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콩코드 광장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개막식에서 축하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그때마다 나는 충실히 설명을 해준다. 아직 편견이 없는 아이는 단순한 연민의 시선으로 장애인 선수들을 보지 않는다. 그저 나와는 조금 다른, 혹은 조금 불편한 한 사람으로 바라볼 뿐이다. 몸은 좀 불편하지만 한 스포츠 분야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실력을 쌓은 선수로 인식할 뿐이다.
이따금 휠체어를 타고 있는 선수들은 화장실을 어떻게 가는지, 턱이 많은 도로를 지나기 어렵지는 않은지를 묻기도 했다. 그럴 때면 우리나라에서 장애인을 평소에 잘 볼 수 없는 이유가 휠체어가 다니기 불편한 대중교통과 도로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지금은 잘 걷고 뛰는 아이들이 아주 어릴 때, 유아차를 끌고 다니기가 얼마나 힘겨웠는지를 말해주니, 장애인도 편하게 다닐 수 있도록 거리를 바꿔야 하는 게 아니냐는 답변이 돌아왔다. 패럴림픽은 단지 스포츠를 넘어 장애에 대한 인식과 공감도 배울 수 있는 세계적인 이벤트였던 것이다.
하지만 방영 자체를 거의 안 하는 데다 시간대도 너무 한낮이다 보니, 챙겨 보기가 무척 어렵다. 경기를 기다리는 시청자 입장에서도 이렇게 아쉬운데, 무엇보다 이 순간을 위해 구슬땀 흘려왔던 선수들과 가족들은 얼마나 서운할까.
선수들 각자의 사연, 각자의 장애 서사
선천적인 원인보다 후천적인 원인으로 장애를 얻은 사람이 많은 만큼, 선수들에게는 각자의 서사가 있다.
휠체어 펜싱 플뢰레 카테고리 B 동메달 결정전에서 아쉽게 패한 조은혜 선수는 2017년 낙상 사고를 당하기 직전까지 영화계에서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했다. 낙상으로 척수 손상을 입고 하반신이 마비돼 기존의 일을 접을 수밖에 없었단다.
우연히 휠체어 펜싱을 보고 매료돼 장애인펜싱협회에 연락해 운동을 시작하고 패럴림픽 무대까지 밟게 되었다고 한다.

▲ 2024 파리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선수단의 펜싱 조은혜(앞)와 배동현 선수단장 등이 지난달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패럴림픽 트라이애슬론(스포츠등급 PTS3) 경기에서 1시간 24분 01초를 기록해 10위를 차지한 김황태 선수의 사연도 남다르다. 두 팔이 없는 김황태 선수는 허리의 힘만으로 수영을 진행해야 했다.
김황태 선수는 2000년 전선 가설 작업을 하다가 고압선에 감전돼 양팔을 잃었다. 양가 상견례를 불과 한 달여 앞둔 시점이었다. 당시 7년 째 교재 중이던 김진희씨는 김황태 선수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이번 패럴림픽에서 김진희씨는 경기 보조인인 핸들러로 종목과 종목 사이에 환복을 하는 등 준비 과정을 돕는 역할을 했다.
이런 사연들은 관심을 갖는 사람들에게만 드러난다. 기사도 포털의 상위를 차지하지 못하는 데다 TV에서도 일부러 시간을 할애해 전달하는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패럴림픽 중계 확대를 위해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관련 기관이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개선은 잘 보이지 않는다. 패럴림픽 중계의 확대는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더 포용적인 사회로 가기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때부터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같은 곳에서 개최한 것도 나란히 함께 한다는 뜻이 담긴 결과다.
언제쯤이면 패럴림픽도 올림픽처럼 TV만 틀면 볼 수 있을까. 중계를 해보지도 않고 인기가 없을 것이라 단정하는 건 지나친 선입견은 아닐까.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편성을 하는 방송사는 절정의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나올 수 없는 걸까.
다음 LA패럴림픽 때는 더 많은 경기를 아이들과 함께 시청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마음으로 응원하고 감동을 나누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 그런 날은 과연 올 수 있을까.
지속가능한 가치로 아이들을 길러야 한다는 의미를 담아 육아 이야기를 씁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1
쓰는 사람.
『아직도 글쓰기를 망설이는 당신에게』를 펴냈습니다.
공유하기
"패럴림픽이 뭐예요?" 묻는 아이, 그런데 중계를 안 하네요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