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연 너른 잎 위의 왜가리 (24.09.04)
김태윤
가시연꽃 군락지가 펼쳐진 대정저수지의 제방 풀밭에 토종 양서류 참개구리가 쉬고 있었다. 몸길이 7cm 정도 되는 참개구리가 힘이 넘쳐 보이며 당당하다. 이 저수지에서 올챙이 시절부터 살아와서 자신의 영역이라고 자신감이 있는 듯하다.
1980년대에 만화 드라마 '개구리 왕눈이'가 있었다. 개구리 왕눈이는 피리를 잘 불었으며 용기와 의리가 있는 소년이었다. 대정저수지에서 참개구리가 연못 속의 섬 같은 가시연꽃의 커다란 잎 위에 앉아 희망의 노래를 부를 것 같았다.
개구리 소년 개구리 소년
네가 울면 무지개 연못에 비가 온단다
비바람 몰아쳐도 이겨내고
일곱 번 넘어져도 일어나라
울지 말고 일어나 피리를 불어라
삘릴리 개굴개굴 삘릴릴리
삘릴리 개굴개굴 삘릴릴리
무지개 연못에 웃음꽃 핀다
가시연꽃은 한낮의 기온이 높은 여름철인 7월부터 8월 중순까지 개화가 절정을 이룬다. 이곳 저수지의 가시연꽃은 꽃봉오리가 비교적 늦은 시기인 9월 하순 이후에 많이 올라오고 있어서, 가시연꽃이 활짝 피는 장관은 보기 힘들다.
그러나 가시연꽃은 꽃봉오리 상태인 폐쇄화로 열매를 맺을 수 있으므로 내년을 기약하는 희망이 있다.
이곳 저수지에 서식하는 동식물은 충실한 생명력으로 색색이 아름다운 가을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임실 대정저수지의 생태 환경이 회복되어, 멸종위기 식물 가시연꽃 군락이 여름철에 힘차게 자주색으로 개화하는 무지개 연못이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