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특사 1219명... 김경수·조윤선·원세훈 복권

▲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2024년 광복절 특별사면을 발표하고 있다. ⓒ 유성호

[기사보강 : 13일 낮 1시 00분]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복권됐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등도 사면·복권 대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박성재 법무부장관은 1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정부는 정치인과 경제인을 포함해 중소기업인·소상공인 등 1219명에 대한 8·15 광복절 특별사면을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여객·화물 운송업, 생계형 어업, 운전면허 등 행정제재 대상자 총 41만7260명에 대한 특별감면 조치도 이뤄진다. 앞서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윤석열 대통령의 재가가 이뤄졌다.

박성재 장관은 "이면 사면을 통해 우리 사회의 통합과 화합의 기회를 마련하고, 경제성장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새로운 도약의 미래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댓글 공작 유죄' 정치인·공직자 대거 사면·복권

▲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지난 6월 14일 인천공항에서 출국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영국에서 유학 중인 김 전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을 위해 잠시 귀국했다. ⓒ 연합뉴스

전직 주요 공직자와 정치인 등 55명이 사면·복권 대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박성재 장관은 "국정수행 과정에서의 잘못으로 처벌받았으나, 장기간 공직자로서 국가와 사회를 위하여 헌신한 주요 공직자들을 비롯한 여야 정치인 등을 사면함으로써 정치·이념을 넘어선 통합과 화합의 기회를 마련(했다)"라고 강조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반대했던 김경수 전 지사 복권도 이뤄졌다. 김 전 지사는 이른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2021년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돼 복역하다가 2022년 12월 '복권 없는 사면'을 통해 5개월의 잔여형기를 면제받고 출소했다.

김 전 지사는 이번 복권으로 향후 모든 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 가까운 전국 단위 선거는 지방선거로 2026년 6월에 진행된다. 다음 대선과 총선은 2027년 3월과 2028년 4월이다.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해서는 잔형집행면제와 복권이 함께 이뤄졌다. 원 전 국정원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댓글 공작을 한 게 드러났고, 여러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확정된 그의 형량은 모두 14년 2개월이었다. 그는 지난해 신년 특별사면으로 감형받고 8월에는 2년 10개월의 잔여 형이 남았음에도 가석방된 바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의 댓글 공작을 지휘해 대법원에서 1년 6개월 형을 확정받은 뒤 복역 중 가석방된 조현오 전 경찰청장도 복권됐다. 박근혜 정부 시절 정보경찰을 동원해 총선에 개입하고 정부 비판 세력을 사찰한 혐의로 유죄를 받은 강신명·이철성 전 경찰청장에 대해서는 형선고실효와 복권이 이뤄졌다.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의 이름도 눈에 띈다. 조 전 장관은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보수단체를 지원한,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사건'으로 유죄를 받았지만 2022년 12월 특별사면으로 복권됐다.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 배제 사건(블랙리스트 사건)의 경우 올해 2월에 징역 2년이 최종 확정됐다. 결국 조 전 장관은 이번에 형선고실효와 함께 복권됐다.

송강 법무부 검찰국장은 김경수 전 지사 복권을 두고 "대상자의 범행 경위, 이미 특별사면 및 복권을 받은 동종 사범과의 형평성, 이번 사면에서 댓글 여론 조성 사건 관련자 다수가 특별사면 및 복권 대상자인 점을 포함해서 기본적으로는 정치적 갈등 상황을 일단락하고 국민통합과 나라 발전의 계기를 마련한다는 사면 본연의 취지대로 실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경제인들도 사면 대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사고팔아 11억 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로 유죄가 인정돼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된 이동채 전 에코프로그룹 대표는 잔형집행을 면제받았다.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 조순구 전 인터엠 대표, 최규옥 전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은 복권됐다.

이번 사면의 효력은 오는 15일 0시에 발생한다.

▲ 박성재 법무부 장관, 김경수, 조윤선 등 1219명 ‘8·15특별 사면’ 발표 ⓒ 유성호

이날 발표된 주요 특별사면 명단은 다음과 같다.

[전직 주요 공직자 및 정치인]

- 잔형집행면제 및 복권
= 원세훈 전 국정원장

- 형선고실효 및 복권
=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 강신명 전 경찰청장
= 이철성 전 경찰청장
= 정철수 전 경찰청 대변인
= 김성근 전 경찰청 정보국장
= 황성찬 전 경찰청 보안국장
= 김상운 전 경찰청 정보국장
= 박기호 전 경찰청 정보국 정보2과장
= 박화진 전 청와대 치안비서관
= 정창배 전 청와대 치안비서관실 선임행정관
= 이재성 전 청와대 정무1비서관실 선임행정관

- 형선고실효
= 김재원 전 경찰청 홍보담당관

- 복권
=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 조현오 전 경찰청장
=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 정재찬 전 공정거래위원장
= 원유철 전 국회의원
= 엄용수 전 국회의원
= 노철래 전 국회의원
= 염동열 전 국회의원
= 박상은 전 국회의원
= 신학용 전 국회의원
= 권오을 전 국회의원
= 송희경 전 국회의원
= 이군현 전 국회의원
= 홍일표 전 국회의원
= 황주홍 전 국회의원
= 박종희 전 국회의원
=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
= 김시환 전 청양군수
= 권선택 전 대전시장
= 이기하 전 오산시장
= 최조웅 전 서울시의원
= 김재열 전 울산시의원
= 김금용 전 인천시의원
= 조주홍 전 경북도의원
= 유영구 전 명지학원 이사장
= 오현득 전 국기원장
= 최동열 전 강원랜드 전략기획본부장

[경제인]

- 잔형집행면제
= 이동채 전 에코프로그룹 대표

- 복권
=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
= 조순구 전 인터엠 대표
= 최규옥 전 오스템임플란트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