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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공화국? 서울 태평로 삼성 본관에 삼성 사기와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다.
ⓒ 연합뉴스 황광모

최근 경제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이른바 '삼성공화국' 논란을 두고, 삼성 이건희 회장이 그룹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지난달 25일 구조조정본부 팀장(사장급)과 주요 계열사 사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으며, 1일 아침 회의에서도 삼성공화국 여론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방향을 놓고 집중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특히 삼성은 그동안 정부 부처와 언론, 사법당국 등을 상대로 전방위적인 여론 수렴 작업을 거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또 1일 수요회의 결과를 토대로 그룹의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 회장 직접 지시, 비상걸린 수뇌부들

▲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이종호
지난달 31일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초 고려대에서 열린 명예철학박사 학위 수여식 이후 불거진 삼성과 관련한 여러 이야기에 대해 이 회장이 많은 생각을 했으며, 그룹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대응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같은 내용은 수요회의를 통해 그룹 계열사 사장단에 전달됐다.

그룹 사장단의 한 인사는 "최근 들어 일부 시민단체와 언론에서 '삼성 공화국'이라든가, '정부 위에 삼성이 있다'는 식의 보도가 이어지면서 내부에서 이에 대한 논의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건희) 회장께서는 이같은 사회 분위기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대책 마련을 언급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삼성 내부에서는 이번 사안을 크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 회장이 삼성의 미래 경영전략 이외의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주문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조본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 사장실에서는 1일 수요회의를 앞두고 정부부처와 사법부, 언론 등을 상대로 광범위한 여론 수렴 작업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중이다.

그룹 계열사 한 임원은 지난달 31일 "내일(6월 1일) 회의에서는 지난번과 달리 각 사별로 (사장들이) 이번 사안에 대한 대책을 내놓고 토론을 하기로 돼있다"면서 "언론이나 학계 등 외부인사들의 의견도 참조하고 있지만 실제로 반영될 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참여연대와 온라인 매체가 문제를 키웠다"

삼성 구조본을 비롯해 계열사 간부들의 볼멘소리도 여전하다. 일부 시민단체와 언론의 '삼성 흠집내기'와 '발목잡기'에 대한 불만도 이어졌다. 시민단체는 참여연대를, 일부 언론은 <오마이뉴스>와 <한겨레> 등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그룹 관계자는 "참여연대의 발목잡기식 운동방식이 오히려 삼성을 더 강하게 만든 것 아니냐"며 "삼성도 기업인데,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라도 외부로부터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일부 신문과 온라인 매체는 참여연대의 주장을 확대 해석해 알리고, 삼성이 그동안 국가경제나 사회공헌 활동 등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소흘하게 다루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일부 언론은 어디를 말하는가'라고 되묻자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것"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간부는 "우리가 공무원이나 법조인 등을 싹쓸이 한다고 하면서 '법경유착'이니 하는데 과도한 비판"이라며 "사회전반에 걸쳐 투명성이 높아지고 기업도 마찬가지인데, 과거와 같은 잣대로 현재를 바라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1일 공식 입장 발표 예정

물론 이와 다른 견해도 있다. 그룹 계열사 한 임원은 사견임을 전제로 "시민단체와 노동계쪽에서 그동안 줄곧 이야기해온 것이 '무노조 경영'과 '경영권 세습'이라는 것인데, 이것이 삼성의 아킬레스건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무노조 경영에 대한 시각은 현재의 경영성과가 이를 보여줄수 있다고 보고, 경영권 문제는 국영기업이 아닌 이상 일정부분 인정해주면서 지배구조 개선 문제를 이야기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성인 교수(홍익대)는 "삼성 앞에만 서면 국민이 선택한 정부나, 사회의 소금이라는 언론이나, 지성의 상아탑이라는 대학도 작아지는 세상 아닌가"라며 "이제 정말 삼성에 메스를 가하지 않으면 안되는 실정까지 왔다, 이는 국민경제와 삼성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쪽은 1일 아침에 열린 수요회의 내용을 토대로 이날 오후께 언론에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는다. 삼성 사장단 회의 결과를 언론에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룹 구조본 관계자는 "최근 삼성을 바라보는 여러 시각이 존재하고 있는 만큼, 그룹 경영층에서 생각하고 토론한 내용을 언론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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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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