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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주택학교에 입소한 학생들과 함께
목조주택학교에 입소한 학생들과 함께 ⓒ 장승현
목조주택이란 일반적으로 경량 목구조를 말한다. 경량목구조란 투바이 퍼의 규격화된 나무로 프레임을 짜고 집을 지어가는 걸 말하기도 한다. 보통 시골에서 투바이 퍼 공법으로 집을 짓다 보면,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이 판잣집이 아니냐고 한다.

나무로 얼기설기 집을 짓고, 합판으로 외벽을 마감하고, 사이딩으로 마감하니까 판잣집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겉으로 볼 땐 이래도 목조주택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짓고 있는 공법이 투바이 퍼 공법이다. 경량목구조라고도 하는 이 공법은 일반인들이 집을 짓는데 가장 경제적이고 가장 손쉽게 지을 수 있는 공법이다.

목조주택은 고급주택?

지금까지는 이 목조주택이 한국에 상륙하면서 이상하게 고급주택으로만 인식이 되어왔다. 처음에는 돈이 있는 사람들이 전원생활에 별장 형태로 집을 짓다보니까 집 자체가 고급으로 흘러온 면이 있다. 구조야 어떻게 짓든 똑같겠지만 그 안에 들어가는 부속물과 인테리어 장식 등 건축하는 재료가 터무니없이 비싸지니까 목조주택이 한 때는 평당 500만원까지 올라가는 일이 있었다.

원래는 그렇지 않은데 한국의 전원주택으로 자리 잡고부터는 목조주택이 일반 서민들이 범접할 수 없는 고급주택으로 변해버렸다. 그러면서 목조주택은 일반 서민들이 지을 수 없는 집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내 생각은 목조주택이야말로 돈이 없는 일반 서민이 지을 수 있는 유일한 공법이라고 생각한다.

조적이나 콘크리트 같은 건 공정이 기술자들의 손이 여러 번 가야 하니까 건축의 단가가 기본 가격을 훌쩍 뛰어넘게 되는 것이다. 거기에 비하면 목조주택은 일반인들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기술이고 건축 시간도 엄청나게 단축되어 단가가 그리 비싼 편이 아니다.

완성된 목조주택의 모습
완성된 목조주택의 모습 ⓒ 장승현
목조주택이 비싼 이유는 비싼 자재를 쓰지 않아도 되는데 비싼 자재만을 고집해서 그렇다. 창문을 보자, 목조주택에서는 꼭 시스템 창호를 쓴다. 건축비가 따르지 않는데 시스템 창호를 쓸 필요가 있는가? 엘지 하이샤시 정도만 해도 일반 조적 집보다는 훨씬 따뜻하고 방음 효과가 뛰어나다.

그리고 화장실의 변기를 그렇게 비싸게 놓을 필요가 없다. 그냥 쓰는데 불편하지 않고 눈에 띄게 촌스럽지 않으면 되지, 변기 하나에 백만원씩 가는 걸 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렇게 단가가 높으면 업자로서는 그만큼 이윤도 높아지니까, 업자측이나 자재판매상으로서는 단가가 높은 전원주택일수록 좋은 집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목조주택과 조립식 집은 구조만 다를 뿐

내 경험으로 볼 때 이렇게 목조주택을 짓는데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목조주택이란 그리 비싼 건축 방법이 아니다. 심하게 말하면 조립식 집 하고도 단가를 맞출 수 있는 게 목조주택이다.

예를 들어 조립식 주택과 목조주택의 차이는 구조만 다를 뿐이다. 구조를 조립식 패널로 하느냐, 나무와 합판으로 하느냐에 따라 건축 방법이 달라지는 것이다. 내부 마감이나 창호, 인테리어는 조립식이든 목조주택이든 똑같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볼 때 조립식이든 목조주택이든 구조재의 자재 단가나 공정에서의 품을 따져보면 거의 차이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건 목조주택이 일반인들한테 잘 알려지지 않았고, 돈 많은 사람들이나 건축업자들이 왜곡되어 알려지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북미 등 외국에서는 목조주택이 가장 서민적이고 일반적인 건축 방법이다. 왜냐하면 건축방법이 간단하고 단순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누구나 손수 집을 지어도 가능하고 시간을 가지고 노력하면 집짓는 법을 터득할 수 있다.

투바이 퍼라는 각재를 가지고 톱과 못 박는 총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공작 만드는 것처럼 집을 지을 수 있다. 단 집을 지을 때는 오랜 전문가들이 해온 목조주택 공법이 있다. 북미 등에서 카우보이 등이 오랜 경험상 해온 기술이 있다. 이것만 습득을 해보면 목조주택이란 누구나 쉽게 집을 지을 수 있는 것이다.

