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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참배 요청 외면, 지지자와 사진만... 한동훈에 기대 없다"

[스팟 인터뷰] '한 위원장 대전 방문 때 참배 요청' 정원철 해병대전역전국연대 집행위원장

등록 2024.01.04 17:05수정 2024.01.0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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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너무 안타깝다. 그렇게 소란스러우면 쳐다보기라도 할 텐데, 전혀 쳐다보지도 않았다. 정말 화가 났다."

정원철 해병대전역전국연대 집행위원장이 한 말이다. 그는 지난 2일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뒤에서 '오늘은 채OO 해병의 생일입니다. 참배하고 가주십시오'라고 소리쳤고, 이 장면이 담긴 영상이 화제가 됐다.

정 위원장은 채 상병 생일인 1월 2일을 맞아 해병대전역전국연대 회원들과 함께 추모행사를 진행하려 대전현충원을 방문했다. 그런데 때마침 대전현충원을 방문한 한 위원장 일행을 발견했고, 참배와 방명록 기록을 마치기를 기다린 뒤 채 상병 묘소 참배를 요청했다. 그러나 '한 위원장은 전혀 못 들은 것처럼 자신을 외면했고, 그래서 더 큰 소리를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 위원장에게 지금이라도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묻자 "기대가 없다"고 잘라말했다.

이어 "제가 한동훈이라는 한 개인이 아닌, 정부여당의 대표에게 요청한 것 아닌가. 그렇다면 들어 보기라도 할 수 있고, 뭐라 메시지라도 남길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자신을 철저히 외면한 한 위원장에게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다.

다음은 정 위원장과 3일 전화로 진행한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소리 질렀는데 없는 사람 취급, 들어보기라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MBC에서 3일 보도한 영상. 국립대전현충원을 방문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향해 정원철 해병대전역전국연대 집행위원장 외치고 있다.
MBC에서 3일 보도한 영상. 국립대전현충원을 방문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향해 정원철 해병대전역전국연대 집행위원장 외치고 있다. MBC유튜브갈무리
 
- 지난 2일 대전현충원에는 어떻게 가게 됐나?


"이날은 지난해 7월 수해 실종자를 수색하다 사망한 해병대 채 상병의 생일이다. 그의 묘비에는 2003년 1월 2일생이라고 적혀있다. 그래서 우리단체에서 채 상병 생일에 추모를 하자고 제안했고, 집행부를 중심으로 이날 오전 11시에 추모행사를 하기 위해 가게 됐다."

- 이날 참가자는 어떻게 모집했나?


"사실 우리는 가족이 아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성대하게 추모행사를 하고 싶었지만, 함께 하고 싶은 분들은 함께 가자고 지난 해 12월 19일에 제안했고, 약 30명 정도가 참여하게 됐다. 그리고 채 상병 묘소와 바로 옆에는 연평도 포격 사건 전사자 묘소도 있다. 또 우리가 알게 모르게 해병대에서 말도 안 되는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도 있어서 다 함께 추모할 목적으로 모이게 됐다."

- 이날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대전현충원을 방문했고, 정 집행위원장이 한 위원장을 상대로 소리를 질렀다. 그 장면이 찍힌 동영상이 지금 화제가 되고 있는데, 어떻게 된 것인지 경위를 설명해 달라.

"우리는 이날 11시에 현충탑에 모여서 참배하기로 했다. 저는 집행부라서 오전 9시 50분쯤 도착해서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엄청난 인파가 몰리더니 조금 후에 한 위원장이 도착했다.

한 위원장은 검은색 버스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사인도 해 주고, 사진도 찍고 그랬다. 그리고 현충탑 참배를 마친 뒤 방명록에 글을 남겼다. 그래서 저는 모든 공식 참배를 마친 한 위원장을 향해 소리를 지르게 된 것이다."

-당시 정확하게 뭐라고 소리 질렀나?

"'오늘은 채OO 해병의 생일입니다. 참배하고 가주십시오'라고 외쳤다. 처음엔 작은 소리로 요청을 드렸다. 그런데 한 위원장님이 수행원들과 경호원, 기자들에 둘러싸여서 잘 듣지 못한 것 같았다. 조금 더 크게 소리를 질렀다. 그랬더니 수행원 같은 분들이 저를 막 밀쳤다. 더 크게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었다. 그 영상 보시면 제가 아주 험상궂게 막 소리를 지르고 있는데,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 아무리 큰 목소리로 소리를 질러도 한 위원장은 전혀 못 듣는 사람처럼 그냥 지나갔다. 정말 화가 났다."

- 그렇게 소리를 지른 이유는 무엇인가?

