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토의 최전방, 두타산 호국충용사

걸망에 담아온 산사이야기(39)-두타산 호국충용사

등록 2004.02.17 08:46수정 2004.02.18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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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서넛만 모이면 영락없이 군대 이야길 한다. 제대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젊은이들도 그렇지만 나이 지긋하게 먹은 어른들도 거나하게 한 잔 마시면 거르는 법 없이 소싯적 군대 이야길 한다. 가끔은 믿기 어렵게 과장된 무용담도 있지만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동질적 이야기들도 많다.

현실 사회에선 별 볼일 없는 그저 그런 노년과 중년의 삶을 살아가지만 군대 이야기가 시작되면 누구나 할 것 없이 역전의 용사가 되고 가장 어려운 시대에 나라를 지킨 호국 충정의 늠름한 군인이 된다.


a 왠지 군대 구호가 언뜻 연상되는 <護國忠勇寺>란 편액이 걸려있는 일주문이 보인다.

왠지 군대 구호가 언뜻 연상되는 <護國忠勇寺>란 편액이 걸려있는 일주문이 보인다. ⓒ 임윤수

사람들은 자신은 칼날 같은 군기 속에서 빳빳한 졸병 세월을 보냈는데 자신의 졸병들은 하나 빠짐없이 고무줄 군기에 헐렁한 군 생활을 했다고 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요즘 군대 많이 좋아졌다"란 말로 결론을 맺는다.

하루라도 못 보면 금방 끝장이라도 날 듯 뜨거웠던 연인, 군 생활이 길어지며 고무신을 거꾸로 신은 첫사랑에 대한 배신감과 연민은 예나 지금이나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에겐 홍역처럼 거르지 않는 아픔이자 함께 나누는 동병상련의 이야기거리다.

했던 이야기 또 하고, 들었던 이야기 또 들어야 하니 여자들에게 있어 남자들의 군대 이야기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없는 이야기라 해도 할말이 없을 듯하다. 하여튼 군대 이야긴 남자들에겐 공통분모 같은 이야기거리며 평생 동안 우려내도 모자람 없는 젊은 날의 위풍당당한 추억거리다.

하기야 가장 뜨거웠을 젊은 청춘을 달궈진 냄비 속에서 생활하듯 보냈던 곳이니 오랫동안 기억되고 우려낼 것이 많은 것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기 싫은 것을 해야 하고 하고 싶은 것을 참아야 하니 어찌 보면 군 생활은 그 자체가 삶의 질곡이며 수행이었다.

a 여느 절들과 비슷한 법당이지만 호국충용사는 군 영외 법당이다.

여느 절들과 비슷한 법당이지만 호국충용사는 군 영외 법당이다. ⓒ 임윤수


남자들이 기억하는 군대 추억 중 또 하나가 있다면 훈련소에서 일요일 경험하던 종교 활동이 아니었나 모르겠다. 일요일이면 갖게 되는 종교 활동은 군대 생활이 막 시작되는 훈련병에겐 좋은 휴식 시간이며 피안의 공간이었다.


다들 알겠지만 훈련소 생활이란 게 완전히 틀에 박힌 일과다. 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까지는 에누리 없이 짜여진 시간표대로 훈련을 받는다. 제식 훈련을 받고 총검술을 익힌다. 소위 피가 나고, 알이 배며, 이가 갈린다는 PRI가 있은 다음에야 사격을 한다. 지나고 보니 어린애들 전쟁놀이와 다름없는 각개전투와 목봉 체조도 빠지지 않는다.

학교를 다닐 때 이와 비슷한 제식훈련이나 총검술을 배우던 교련 시간엔 가끔 결석도 하고 지각도 할 수 있었지만 훈련소 생활에선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런 것들이 용납되지 않는다. 그러다 일요일이 되면 개인 시간과 함께 나름대로 휴식 시간을 갖게 된다.


그런데 말이 휴식이지 사실은 그렇지 않다. 어리둥절한 훈련병 시절엔 손에 쥐어준 휴식 시간도 어리둥절하게 놓치기 일쑤다. 모든 것에 익숙하지 못하니 마음에 여유가 없는 탓에 쉴 수 있는 시간은 물론 공간도 여의치 않다. 공연히 내무반서 얼쩡거리다 조교나 기간병들 눈에 잘못 띄면 자칫 빨래나 대청소 또는 취사장 사역에라도 차출되어 휴식은커녕 팔자에 없는 일을 하거나 심부름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엉뚱한 스트레스를 받아야 한다.

a 법당 기둥엔 한글로 된 주련이 걸려있다.

