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기행 관련 협의 아이들은 쓰고, 만나고, 대화하며 성장한다.
안사을
문제는 학교 현장에 이러한 고민이 없다는 것이다. 학생에게 손쉬운 결과물을 안겨주는 이 행위가 그들에게 어떤 악영향을 끼칠 것인가에 대해 숙고하는 시간 없이, 눈앞에서만 성공적인 수업을 가져다주는 AI의 편리함에 젖어 들고 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교육의 방향과 목적을 제시하고 책임져야 할 교육부와 교육청이 오히려 이러한 태세를 부추기고 있다. 사회의 변화가 학교에 고스란히 옮겨갔을 때 교육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 그것을 오히려 통제하고 제한해야 할 터인데, 앞다투어 어떻게 하면 더 많이, 더 빨리 교실로 들일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기존에 사용하던 기자재는 창고로 들어갔고 스마트칠판, 개인용 노트북이 보급되었다. 사용 연한이 지나지 않아 폐기할 수도 없고 공적 물품이라 기부하거나 중고로 팔 수도 없다. 아직도 전원을 넣으면 힘차게 켜지는 TV와 프로젝터 등이 할 일을 잃고 잠정적 고철 신세가 되었다.
학생을 직접 만나는 교사의 수는 줄여가면서 AI교과서 사업과 각종 에듀테크 연수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는다. 이 모든 것이 교육적 효용성을 지니는지에 대한 검증 없이 한두 해만에 이루어졌다. 교육은 이제 '백년지대계'가 아니라 '백일지소사'에 불과한 수익사업이 되어버렸다.
정책이 그러하더라도 현장의 교사는 부화뇌동하지 않기를 바란다. 아이들을 성장시키는 것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아이들의 두뇌와 인성, 사회성과 적응력을 키우기 위해선 고되고 지난한 과제를 완성해 나가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염두에 둔 채로 학습도구와 교수방법을 선택하고자 한다.
난 올해도 내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뮤지컬 대본을 만들어낼 것이다. 시적인 표현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에게 어느 무엇의 도움 없이 내면의 고민을 통해서 서툰 가사라도 한 편 완성하게 할 것이다. 나 또한 밤을 밝혀가며 악상을 떠올리고 곡을 써 나가야 한다.
그렇게 만든 악곡에 어우러질 모든 안무는 학생들이 직접 예술적 상상을 통해 만들고, 함께 시연해 보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갈 것이다. 비록 촌극 수준의 결과물이라 할지라도 우리가 직접 완성한 뮤지컬을 무대에서 공연하고, 그 과정을 통해 부쩍 성장한 학생들의 내면을 바라보며 뿌듯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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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립 대안교육 특성화 고등학교인 '고산고등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과의 소통 이야기 및 소소한 여행기를 주로 작성해왔습니다.
2025년, 한 아이의 아빠가 되어 새로운 삶을 시작했습니다. 아빠가 쓰는 육아일기를 통해 한 아이의 양육 뿐 아니라 한국의 교육, 인류와 생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민하는 시민기자가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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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분 만에 만들어진 뮤지컬 음악... 전 도저히 못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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