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 홍보관 안의 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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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에는 정부의 명령으로 차의 재배농장과 생산기업의 분리가 이루어졌고, 차이쿠르라는 대규모 차 생산 유통기업이 생겨나게 되었다. 2003년부터는 친환경 차 재배가 도입되었고, 2004년부터 녹차(green tea) 생산이 이루어졌다. 튀르키에 차 역사를 알아본 다음에는 차이쿠르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을 살펴볼 수 있다. 제품은 크게 6가지로 나눠진다. 홍차(black tea), 녹차(green tea), 백차(white tea), 유기농차(organic tea), 디디(didi), 선물용 차(gift tea). 이 중 백차는 처음 들어본다. '달콤한 너트 향을 가진 가벼운 차'로 '기분을 좋게 해'준다고 한다. 디디는 차에 레몬이나 복숭아 성분을 넣은 청량음료다.
이곳에는 또 이들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 다방(茶房)도 마련되어 있다. 다기(茶器)인 주전자를 커다랗게 만들어 놓고 그 안에서 차를 서빙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차를 끓이는 주전자, 차를 제공하는 찻잔, 여러 종류의 차들이 가지런하게 놓여 있다. 그런데 사람이 없다. 그것은 우리가 아침 일찍 오기도 했지만, 리제 공항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 상시 운영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우리는 이웃하고 있는 커피숍으로 가서 커피를 한잔씩 마실 수 밖에 없었다. 커피숍에는 튀르키에의 국부로 여겨지는 아타튀르크 캐리커처가 걸려 있다.
리제에서 이스탄불로 날아가기

▲ 리제-아르트빈 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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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제 공항은 규모가 적고 탑승 인원이 많지 않아 입국수속이 금방 끝난다. 그리고 공항 안으로 들어가서도 걸어서 비행기를 탑승하게 되어 있다. 그것은 입국장 바로 앞에 비행기가 서 있기 때문이다. 출발 30분 전인 오전 11시경 튀르키에 에어라인 비행기에 오른다. 비행기는 11시 35분 리제공항을 출발한다. 1시간 50분 지난 오후 1시 25분에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비행기는 흑해를 따라 서쪽으로 날아간다. 지나가는 대표적인 도시가 트라브존(Trabzon), 삼순(Samsun), 카스타모누(Kastamonu)다. 트라브존과 삼순은 흑해에 연해 있는 항구도시다. 이에 비해 카스타모누는 해발 904m의 산지에 위치한 산악도시다.
트라브존은 축구선수 이을용이 한 때 몸담았던 트라브존스포르 구단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그러나 트라브존은 흑해를 건넌 실크로드 대상들이 카프카스와 페르시아로 가는 분기점 역할을 했다. 그리스, 로마, 비잔틴, 오스만 튀르키에로 이어지는 역사 속에서 아나톨리아 북동쪽 해안의 중심도시 역할을 했다. 오스만 튀르키에 술탄 술레이만 1세가 트라브존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그는 정치 군사적으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 지중해의 해상권을 장악하고 유럽으로 영토를 확장했다. 그는 세르비아와 헝가리를 정복하고, 1529년 오스트리아 수도 빈을 포위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빈 정복에는 실패했고, 이후 150년간 합스부르크제국과 오스만제국의 군사적 긴장 관계가 계속되었다.

▲ 마르마라해와 보스포루스 해협 그리고 이스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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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순은 1919년 케말 아타튀르크가 튀르키에 독립전쟁을 시작한 장소로 유명하다. 메르트(Mert)강이 도심을 관통해 흑해로 흘러 들어간다. 삼순은 해상교통의 요지여서 무역과 산업이 발달했다. 의료, 담배, 가구 같은 경공업과 조선, 화학, 자동차 부품 같은 중공업이 골고루 발달했다. 그로 인해 메르트강의 환경오염 문제가 자주 언급되고 있다. 삼순은 또 미녀가 많은 도시로 유명하다. 그것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그리스와의 인적 교류가 많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카스타모누는 내륙에 위치해서 대륙성 기후를 보여준다. 여행가 이븐 바투타가 14세기 이 도시를 방문해 40일 동안 머물렀다고 한다. 그는 <여행기>에서 이 도시의 물산이 풍부하고 물가는 싸다고 기록해 놓았다.
비행기는 이스탄불 권역으로 들어선다. 흑해와 마르라마해를 연결하는 보스포루스(Bosphorus) 해협이 보인다. 흑해 쪽으로 야부즈 술탄 셀림(Yavuz Sultan Selim) 대교가 보인다. 양쪽으로 현수교 형태의 주탑이 두 개 있고, 그 사이를 왕복 팔차선 다리가 지나간다. 비행기는 서서히 마르마라해 쪽으로 넘어간다. 그러자 이번에는 보스포루스 대교가 보인다. 곧 이어 골든혼(Gplden Horn)의 모습이 아주 선명히 보인다. 갈라타 다리, 아타 튀르크 다리, 그 뒤로 골든혼 다리가 보인다. 그리고 갈라타 다리 왼쪽으로 콘스탄티노플 왕궁이 있던 올드 이스탄불이 내려다보인다. 비행기는 마르마라해에서 이스탄불 서쪽 도심을 지나 이스탄불 국제공항에 도착한다. 이스탄불은 보스포루스 해협의 양쪽으로 펼쳐진 거대도시로 인구가 1600만 명에 이른다. 그리고 도시의 역사는 2600년이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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