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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기퇴직, 고령화시대를 맞는 386세대에겐 노후자금 마련도 만만치않은 과제다.
ⓒ 오마이뉴스 김시연
현재 30대의 나이, 1980년대 학번, 60년대생.

이른바 386세대가 486세대로 전환되는 시점에 와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과 함께 격변을 겪은 이 세대에게는 선배 세대들에 비해 무척 터프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IMF금융위기를 겪은 후 그야말로 예전에는 미처 경험하지 못했던 직장 내의 파리 목숨과 함께 조기퇴직과 체감 정년 단축, 아울러 장수에 따른 노후자금 부족의 위험이다.

386세대를 위해서는 당연히 보다 현실적인 가정을 통한 계산이 필요하다.

지금 자녀들에게 동양인 전통인 '효'를 기대하여 자녀들의 부양에 기대어 산다는 것은 기대하기 힘든 행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0세가 되도록 부모에게 기대어 사는 캥거루 자녀들이 넘치는 사회 분위기에 현재의 자녀들이 성장해서 대학 교육을 마치고 취직하고 출가한 후 사회생활을 하면서 맞벌이를 하든 외벌이를 하든 자신들 먹고살기도 힘들 텐데 부모 부양까지 기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현실이다.

전형적인 노후자금 저축액 계산법

최근 언론에 심심찮게 나오고 있는 재테크 관련 글들을 보면 하나같이 40세를 기준으로 일반적인 은퇴시기를 60세로 보았다. 또한 은퇴생활 시기를 85세까지로 보고 현재 필요로 하는 생활비를 4%와 세후 투자수익률 6%(정기예금 금리와 투자형 상품으로 받는 금리 평균)를 감안한 물가상승 조정 수익률(물가상승률을 감안해서 만든 실질 세후수익률, 즉 실질 이자율과 유사한 의미) 1.9231%로 다시 환산한 뒤, 은퇴시점(60세)에 필요한 일시금을 계산한 후 부족액을 산출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러한 계산에 의한 전형적인 계산법을 살펴보도록 하자. 단, 이러한 계산은 복리 계산으로 이루어지며, 재무용 계산기가 필요하다.

필요한 저축액 계산방법

(1) 직장에서 퇴직한 후 필요한 일시금 :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자금
-일시금 미래 가치 계산

*노후생활에 필요한 연간소득(현재 물가 수준): 2400만 원
*퇴직까지 남은 기간: 20년
*예상 물가상승률: 4%
*물가상승을 감안한 노후 필요자금의 20년 후 예상가치: 5258만6955원

(2) 퇴직시기에 필요한 일시금 : 노후생활 기간(60세~85세)동안 물가상승률을 감안하여 계산

*퇴직 후 첫 해 생활비 부족액: 5258만6955원
*노후생활기간: 25년
*예상 투자 세후수익률: 6%
*예상 물가상승률: 4%
*25년 간의 노후생활을 위한 퇴직 후 첫해에 필요한 일시금: 10억 5593만4523원

(3) 현재 가치로 환산한 목돈 필요 금액 :

*퇴직까지 남은 기간: 20년
*물가상승률: 4%
*현시점에서 필요한 목돈: 4억 8191만4735원

(4) 첫해에 필요한 저축액 : 저축은 매년 말에 이루어진다고 가정

*현시점에서 필요한 목돈: 4억 8191만4735원
*퇴직까지 남은 기간: 20년
*세후수익률: 6%
*물가상승률: 4%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첫해 저축액: 2078만5861원

지금 현재 노후생활용 자금이 없다면 즉, 현재 시점부터 노후생활을 위한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연간 2000만 원씩 저축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매월 현재 수준에서 200만 원의 생활자금이 필요하다고 가정하고 이를 위해 매년 2000만 원 정도의 저축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워크시트 계산법을 통해 도출되었다. 즉 월 160만 원 정도 쉬지 않고 20년 동안 저축하면 노후생활을 그럭저럭 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386세대 노후자금, 밑 빠진 독이 물 붓기

