerkraut)였다. 생으로도 먹고 볶아서도 먹는다는데 익혀 나왔다. 주된 맛 새콤함에 달콤 짭짜름함이 더해졌고 아싹하게 씹힌다.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 주어 나도 모르게 계속 먹게 되는 중독성이 있었다.
김치가 그리울 때
하루 관광을 마치고 숙소로 들어갈 때마다 참새가 방앗간 못 지나치듯 집 앞 마트에 들렀다. 마트 한 바퀴 돌면서 아침용 빵과 과일 몇 개 사는 게 고작이었지만 타국의 마트에서 현지인 틈에 섞여 장 보는 흉내를 내는 게 어떤 관광보다 재미있었다.
관찰은 발견을 낳는다. 마트에서 사우어크라우트를 찾았다. 한 병 사서 독일인처럼 사우어크라우트를 곁들여 아침상을 차려본다. 익히지 않은 생 사우어크라우트는 신맛이 강했다. 고기 위주의 서양 식사에서 김치가 그리운 여행자에게 딱 좋은 대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