필자는 이런 목조주택의 공법을 일반대중들한테 쉽게 알려주길 원해 얼마 전 일반인들을 상대로 목조주택학교를 개강했다. 물론 수강료는 무료고, 일당도 받아가며 목조주택 기술을 배우는 학교를 개강한 것이다.

현재는 수강생들이 5명인데 이 다섯 명이 29평짜리 목조주택을 처음부터 마무리까지 직접 시공하고 집을 완성해 가고 있다. 물론 거기에는 전문가인 필자가 전체 공정을 챙기고 지도하고 조언하는 것이지만, 29평 되는 목조주택을, 망치도 처음 잡아보는 수강생들이 집짓기를 스스로 알아서 해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일반 전원주택 독자들한테도 목조주택에 대한 인식을 쉽게 하기 위해서 목조주택 학교에서의 목조주택 시공하는 모습을 사진과 함께 연재하는 게 목조주택 대중화에 기여하는 것 같아 이렇게 지면으로나마 준비하고자 한다.

목조주택학교 개강하다

인터넷상으로 목조주택 학교를 알리고 수강생들을 모았다. 그래서 모인 인원이 6명, 5명이 정예부대로 남았고, 그중 한 명이 청강생 형태로 학교에 결합하기로 했다. 유일하게 여자 분으로 홍일점인 대학 교수님이 시간 나는 대로 구경하고 참여하시겠다고 했다.

전직이 화려한 5명은 열의가 대단했다. 오랫동안 직장에서 모범적인 사회생활을 해오신 분도 있었고, 대기업의 간부로 해외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분도 계셨고, 또 다른 두 분은 사회운동도 열심히 해오고 현재도 생태문화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셨다. 또 한 분은 시골에서 진짜 농사꾼으로 열심히 일하는 분이다.

첫날 내가 살고 있는 고복저수지에서 만났다. 닭도리탕에 소주를 한잔 하면서 상견례를 한 이날 처음 보는 인상들이 모두들 목조주택에 대한 열정이 엄청났다. 제일 걱정했던 일은 목조주택을 배우러 와서 종이와 볼펜만 들고 와 강의 형태로 뭘 얻어가려고 하는 것이었다.

그러면 난 단 하나도 알려줄 게 없고 그럴 능력도 없다고 말했다. 단지 내가 원했던 건 못 주머니와 망치를 들고 처음부터 망치질이며, 기계 다루는 거며, 처음부터 끝까지 잡부들처럼, 목수 일을 배우는 일꾼들처럼 시작하는 걸 원했다.

다행히 수강생 5명은 못 주머니를 다 챙겨왔고, 처음 망치질을 하고 작업을 하는데 서툴러 보이지 않았다.

"저는 학교라고 했지만 실질적으로 함께 집을 지어 보는 게 기술 배우는 데는 최고입니다. 우선 여러분들이 정말 일꾼들처럼 제 지시에 따라주시고, 집 짓는 작업에 함께 해줬으면 합니다. 단 이번 학교에서 일을 하면 당연히 일당 지급이 됩니다. 아주 많은 일당은 아니지만 일당을 주고 일을 시키니까 제가 여러분들한테 좀 빡세게 일을 시킬 겁니다. 각오하십시오."

터파기 작업
터파기 작업 ⓒ 장승현

기초공사

기초공사는 목조주택 학교를 하기 전에 미리 처놓았다. 보통 기초는 줄기초와 평기초로 나뉜다. 목조주택에서는 일반적으로 평기초를 하는데 나는 줄기초와 평기초를 혼합한 'ㄷ' 자 기초로 한다. 내가 이름을 지은 것인데 기초를 'ㄷ' 자를 거꾸로 엎어놓은 듯한 모양이라고 그렇게 명명했는데 목조주택에서는 여러 가지를 감안해 가장 적합한 기초라고 생각한다.

일단 평면도가 있으면 평면도상에 외벽 부분을 포크레인 바가지 정도의 넓이와 두 자 정도의 깊이로 파낸다. 파낸 흙을 건물 안쪽에 넣고 포크레인으로 다진 다음 외벽에 폼을 대고 그 안에 철근을 넣고 레미콘을 치면 된다.

이 공법은 레미콘 양이 많기 때문에 폼 버팀목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으면 밀리는 수가 있다. 그래도 한번에 레미콘을 치면 '펌프카' 비와 인건비와 여러 가지 경비가 절약된다. 이렇게 친 기초는 외부에서 보면 기초가 높이 올라간 것처럼 보이고, 기초가 높다 싶으면 흙을 쌓아 마당을 올려도 되고 흙을 긁어 마당을 내려도 된다.

기초레미콘 타설
기초레미콘 타설 ⓒ 장승현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원주택 전문잡지 월간 '전원속의 내 집'에도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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