법당 기둥엔 한글로 된 주련이 걸려있다. ⓒ 임윤수

멀지 않은 곳에서 자행되고 있었던 광주 사태의 실체도 알지 못하고, 어디서 무슨 일이 있어나고 있는지도 모르는 유비통신(流蜚通信)시대였던 25년 전 1980년의 논산훈련소 이야길 하고 있으니 현재의 훈련소 생활과는 조금 동떨어진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역에 동원되는 그런 위험성(?)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의 하나가 종교 활동이다. 훈련소에서도 종교 활동은 보장되어 있었다. 훈련소에도 군법당이 있고 교회와 성당도 있었다. 그러니 자신이 신자이거나 신자인 척만 하면 어느 종교 시설에든 주어진 시간만큼은 종교 활동을 할 수 있다.

교회를 다니는 동기생을 따라 사이비 기독교인이 되어 일요일엔 교회를 다녔다. 졸거나 등을 기대려고 엉덩이를 빼면 앞으로 미끄러지는 불편한 의자였지만 마음 편하게 뭔가를 생각할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자유의 공간이자 해방의 시간이었다. 그 시간만큼은 누구의 눈치도 볼 것 없이 그저 옆 사람 따라 적당히 분위기만 맞추면 된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지면 평소엔 교회를 다니지 않던 아이들이 한 알의 달콤한 사탕을 얻기 위해 교회엘 나가는 것처럼 훈련소에선 사역을 피하고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 교회에 나갔다는 게 솔직한 고백이다.

중부고속도로 증평 I.C.를 나와 34번 국도를 따라 충주 쪽으로 6km쯤 가다보면 왼쪽으로 왠지 군대 구호가 언뜻 연상되는 ‘護國忠勇寺’란 편액이 일주문에 걸려있는 절이 있다. 지금은 일주문이라도 세워져 덜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군부대 입구처럼 양쪽 기둥을 바탕으로 둥글게 만들어진 철제 구조물에 '호국충용사'사란 글씨가 걸려있어 영락없는 군부대 출입문을 연상시켰던 절이다.

a 대웅전에는 주불로 석가모니부처님이 모셔져 있고 좌협시불로는 지장보살, 우협시불로는 관세음보살을 모셔 놓았다.

대웅전에는 주불로 석가모니부처님이 모셔져 있고 좌협시불로는 지장보살, 우협시불로는 관세음보살을 모셔 놓았다. ⓒ 임윤수


절은 두타산에서 뻗어 내린 야트막한 뒷산을 배경으로 탁 트인 증평 들녘을 전망으로 하고 있다. 새로 뚫린 대로(大路) 바로 옆에 있는 호국충용사는 그 이름에서 연상되듯 군 법당이다. 군 법당이라고 하니 군부대 울타리 안에 있어야 할 듯하나 그렇지는 않다.

대로를 벗어나 시멘트로 야무지게 포장된 길을 조금만 올라가면 일주문으로 들어서게 된다. 일주문을 들어서면 마당이 나오고 마당 중간쯤에 있는 계단을 오르면 대웅전이 있다. 대웅전의 규모나 형식은 여느 사찰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기둥에 쓰여 있는 주련(柱聯)들이 눈길을 끈다.

여느 절들의 주련들은 난해하기 그지없다. 한문 세대가 아닌 청장년들에게 법당 기둥에 달려 있는 주련들은 그냥 볼거리에 불과하다. 한문이라는 자체가 그렇지만 휘갈겨 쓰듯 멋을 낸 한자를 읽는다는 것은 좀체 쉬운 일이 아니다. 더더구나 그 문구가 담고 있는 뜻을 헤아린다는 것은 스님들이나 알 수 있는, 염원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기에 가끔은 눈을 뜨고 있으나 눈을 감은 듯한 답답함을 느낄 때가 있다.

a 군승인 법사스님과 군종 사병들이 생활하고 있는 요사채에는 <염화미소>란 편액이 걸려있었다.