"채 상병 사건에 대해 지금 국민들은 특검을 해야 한다는 데 73%가 동의하고 있다. 경향신문 여론조사 결과다. 국민적 여론이 이런 사건에 대해서 적어도 여당의 대표라는 분이 대전현충원까지 오셨으니 참배 요청 정도는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거기에서 채 상병 묘소까지는 5분도 안 걸린다. 제가 무리한 걸 요구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제가 한동훈이라는 개인에게 요청하는 게 아니지 않나. 저희들 입장에서야 특검법을 해 주면 너무 좋겠다는 생각이지만, 각 장소마다의 예의라는 게 있기 때문에 한 위원장이 참배를 마치고, 방명록을 다 쓰고 나온 뒤에 말씀 드린 것이다."

- 한 위원장이 그 소리를 듣고도 외면했는데, 어떤 심정이었나?

"정말 안타까웠다. 참배는 어렵더라도 최소한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안이니 제가 왜 그러는지 들어보기라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아니면 어떤 메시지라도 한마디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런데 그렇게 시끄럽게 소리를 지르는데도 마치 아무것도 안 들리는 사람처럼, 시간이 없는 사람처럼 쳐다보지도 않으셨다. 그리고는 계단을 내려가서 기념 단체사진도 찍도 지지자들과 사진도 찍고 그러셨다. 저는 그 뒤로 위경련이 왔다. 너무 힘들었다. 찬바람 속에서 그런 일을 겪다보니까 거의 그런 일이 없었는데, 스트레스를 너무 받았던 것 같다."

- 함께 한 분들도 계셨을 텐데.

"그날 행사 준비를 위해 저를 포함해 다섯 명 정도가 그 자리에 같이 계셨다. 그렇지만 다른 분들은 원치 않으셔서 저만 소리를 냈다. 사실 저희는 그렇게까지 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저 혼자만 하게 된 것이다."

"국힘에서 이후 연락 없어... 난 평범한 사람, 채 상병 죽음 진상규명 바랄 뿐"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기 전 지지자와 인사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기 전 지지자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혹시 그 이후 국민의힘에서 추모의 뜻을 전하거나 당시 사정을 설명하는 연락을 못 받으셨나?

"전혀 없었다. 제가 당원이기 때문에 아마 연락처도 있을 텐데 전혀 없었다."

- 국민의힘 당원으로 알려졌는데, 언제 가입하셨나?

"지난 대선 전에 가입했다. 저는 원래 문재인 정부가 굉장히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조국 문제나 부동산 문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등 그런 것들을 문 정부가 정말 잘못했다고 생각해서 반드시 정권교체가 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대선 전에 가입했다."

- 당원으로서 어떤 활동을 하셨나?

"경선투표는 했지만 그 뒤로 아무런 활동을 한 바 없다. 그냥 당비만 빠져 나가고 있다."

- 해병대전역전국연대는 언제 결성됐나?

"2023년 8월에 만들어졌다. 채 상병 사건 직후는 아니다. 우리는 해병대 전우회가 알아서 뭔가 역할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아무것도 안 하더라. 그래서 저희는 '저 사람들은 믿을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생각했고, 그런 모습을 보고 8월 무렵에 모여서 단체화를 하게 됐다."

-그럼 그때 처음으로 이런 단체활동을 하게 된 것인가?

"저는 해병대 전역한 이후 (해병대 전우회의) 그런 모습이 싫었다. 그래서 해병대 전우회 활동이나 그런 것을 전혀 하지 않고 있었다. 지금 저희와 함께 하는 해병대전역전국연대 회원 80%는 다 그런 분들이다."

- 기사에 보면 'MZ해병'이라는 표현이 있던데, 다 젊은 분들인가?

"꼭 그렇지는 않다. 20대부터 90대 한 분까지 있다. 주축은 주로 30대에서 60대다."

- 지금 그날 상황을 찍은 동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렇게 주목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나?

"사실, 왜 그렇게 관심을 가지고 계시는 지 잘 모르겠다. 저는 그냥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언론에 노출되고 하는 것 별로 좋아 하지 않는다. 초상권 그런 문제도 있지만, 그래도 제가 감내하는 것은 우리 후배인 채 상병 이슈가 지금 계속해서 잊히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 그래서 더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어떻게든 채 상병 죽음에 대한 진상이 규명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혹시 그럼 지금이라도 한동훈 위원장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기대가 없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가지 바로 잡고 싶은 것이 있다. <한겨레> 보도를 보면 저에게 한 수행원이 '이재명이 시켜서 왔느냐'고 했다고 돼 있는데, 그것은 오보다. 저에게 그런 말씀을 하신 분은 여성 지지자였다. 수행원이 아니다.

그리고 덧붙여서 당부 드리고 싶은 말씀은 해병대전역전국연대는 아직 결성된 지 1년도 안된 단체다. 홈페이지도 없다. 지금은 오픈카톡방이나 밴드를 통해서 가입할 수 있다. 전국에 있는 해병대 예비역분들께서 오픈 카톡이나 밴드에서 검색해 많이 가입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한동훈 #채상병 #정원철 #해병대전역전국연대 #대전현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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