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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사격 선수' 김예지 키운 감독의 리더십 "매년 인권 교육"

[인터뷰] 곽민수 임실군청 사격팀 감독 "선수 모두 존중받아야, 복지·안전·건강 관심 필요"

등록 2024.08.09 07:00수정 2024.08.0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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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사격 국가대표 김예지 선수 소속팀 임실군청 곽민수 감독(왼쪽)과 김예지 선수

사격 국가대표 김예지 선수 소속팀 임실군청 곽민수 감독(왼쪽)과 김예지 선수 ⓒ 이완우/이정민

 
"참가한 대회의 성적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선수들이 누구나 가정에서 귀한 딸이고 엄마란 사실입니다. 모두가 존중받아야 해요.

저희는 해마다 인권교육을 해 근로자의 권리와 인식 향상에 노력하고 있어요. 이곳 사격장은 우리 선수들이 함께 운동하는 훈련장이자 선수들이 근무하는 직장이기도 해서요."

전 세계가 주목한 '엄마 사격 선수' 김예지 국가대표 선수가 소속된 임실군청 실업사격팀 곽민수(46) 감독의 말이다.

지난 6일 전북종합사격장(전북 임실군 청웅면 소재)에서 만난 곽 감독을 통해 김예지 선수가 출산·육아에도 선수 생활을 안정적으로 지속할 수 있었던 원인을 엿볼 수 있었다. 성적을 우선시하는 풍토가 스포츠계의 지배적 정서인 터라 임실군청 실업사격팀의 운영 방식은 의미 있는 시사점을 주고 있다.

곽 감독은 파리 올림픽 선수단의 일원으로 참가했다가 지난 5일 귀국해 바로 전북종합사격장으로 복귀했다. 올림픽 여자 공기권총 10m 은메달리스트 김예지 선수는 파리 올림픽 공식 일정을 마치고 대한민국 올림픽 선수단 본진과 함께 7일 귀국했다.

기혼자 2명-미혼자 2명, 전국에서 모인 임실군청 사격팀
 
a  임실 전북종합사격장 본관, 사격인의 요람 심볼 문양

임실 전북종합사격장 본관, 사격인의 요람 심볼 문양 ⓒ 이완우

 
임실군청 실업사격팀은 2005년에 창단해 2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니고 있다. 2019년부터 곽민수 감독이 부임해 팀을 이끌면서 각종 국내외 대회에서 알찬 성과를 거두고 있다. 곽 감독은 전북체고를 졸업하고 현역 사격 선수로 활동했고, 전주대학교 사격팀 감독을 역임했다.

현재 임실군청 실업사격팀엔 김예지, 윤선정, 이시윤, 황성은 4명의 여성 선수가 소속돼 있다. 30대 초반의 기혼자가 2명, 20대 초중반의 미혼자가 2명이다. 선수 중 부산 출신이 2명이며 울산과 충북 출신이 각각 1명이다. 전국에서 모인 선수들은 전북종합사격장을 선수 생활의 터전으로 잡았다. 이곳은 국제 규격의 10m 사격장, 25m 사격장, 50m 사격장과 클레이 사격장을 보유하고 있어 각종 사격 대회가 자주 열린다.


곽 감독은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으로 임실군청 실업사격팀을 이끌어, 4명의 선수는 자매나 친구들처럼 웃으며 명랑하게 선수 생활을 한다고.

임실군청(군수 심민)의 관심도 한몫했다. 임실군청은 가능한 범위에서 적극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임실군청은 김예지 선수가 2018년 말에 결혼·육아로 선수 생활을 중단할 시기에 당시 새로 부임한 곽민수 감독과 협력해 김예지 선수가 선수 생활에 복귀(2019년 4월)하는 데 공을 들였다.


임실군청의 설명을 종합하면, 실업사격팀의 각종 국내외 대회 참가 및 전지 훈련, 선수들의 훈련 유니폼, 사격 연습 장비 구입 등에 예산을 배정해 지원하고 있다. 선수 복지 향상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임실군청 실업사격팀이 근래에 참가한 국제대회는 2023년의 ISSF 자카르타 월드컵 사격대회(인도네시아), ISSF 보팔월드컵 사격대회(인도), 제15회 아시아 사격선수권대회(대한민국), 세계주니어 선수권대회(대한민국)와 2024의 자카르타 아시아 소총, 권총 선수권대회(인도네시아) 등이다. 결코 적지 않은 횟수다. 여러 대회에 참가한 노력이 김예지 선수의 파리 올림픽 은메달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우리 선수들, 귀한 딸이자 엄마"
 
a  임실군청 실업사격팀 곽민수 감독

임실군청 실업사격팀 곽민수 감독 ⓒ 이완우

 
임실군청 실업사격팀 소속의 감독과 선수들은 계약직 공무원 6급(감독)·7급(선수)의 대우를 받으며 계약 기간 중 안정된 환경에서 사격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공무원법에 규정된 휴가 규정도 실질적으로 보장해 선수들은 연가, 병가, 출산휴가 등을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사용한다.

그러나 번듯한 제도가 있어도 이를 실제 적용하는 것은 또다른 차원의 문제다. 기자와 인터뷰한 곽민수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근로자"라며 "선수들의 복지, 안전과 건강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적극적인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대회 성적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선수들이 가정에서 귀한 딸이고 엄마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성적 창출도 중요하지만 보편적 원칙을 지킴으로써 안정적 환경 조성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저희는 해마다 인권교육을 해 근로자의 권리와 인식 향상에 노력하고 있어요. 이곳 사격장은 우리 선수들이 함께 운동하는 훈련장이자 선수들에겐 매일 근무하는 직장이기도 해요."

김예지 선수를 기다리고 있는 임실군청 실업사격팀의 일정은 바쁘다. 김예지 선수 환영 일정·행사를 마치고 오는 10월 11일부터 13일까지 경남 통영시에서 열리는 제105회 전국체육대회 참가를 본격 준비한다.

[관련 기사]
'차가운 명사수' 김예지, 수십킬로 고갯길 자전거 출퇴근 https://omn.kr/29nkr
#임실전북종합사격장 #곽민수감독 #운동선수근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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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해설사입니다. 향토의 역사 문화 자연에서 사실을 확인하여 새롭게 인식하고 의미와 가치를 찾아서 여행의 풍경에 이야기를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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