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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경기에는 지켜야 할 규칙과 규정이 있습니다. 선수 중에서 그러한 규정이나 규칙을 무시했을 때 경고를 받거나 퇴장을 당하기도 합니다. 또한 아무리 정치가 개판이라고 하더라도 최소한 지켜야 할 예절과 예의가 있습니다.

전 의원님은 한나라당의 대변인으로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셨습니다. 모든 사람이 전 의원님이 등장하면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그런데 그 관심은 정치인으로서 존경하는 의미의 관심이 아니라 어떤 말을 할 것인가에 대한 호기심이었을 것입니다. 의원으로서 정책이나 국가의 미래에 대한 대안을 이야기하기보다는 독설을 내뱉는 의원님을 보면서, 어떤 때는 아이러니하게도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저격수는 저격수의 역할이 끝나는 순간 '토사구팽' 당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전 의원님이 화려한 대변인 생활을 하던 시절에는 한나라당에서 꽤 인정받는 위치임을 스스로 느끼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대변인 생활을 접고서 한 명의 국회의원으로 생활하는 지금도 과거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그 시절로 착각하는 것은 아닌지요. 마치 본인의 견해가 한나라당의 견해이며, 그것이 보수층의 대단결을 위한 구국의 외침이라고 아직도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이제 저격수, 딴지용 의원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진정 의정 활동을 활발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물론 전 의원님은 의정 활동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도 하셨더군요. 그런데 출석만 잘하면 의정 활동을 잘하는 것으로 따지는 경우였을 것입니다.

전 의원님은 22일 오후 2시 대전 서구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전시당 당원행사에 연사로 나서서 남북한의 최초의 정상회담의 결과인 6․15 공동선언에 대해서 치매 노인의 감격의 결과라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하셨습니다. 대한민국의 통일에 대한 열망을 담은 남북한의 합의를 도대체 읽어보시기나 한 것입니까?

과거에 호치민을 존경한다고 개인 블로그에 글을 남기셨을 때 저는 제 눈을 의심했었습니다. 국가보안법은 절대 지켜져야 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는 전여옥 의원이 월맹(베트민)의 지도자인 호치민을 존경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호치민에 대한 전기를 읽고서 존경하는 마음을 가졌다는 글을 읽으면서, 전 의원님의 독해력에 대해서 신뢰를 접기로 했습니다. 그러한 독해력으로 615 공동선언을 읽으셨으니, 그러한 주장이 나올 만도 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번에 인사 청문회에서 유시민을 깼다고 발언했다면서요? 말로 윽박지르면 무조건 깼다고 생각하시나요? 국회의원 중에는 목소리 크면 장땡이라는 사람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침묵을 통해서도 상대방을 압도하고 국민들에게 인정을 받는 사람이 많은데 말입니다. 저는 당시에 인사 청문회를 보면서 유시민 의원이 보건복지부 장관을 포기하면서 말로 승부를 걸었으면 하는 생각을 여러 번 했습니다. 그런데 유시민 장관은 잘도 참더군요.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에 대해서는 노인폄하발언을 들먹이면서 싸가지 운운하셨습니다. 참 안타까운 것은 정동영 의장은 탄핵때 발언한 내용, 그것도 앞뒤 문맥은 절단해 버리고 노인들은 투표하지 말라는 발언만 골라서 보도된 내용이 항상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동영 의원의 노인문제 발언만 기억하고, 한나라당의 무수한 의원들이 대놓고 국가와 국민을 행동으로 무시하는 것은 왜 기억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참 좋겠습니다. 전 의원님은 싸가지가 있으셔서. 그리고 한마디 당부하고 싶습니다. 다음번 총선에서는 비례대표로 나오지 마시고 저희 지역구 후보로 나오시기 바랍니다. 그때도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당당하게 떠들고 다니시는지 제 눈으로 유세장에서 확인해 보고 싶습니다.

덧붙이는 글 | 노원구 월계3동이 포함된 지역구입니다. 개인 블로그와 한겨레, 노사모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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