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2시께 기자간담회가 열린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스튜디오 뿌리 사무실의 모습
김화빈
"(집게손 논란으로) 내년 상반기 6월 기준 계약의 60%가 취소됐다." - 스튜디오 뿌리 장선영 대표
29일 오후 2시께 서울 구로구에 있는 스튜디오 뿌리 사무실에서 '집게손' 해명 기자회견이 열렸다. 게임사 넥슨이 '남성혐오를 상징하는 집게손이 들어갔다'는 악성 유저들의 항의를 받고 하청업체인 뿌리가 작업한 자사 게임 캐릭터의 리메이크 홍보 영상을 비공개 조치한 지 34일 만이다.
그동안 뿌리는 넥슨으로부터 어떠한 입장도 듣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내년 계약 프로젝트 상당 부분이 취소되는 등 유무형의 재산상 피해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관련기사: IT노조 "넥슨은 가장 먼저, 가장 깊이 반성해야 한다"
https://omn.kr/26lng).
이날 자리에는 스튜디오 뿌리의 장선영 대표와 김상진 총감독, 범유경 변호사(법무법인 덕수), 김환민 게임개발자연대 대표, 김민성 한국게임소비자협회 대표가 참석했다. 뿌리에 해명을 요구하는 유저들을 위한 설명자료도 준비됐지만 항의 유저들은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김민성 대표는 "참석 의사를 밝힌 유저들이 5~6명 있었으나 실명확인 절차 등을 설명하자 모두 참석을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집게손 논란, '고의 없음' 자신 설명 들어달라... 사이버불링은 법적 대응"
32년간 애니메이션업계에 몸담은 김상진 뿌리 총감독은 넥슨 집게손 사태와 관련, "9년간 애정을 갖고 만들어왔던 작업물이 오해받고 폐기되는 게 가장 큰 피해"라고 힘겹게 운을 뗐다.
김 감독은 "(논란이 된) 집게손 장면을 원화에서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데 약 2주가 소요됐다"며 "애니메이션 1초에 나오는 캐릭터 동작이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무수히 많은 컷이 삽입되고, 여러 사람이 공정에 참여해 완성되는데 '의도성을 갖고 (집게손을) 넣었다는 건 정말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는다고 자부하고 있다. 넥슨 게임 캐릭터 또한 여전히 좋아한다"며 "(구성원) 모두가 즐겁게 동화 작업(원화와 원화를 연결해 움직임을 부드럽게 하는 일)을 했다. 직업에 관한 전문성을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 며칠이 걸리든 유저분들께 집게손이 고의가 아님을 설명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 이후 모든 캐릭터들이 주먹을 쥐고 있다. (누군가 볼 때는) 단순한 손일지 몰라도 손동작에는 캐릭터의 감정표현과 성격이 반영된다"며 "여러 표현에 제약이 생긴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