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가야산지키기시민연대는 29일 오전 대전정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야산순환도로 건설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가야산살리기에 나서고 있는 시민단체들이 충남도가 추진하고 있는 '가야산순환도로'와 관련, 충남도에 행정소송을 걸겠다고 밝혔다. '사적보호를 위해 도로건설을 재검토하라'는 의견을 무시하고 편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전충남지역 시민·환경단체와 불교계로 구성된 '가야산지키기시민연대(이하 가야산연대)'는 29일 오전 문화재청이 있는 대전정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화재 발굴과 관리에 악영향을 끼치는 가야산순환도로 건설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충남도가 추진하는 '가야산순환도로'에 대해 지난 1월 문화재청이 "가야산순환도로가 일부 사적 보존지역을 통과함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강행하고 있다는 것.

충남도는 문화재청의 의견을 반영, 서산 운산면 용현리에서 부터 용현자연휴양림까지의 2.8㎞ 구간에 대해서는 현재의 폭 5m도로를 10m도로로 확장하려는 계획을 보류키로 하고, 휴양림 입구에서부터 가야산을 넘어 남연군묘까지의 6.01㎞ 구간에 대해서는 현재의 임도를 활용, 7~10m 폭의 도로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즉, 문화재청이 재검토 의견을 제시한 대상구간인 '문화재보호구역'만 제외하고 나머지에 도로를 건설하겠다는 것.

이에 대해 가야산연대는 가야산순환도로 구간과 인접한 곳에는 '백제의 미소'로 불리는 국보 84호 '마애삼존불'을 비롯, 남연군신도비(문화재자료 191호), 가야사지(도기념물 150호), 상리리 돌미륵, 보원사지 등 무수한 미 발굴 문화재가 존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지정된 문화재보호구역 뿐만 아니라, 이 지역일대 전체에 대한 문화재 지표조사실시 및 시굴·발굴이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선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도로를 건설하겠다는 것은 절차와 법을 어기는 충남도의 월권행위라는 것이다.

이들은 충남도에 대해 "가야산순환도로 건설 계획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만일 이러한 의견을 무시할 경우, 충남지사의 재량권 남용행위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문화재청에 대해서도 "충남도에 대해 보다 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현재 산재해 있는 이 일대의 문화재 발굴에 능동적으로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관계자는 "문화재를 보호하고 훼손을 방지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이미 충남도의 가야산순환도로 건설을 불허했고, 앞으로도 어떠한 협의가 있더라도 이러한 입장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시민단체가 주장하고 있는 충남도의 대안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접수된 바 없어, 대안노선에 대한 검토는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야산연대는 이 밖에도 도로건설에 앞서 실시한 '환경영향평가서'에도 도로건설이 재검토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증거를 제시했다. 금강유역환경청은 충남도의 도로건설에 대해 ▲도로건설 효과 저조 ▲산림 및 지형훼손 ▲야생동물 이동통로 단절 ▲서식지 파괴 등의 과도한 환경훼손을 이유로 이 사업의 재고를 권고했다는 것.

또한 지역주민들이 이 도로의 건설을 반대하고 있고, 문화재 보호를 위해 30㎞로 속도를 제한하겠다는 충남도의 발상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시민단체들의 주장에 대해 충남도는 지난 14일 시민단체 대표들과 면담을 갖고, 도로건설을 일단 중단한 뒤, 공동현장 조사를 실시키로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충남도는 지난 28일 현장점검을 마쳤으며, 이에 따른 결과를 검토 중에 있다.

▲ 한전의 송전탑 건립을 반대하며, 가야산 450m 능선에서 무기한 천막기도 정진을 벌이고 있는 개심사 주지 선광스님과 일락사 주지 삼서스님, 보원사 주지 정범스님.
ⓒ 안서순
가야산시민연대는 여기에 덧붙여 현재 한전이 80억원을 들여 서산-당진-해미간 11㎞에 15만4000볼트의 해미분기 송전선로를 건설하고 있는 '송전탑 건설'에 대해서도 가야산 일대의 환경파괴와 문화재훼손이 우려된다며 공사 중단과 대안노선마련을 촉구했다.

현재, 한전의 건설현장인 가야산 450m 능선에서는 개심사 주지인 선광스님과 일락사 주지 삼서스님, 보원사 주지 정범스님 등 3명의 스님들이 '송전철탑공사 중단, 가야산 관통도로 건설계획 백지화'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천막기도 정진을 벌이고 있다.

한편, 가야산시민연대는 오는 31일 오후 2시 서산 보원사지에서 '가야산 살리기 문화한마당'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가수 안치환과 타악 뮤지컬 야단법석, 이광수 사물놀이패 등의 공연과 '가야산을 그대로 놔두라'는 시낭송 시간 등이 마련될 예정이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 향을 묻혀 준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