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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야산지키기시민연대추진위원회는 14일 오후 충남도청을 찾아 전병욱 건설교통국장(오른쪽)과 면담을 갖고 '가야산 순환도로' 건설을 백지화 하라고 촉구했다. 왼쪽은 서산사암연합회 총무 정범 스님.
ⓒ 오마이뉴스 장재완

생태계 및 문화재 훼손 논란을 겪고 있는 '가야산 순환도로' 건설 사업이 주민들의 요구로 일단 중단된다.

충남지역 시민환경단체와 서산사암연합회, 조계종 제7교구 본사 수덕사 등이 참여하고 있는 '가야산지키기시민연대추진위원회(이하 가야산연대)'는 14일 오후 충남도를 방문했다.

@BRI@이들은 이날 이완구 충남도지사와의 면담을 요구했으나 사전 예약이 되지 않아 해당 주무부서인 건설교통국 전병욱 국장을 만나, 가야산 순환도로 건설 백지화와 가야산 도립공원 지정, 난개발 방지 및 자연생태 보전 계획 수립 등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전 국장은 "가야산 순환도로는 외지에서 찾아온 관광객들이 하루에 내포문화권 내에 산재해 있는 관광자원을 보다 더 편리하게 관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계획된 도로"라며 "도로건설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보원사지 주변도로는 문화재 훼손의 우려가 있어 도로 건설을 보류한 상태이며, 나머지 구간은 다소 무리한 부분이 있었던 당초 계획을 수정, 임도를 최대한 활용하고 선형도 현재대로 유지하여 도로폭을 10m에서 7m로 축소하여 건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 국장은 또 "주민들과 시민단체가 우려하는 생태계 훼손은 수목하나, 계곡의 돌 하나 건드리지 않으면서 최선의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가야산연대는 도로건설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서산사암연합회 총무 정범 스님은 "가야산 일대는 불교문화의 보고일 뿐만 아니라 문화재가 어디에서 출토될지 모르는 백제문화의 핵심지역이고, 생태적으로도 매우 잘 보존된 지역"이라며 "이러한 곳을 파헤쳐 도로를 만들어 산을 넘어가도록 하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맞섰다.

이어 "특히, 문화와 관광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문화재가 산재한 곳을 파헤치고, 아름답고 보존이 우수한 산을 깎아 생태계를 두동강 내겠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전 국장은 "우리가 고속도로를 만들겠다는 것도 아니고, 기존의 임도를 활용하기 때문에 생태계를 양분하는 것도 아니"라며 "그런 식이라면 우리나라에 도로는 단 한 곳도 건설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양측의 공방이 계속되면서 2시간 정도의 토론이 이어졌다. 결국 이들은 가야산연대 대표단과 도 관계자가 현장에서 만나 '가야산 순환도로'의 문제점에 대해 점검키로 했다. 또한 이후 공개토론회를 통해 양쪽의 입장을 도민들에게 공개하고, 의견도 청취키로 했다.

다만, 현장 점검이 실시되는 시점까지는 현재 추진 중인 모든 사업을 일시 중단키로 했으며, 가야산연대도 도지사 면담요구를 그 이후로 보류하기로 했다.

이로써 '가야산 순환도로' 건설 사업은 현장점검이 이루어지는 다음 주까지 잠정 중단케 됐으며, 이로 인한 논란도 현장점검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한편, 충남도는 내포문화권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06년부터 오는 2009년까지 350억원의 예산을 들여 예산군 덕산면 시량리부터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를 잇는 총길이 10.06km(폭 7~10m)의 '가야산 순환도로'를 건설키로 하고, 지난 해 10월 착공했다.

▲ 충남도가 추진하고 있는 '가야산 순환도로' 위지도.
ⓒ 충청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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