하지만 이런 가정들은 20세기 미국인들의 전형적인 패턴이다. 정보화 사회이면서 동시에 지식 근로자들이 우대받는 시대에서 60세에 은퇴하는 것은 그다지 의미가 없다. 장수의 위험에 직면한 이 시대에 꾸준한 현금흐름에 의한 노후생활 대비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의미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울러 금융상품 중에서 금리형 자산에만 의존하는, 보수적인 현재의 은퇴 생활자들에게 물가상승률 사정과 세후 투자수익률 가정도 현실성에 떨어진다. 또한 지금과 같은 저금리에 물가상승의 위험을 확산시키는 각종 요인들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물가상승 조정수익률 즉, 실질이자율은 0%라고 하는 게 보다 현실적이다.

386세대를 위한 가장 현실적인 가정은 38세를 기준으로 53세 정도(이 정도는 운이 좋은 편에 속할지도 모른다)에 은퇴하여 그로부터 30년 정도까지로 가정해야 맞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런 가정을 한다면 계산의 결과가 확연히 달라진다. 표와 같은 방식으로 계산(다만 물가상승률 4.5%에다가 세후 투자수익률을 연 4.5%로 가정해 보자)한다면 은퇴 시점에 필요로 하는 연간 필요자금은 4645만 원 정도가 되고, 아울러 은퇴에 필요한 일시자금은 무려 약 14억 원에 이른다. 현재가치로는 7억 2000만 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 자금을 15년 안에 마련하려면 연간 6400만 원을 저축해야 한다. 연봉이 6400만 원이 되기도 힘든 판에 저축을 해야 하니 별도로 현재시점까지 여유자금을 비축해놓고 있지 않으면 정말 갑갑한 상황이다. 세후 연봉이 적어도 향후 15년 동안 현재수준으로 계속 1억 원은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뿐만 아니라, 장수 시대를 맞는 386세대의 노후에 닥칠 가장 큰 예상 지출은 병마가 가져올지 모르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의료비 지출이다. 병상에서 오래 있게 되면 그 기간만큼 이중 생활비가 지출되는 셈이다. 수술, 간병, 약값, 입원비 등 통제나 조정이 불가능한 비용들이 쉴 새 없이 발생하게 되어 있다.

만약 30년의 은퇴생활 중 5년 이상의 병상생활을 한다면 10년 이상의 은퇴 생활비가 추가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은퇴시점에 필요한 현금흐름은 18억 5800만 원이고 이를 위해 매년 8500만 원이 적립되어야 한다. 혹은 현재 9억 6000만 원의 현재가치로 환산한 자산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죽는 날이 아닌 수입 없어지는 날에 대비해야

월 200만 원을 지출하는 수준은 아주 사치스럽거나 화려한 수준이 아니다. 그럼에도 현재 준비되어 있어야 하는 자금이나 아니면 매년 적립되어야 하는 돈의 규모는 동년배 상위권의 자산가나 고소득층에게나 가능한 일이다. 이렇게 어려운 판국에 자녀에게 상속할 것을 꿈꿀 수 있는 386세대는 아주 소수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고 다 쓰고 죽기로 결심했다면 집도 노후생활을 위한 소중한 자산이 된다. 미국식으로 리버스 모기지 등을 활용한 현금흐름 창출과 경우에 따라 물가상승률을 앞지르는 값의 상승이 이루어진다면 든든한 노후생활의 기본적인 버팀목이 될 수 있다.

또한 노후생활을 연금이나 이자에 의존하지 않고 죽을 때까지 일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자신의 분야에 매진하는 것도 아주 중요한 대책이 된다. 저금리 시대에 근로소득이 이자소득보다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어떤 조사연구 기관의 자료에 따르면 70대 중반까지 나이가 정신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한다. 그 이후에는 단기 기억력이 감퇴할 뿐이다.

죽는 날이 아니라 수입이 없어지는 날에 대비하자. 그리고 자녀가 상속받을 재산에 대한 생각은 접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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