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사고 초기 삼성타도를 외치던 이웃 중 갑자기 조용해 진 이웃이 없나 주변을 돌아봐야 한다. 이런 이웃들을 색출해 내서 삼성과 내통하지 못하도록 하나로 똘똘 뭉칩시다!"
기름유출 사고 만 2년을 맞이한 7일 태안군청 대강당에는 피해주민의 대표단체인 태안군 유류대책위 연합회(회장 김진권, 이하 '연합회') 산하 15개 단체를 비롯해 수협관계자, 이장 등 500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허베이스피리트호ㆍ삼성중공업 유류오염사고 2주년 보고대회'가 열렸다.
특히, 이 자리에는 변웅전 국회의원과 국토해양부, 농림수산식품부의 보상지원과장도 참석해 피해주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기도 했다.
이날 보고대회에서는 본 행사에 앞서 지난 10월 1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제46차 집행이사회'에 보고한 동영상이 상영되었다. 국제 회의보고용으로 비록 영어로 상영돼 아쉬움을 남겼지만 아픔을 겪고 있는 지역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겨져 있어 참석자들은 비장한 표정으로 영상물을 시청했다.
이후 국민의례와 기름피해 후 안타깝게 운명을 달리한 3명의 피해주민을 기리는 묵념을 마친 뒤 연합회장의 인사말과 격려사로 진행된 1부 행사는 주민 대표자들의 성토의 장이 되었다.
가장 먼저 인사말에 나선 김진권 연합회장은 "정부는 기름유출에 대한 초기방제의 실패와 단일선체의 허용, 추가기금 미가입의 허용 등 엄청난 과실을 저질렀으며, 특별법도 독소조항으로 가득해 또다른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며 정부에 대한 원망의 목소리를 전한 뒤 가해자인 삼성과 현대를 향해서도 "책임의 주체로서 인정하질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얇은 귓속말과 작은 떡고물에 흔들린다면 책임의 주체인 정부, 삼성, 현대는 결코 우리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고 이후 2년이 되는 오늘 새로운 각오로 단결을 다짐하고, 12월 10일 과천 정부청사를 찾아가 정부와 삼성과 현대를 향해 큰 목소리로 외치고 오자"고 호소했다.
이어 격려사에 나선 진태구 군수는 "너무나 아쉬운 오늘"이라고 운을 뗀 뒤, "지금 가장 시급한 일은 피해주민들이 손해배상을 신속히 받는 일"이라며 "군민들이 하나로 뭉쳐 한 목소리를 낸다면 힘 있고 설득력 있는 가능성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참석하기로 했던 이회장 자유선진당 총재가 국회 일정으로 불참한 가운데 국회 일정을 뒤로 한 채 기름유출 2주년 보고대회에 모습을 드러낸 변웅전 태안지역 국회의원은 현정부를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태안 피해주민들의 보상을 위한 투쟁을 계속할 것임을 천명했다.
변 의원은 "이명박 정부는 제 모습을 되찾아야 하는 바다 살리는 데는 관심이 없고 4대강 살리는 데만 열을 올리고 있다. 또 사람 살리는 데는 뒷전이고 강 살리는 데만 힘을 쏟고 있다"며 현정부를 강력하게 비판한 뒤 "태안군민에게 만족할 만한 보상이 이루어질 때까지 내 정치생명을 걸고 정부와 삼성, 현대를 향한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1부 행사에 2부에서는 김달진 태안군 유류대책과장의 'HS호 유류유출사고 피해극복과 향후과제'라는 주제의 발표가 이어져 피해주민들의 피해보상 진행과정과 맨손어업자, 무자료 보상, 보상받지 못한 자에 대한 보상, 무허가(생계형) 굴양식장에 대한 보상 등에 대해 이해를 도왔다.
한편, 김달진 과장의 보고가 끝나자 최한진 태안군 유류대책위 연합회 사무국장은 단 한건의 이의제기나 질문없이 보고를 지켜보던 참석자들을 향해 "왜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는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 과감하게 이의제기를 통해 바로잡아야 한다"며 "답은 없다. 이 자리에서 우리가 결정하는 것이 답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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