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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 광복절... 독립유공자는 없고 금메달을 위한 경축식?

등록 2024.08.15 11:40수정 2024.08.15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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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위) 정부 주최 광복절 경축식 (아래) 광복회 주회 광복절 기념식

(위) 정부 주최 광복절 경축식 (아래) 광복회 주회 광복절 기념식 ⓒ 유튜브 갈무리

 
정부가 주최하는 광복절 경축식과 독립운동단체의 광복절 기념식이 따로 열리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습니다.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이 15일 오전 10시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습니다. 그러나 광복회 등 독립운동단체와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독립운동단체와 야당이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을 가리켜 '친일 뉴라이트 인사'라며 참석을 보이콧한 것입니다.

광복회를 비롯한 국내 37개 독립운동단체와 민주당, 조국혁신당 등 야당은 효창공원 백범기념관에서 광복절 기념식 행사를 치렀습니다. 광복회는 입장문을 통해 "정부의 친일 편향적인 정책에 항의하고 일제 극복과 함께 자주독립을 되찾은 광복절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독립운동을 왜곡하고 역사를 폄훼하는 광복절 경축식에는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우 의장은 "(윤 대통령은) 국민에게 상처를 주고 광복절 경축식을 반쪽으로 만들어 놓은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며 "국민을 분열시키고 국민에게서 광복절을 빼앗아 무엇을 남기려 하는 것인지 납득되지 않는다"라며 윤 대통령을 비판했습니다.

앞서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종찬 광복회장이 현재 정부가 추진하지도 않는 '건국절 제정' 철회를 요구하고 대통령 권한인 인사 문제에 대해 의견 제시를 넘어 그 뜻을 관철하려는 것은 과도한 처사"라며 "광복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한다면 국가기념일까지 반쪽 내선 안 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독립유공자는 없고 금메달을 위한 경축식
 
a  윤석열 대통령이 독립유공자 후손과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과 함께 광복절 경축식 행사장에 입장하고 있는 모습

윤석열 대통령이 독립유공자 후손과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과 함께 광복절 경축식 행사장에 입장하고 있는 모습 ⓒ 유튜브 갈무리

 
정부의 79주년 광복절 경축식을 가리켜 한 누리꾼은 "독립유공자는 없고 금메달을 위한 경축식"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이날 경축식은 처음부터 끝까지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중심으로 행사가 진행됐습니다.

윤 대통령과 함께 입장하는 사람을 보면 독립유공자 후손도 있지만 단복을 입은 금메달리스트가 있었고, 애국가 제창 때 나온 배경 영상에도 파리올림픽 경기가 자주 보였습니다. 국기에 대한 경례에서도 맹세문 낭독은 파리올림픽 양궁 3관왕인 임시현 선수가 했습니다.


생중계를 지켜보던 누리꾼들은 파리올림픽 선수들이 국위선양을 한 것은 맞지만 경축식에 독립유공자보다 금메달리스트를 앞세운 것은 광복절의 의미를 퇴색시킨 것이라는 비판의 댓글을 달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기념사... 과거사 언급도 일본 비판도 없었다


윤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우선 과거사에 대한 언급이 2년 연속 없었습니다. 강제동원 피해자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위로는커녕 과거사를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언급조차 없었습니다.

일본에 대한 비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혀 없었습니다 일본의 군국주의나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 유산 지정에 따른 강제동원 표현이나 설명이 빠진 점도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a  2023년과 2024년 윤석열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 비교

2023년과 2024년 윤석열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 비교 ⓒ 임병도

 
정부 비판 세력에 대한 비난은 올해도 등장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가짜뉴스'를 언급하며 "사이비 지식인들이 거짓선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선동과 날조를 하며 우리의 앞날을 가로막는 반통일 세력"이라고 비난한 뒤 "허위 선동과 사이비 논란에 휘둘려선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산전체주의를 맹종하며 조작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 세력들이 여전히 활개 치고 있다"면서 "공산전체주의 세력은 늘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운동가, 진보주의 행동가로 위장하고 허위 선동과 야비하고 패륜적인 공작을 일삼아왔다"며 과거 독재정권에서 정부 비판 세력을 용공으로 몰고 갔던 프레임을 꺼내들었습니다.

광복회와 독립운동단체, 야당이 불참한 반쪽짜리 광복절 경축식에 대한 설명이나 대책, 사과도 없었습니다. 특히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두고 불거진 사태에 대한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정부 광복절 경축식과 광복회의 광복절 기념식을 생중계로 지켜보던 누리꾼들은 "광복절에 일본 얘긴 없고 북한만 이야기하다 끝났다", "이 꼴을 보자고 독립운동을 한건 아닐 텐데", "용산총독부로부터 독립이 필요하다"고 한탄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광복절 #경축사 #윤석열 #광복회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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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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