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우산 바꿔치기 당하지 않는 법

등록 2023.10.04 13:26수정 2023.10.04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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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남색 우산

남색 우산 ⓒ Unsplash의Craig Whitehead

 
기분 탓일까. 우산을 바꿔치기 당한 후부터 비가 자주 오는 듯한 느낌은. 사람은 실수로부터 배운다는데 우산을 바꿔치기 당할 일이 평생 얼마나 있겠어 하며 무심하게 대처한 내 탓이 제일 크리라.


처음은 우동집, 두 번째는 콩나물국밥집, 세 번째는 어떤 공공기관에서. 나의 우산은 모두 다른 이의 손에 잡혀(?) 어디론가 사라졌다. 물론 나에게는 내 우산과 비슷하지만 어딘가 망가진 우산이 남았다.

세상에는 나쁘거나 이상한 사람보다 좋고 괜찮은 사람이 더 많을 거라고 믿는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 우산을 바꿔치기 당했을 때는 기분은 안 좋지만 '그래, 색깔도 비슷하고 우산 꽂이에 우산이 많으니까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산이 바뀔 때마다 어디 한 군데 부러져 있거나, 살이 망가져 있는 것을 확인할 때면 인간에 대한 좋은 감정이 쪼그라들었다.

그래서 이러한 경우가 많은지 찾아봤다. 와우! 이정도면 누가 우산 바꿔치기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우산을 바꿔치기 당한 사례는 무궁무진했는데 제일 많은 것이 음식점이고 편의점 그리고 병원이었다. 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절대 모르고 가져갔을 리가 없다고 확신한다는 점에 있었다.

왜냐하면 본인의 우산보다 더 좋은 우산이 남겨진 적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하소연할 때가 없기에 (가게에 책임을 묻기에 상당히 애매하다) 더 난감하고 속이 쓰리다. 내 우산은 없어졌으니 비를 맞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이 어딘가 찌그러진 우산을 들고 가게를 나서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우산 바꿔치기 당하지 않는 법 3가지. 비싸진 않아도 멀쩡하고 오래 사용한 물건에는 애정이 있는 법이다. 오랜 기간 잘 사용한 나의 남색 우산은 어디가고 똑딱이가 망가진 검은색 우산이 우산꽂이에 덩그러니 남았을 때의 허탈함을 다른 사람들은 느끼지 않았으면 해서 작성해본다.
 
a  비오는날

비오는날 ⓒ Unsplash의Erik Witsoe

 
1. 무난한 색에는 이름표를!
바꿔치기 당한 세 가지 우산은 모두 남색이었다. 아마 검은색과 남색 계열이 우산 중에는 가장 많이 사용되지 않을까 하는데 두 번째 우산을 잃어버렸을 때 정말 우산에 이름표라도 써 놔야 하나 고민했다. 두 번이나 우산을 바꿔치기 당하고 나니 사람들의 우산을 자세히 보는 버릇이 생겼는데 정말 우산에 이름표를 써 놓은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40대에 우산에 이름표를 붙이는 게 부끄러워서 망설이다 세 번째 우산을 바꿔치기 당했다. 꼭 이름표가 아니어도 되니 눈에 띄는 표시를 반드시 해두자. 범인들은 순간적으로 그런 우산은 피하지 않을까 싶다.


2. 우산꽂이 대신 다른 장소에
우산을 바꿔치기 당한 후 생긴 습관 중 하나는 우산꽂이에 우산을 꽂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무도 모르게 남의 우산을 쓱 뽑아서 들고간들 알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으랴.

우산꽂이를 계속 주시하지 않는 이상 바꿔치기를 예방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바꿔치기를 검색하다 알게 되었는데 22년에 남의 우산을 가져가려다 잡힌 사람이 헷갈렸다며 넘어간 사건이 있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20814500099 실제로 남의 우산을 잘못 가져갔을 때 점유이탈물횡령죄가 성립돼서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태료를 물 수 있다고 하는데 이걸 적용하게 되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 싶다). 그래서 나는 우산꽂이에 우산을 넣지 않고 그 주변에 그냥 기대 놓거나 눕혀 놓는다.


3. 우산은 튈수록 안전하다.
세 번째 우산을 바꿔치기 당하고 나니 일부러 바꿔 가는 것이라는 게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다음에 우산을 사게 되면 도난에 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산을 사게 되더라도 엄청 튀는 색을 살 것 같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튀는 색은 바꿔치기를 당할 확률이 적을 것이다.

누군가가 도난당한 자기 우산임을 알아본다면 바꿔치기한 사람은 그 우산을 편하게 들고다니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오는 날 우산을 도난 당할 걱정을 하고 싶지 않다면 남색, 검은색 등의 우산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우산은 튈수록 도난에서 안전할 것이니 색으로 승부(안정감)를 보고 싶다면 핑크, 노랑, 빨강, 무지개색을 추천한다.
덧붙이는 글 오마이뉴스에만 업로드되었습니다.
#비오는날 #우산도둑 #우산바꿔치기 #우산도난 #장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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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경영 코치. 캡슐옷장으로 멋내는 선순환 스타일링 <선순환 옷경영 연구소> [책] 스타일, 인문학을 입다 / 주말엔 옷장 정리 / 기본의 멋 / 문제는 옷습관 / 매일 하나씩 쓰고 있습니다 [노트] 쇼핑 오답 노트 / 영화 4줄 리뷰 노트 / 작심삼글 글쓰기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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