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수 해방신학연구소장최근 <예수운동 역사와 신학>을 펴낸 김근수 소장은 언론매체에 기고하는 칼럼을 통해 집권세력의 불의와 이에 침묵하는 종교인을 향해 날카로운 비판을 가하고 있다.
황의봉
대한민국은 현재 총체적 불신 사회다. 대통령이 산유국의 꿈이 실현될 것이라고 호언해도 불과 며칠 만에 절반을 훨씬 넘는 국민이 이를 믿지 않는다[1]. 국회 청문회장에 나온 장·차관과 장군은 증인 선서를 거부해 대놓고 거짓말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개혁의 최우선 대상으로 꼽혀온 검찰은 물론 사법부마저 믿지 못하겠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진다.
무소불위 권력을 감시해야 할 언론은 '검찰의 애완견'이라는 조롱의 대상이 됐고, 최고부수를 자랑하는 신문은 뉴스 신뢰도 꼴찌를 기록했고, 국민의 방송이라던 KBS도 신뢰도가 급전직하 중[2]이다. '진리의 전당' 대학도 예외가 아닌 듯하다. 대통령 부인의 논문표절 심사를 2년이 넘도록 질질 끌며 결과 발표를 뭉개 온 대학의 총장은 교수와 학생들의 거부로 연임이 좌절됐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 진실을 말하고 불의를 꾸짖을 '신뢰와 권위'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많은 사람이 마지막 희망으로 종교와 성직자를 쳐다본다. 유신독재 시절 김수환 추기경과 정의구현사제단이 민주화를 부르짖는 학생 시민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돼주었던 기억을 떠올리기도 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 종교 지배층은 있을지언정 진정한 종교 지도층은 없습니다."
제주의 해방신학자 김근수는 단언했다. 이 나라 종교계를 이끄는 성직자마저도 기대할 게 없다는 말이다. 최근 <시민언론 민들레>의 칼럼과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윤석열 정권과 종교계를 향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아 온 김근수 해방신학연구소장을 만나 대통령 언행의 본질과 불의에 침묵하는 성직자,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목하는 해방신학을 화두로 대화를 나눴다.
6월 말 제주 한라수목원에서 만난 그에게 우선 해방신학이 어디에서 유래한 것인지, 어떤 점을 중시하는지를 들어보는 것으로 시작했다.
"예수가 지금 한국에 온다면 탄핵 촛불집회 나갈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