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소속 급식노동자 등이 2022년 6월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급식실 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 및 산업재해 예방 국정과제 이행, 학교급식실 적정인원 배치 등을 요구하며 '점심한끼 같이 먹읍시다'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이희훈
정훈님, 결국 현 상황을 해결하는 근본적인 방법은 학교 급식 노동자의 처우와 환경 개선을 통해서 인력 수급을 원활하게 만드는 일이 아닐까요? 폐암 방지를 위한 환기 시설 개선은 물론이거니와, 현재의 저임금·고강도 노동의 구조를 변화시켜야만 합니다. '국가와 지자체가 급식실 종사자 건강보장 책임을 지도록 하고, 학교급식위원회에서 학교 급식 종사자의 1인당 식수인원과 산재 예방을 위한 시설 개보수와 처우 개선 등을 심의하도록 한' 학교급식법 개정안(정혜경 의원 대표발의) 등도 국회에서 하루빨리 논의되고 통과될 필요가 있습니다. 급식 노동자 처우가 개선되는 모습이 가시화돼야, 급식 노동자 부족 사태도 끝날 겁니다.
현재의 저임금·고강도·고위험 구조는 어쩌면 '밥'을 하는 일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그래서 급식 노동의 가치를 폄하하는 한국 사회의 그릇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힘든지도 간과한 채로 우리는 학교 급식 노동자의 희생에 전적으로 의존해온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그 '밥'을 결코 아무나 하지 않는다는 걸 <흑백요리사>에서 이미영 셰프가 보여줘서 다행입니다만, 한편으로는 어쩌면 미쉐린 셰프 못지 않은 능력을 갖고 있는 수많은 학교 급식 노동자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 있다는 사실 또한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이미영 셰프가 경연을 다 끝내고 남긴 "영광이었습니다. 저는 성공한 여자라고 생각합니다"라는 말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시민들의 관심이 <흑백요리사>의 '급식대가'를 넘어서, 더 많은 학교 급식 노동자들이 '성공한 여자'가 될 수 있고, 존경받고 사랑받는 '셰프'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까지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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