군승인 법사스님과 군종 사병들이 생활하고 있는 요사채에는 <염화미소>란 편액이 걸려있었다. ⓒ 임윤수

그런데 충용사 대웅전 기둥에 걸려있는 주련들은 한글로 되어 있었다. 정면 6개의 기둥엔 각각 "비록 사람이 일백년을 살지라도, 게으르고 약해 정진하지 않으면, 하루를 살아도 용맹하고 굳세어, 꾸준히 노력함만 같지 못하니, 생각이 온전하면 지혜가 생기고, 생각이 흩어지면 지혜를 잃는다"란 글이 적혀 있다.

계속된 내용의 주련은 대웅전 정면뿐 아니라 사방 기둥에 하나도 빠짐없이 달려있으니 그냥 대웅전을 돌라보며 기둥의 주련만을 읽는 것으로도 하나의 가르침을 얻을 게 분명하다.

대웅전에는 석가모니불을 주불로 모시고 있다. 그리고 좌협시불로는 지장보살님이 우협시불로는 관세음보살님이 모셔져 있다.

a 요사채 거실에는 보기에 오래된 듯한 관세음보살상이 모셔져 있었다.

요사채 거실에는 보기에 오래된 듯한 관세음보살상이 모셔져 있었다. ⓒ 임윤수

80평 정도 되는 법당은 정갈하기만 하다. 하기야 군 법당이니 군인의 생활 기본인 정리 정돈에 부처님을 모시는 불심까지 더했을 테니 그 정갈함이 어디와 비교한들 빠질 수 있겠는가. 훈련을 마치면 총기를 닦고 기름 치듯 시시때때로 법당을 닦고 정돈하였을 군종 사병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제대할 때까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군법당이 이런 모습이었구나. 훈련병이란 제한된 영내 생활을 하여야 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것을 감수하여야 하는 청춘 시기에 법당과 같이 마음을 기댈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은 작은 행복이다.

질풍노도와 같은 번뇌와 끊임없는 갈등으로 마음이 갈피를 잡지 못할 시기에 몸과 마음을 차분히 보듬어 줄 심신의 휴식처로 법당과 같은 신앙 공간이 있다는 게 참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주문과 대웅전 좌측 사이엔 500관(1875Kg)이나 되는 육중한 범종이 달려있는 범종각이 있다. 부대의 기상 나팔과 취침 나팔이 하루 일과를 알리는 시작과 마감의 타율적 소리였다면 범종에서 울려 퍼지는 깊은 울림 소리는 심금을 파고드는 자정(自靜)의 소리일 듯하다.

대웅전 우측엔 석조미륵부처님이 모셔져 있고 그 앞쪽엔 요사채라고 할 수 있는 건물 한 채가 있다. 건물 정면엔 '염화미소'란 편액이 걸려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거실 정면엔 동제로 보이는 관세음보살상이 모셔져 있다. 어디서 어떻게 모셔왔는지 알 수 없지만 보살상에선 유구한 세월이 느껴진다.

a 대웅전 우측과 요사채 중간지점에 석조미륵보살상이 조성되어 있었다.

대웅전 우측과 요사채 중간지점에 석조미륵보살상이 조성되어 있었다. ⓒ 임윤수

염화미소실은 군승(軍僧)인 법사 스님과 군종 병사들이 숙식을 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일반 절들이 스님과 신도인 보살이나 처사들에 의하여 살림이 이루어지고 있다면 군법당인 충용사는 현역 군인인 군승과 군종 병사들에 의해 살림이 이루어지고 있다.

법복을 대신해 군복을 입은 군종들이지만 스님들처럼 아침 저녁으로 예불을 드리고 법회가 있을 때면 사시마지도 올린다고 한다. 그리고 하루도 빠트리지 않고 아침 저녁으로 범종을 타종하는 것도 그들의 임무라고 한다.

어디 그 뿐이겠는가. 절을 찾아오는 장병이나 군 가족에겐 안내자가 되어야 하고 마음의 휴식이 필요한 사람에겐 또래의 말벗으로 마음을 보듬어 주어야 할 친구가 되어야 한다.

교육중인 훈련병은 규정상 영외 출입이 허락되지 않기에 종교 활동 또한 영내에서 이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근처에 있는 부대에서 훈련병을 상대로 한 법회가 있을 때면 충용사 스님이 영내로 들어가 의식도 갖고 마음의 양식이 될 법문도 들려준다고 한다.

a 일주문을 들어서면 왼쪽 언덕 위에 500관의 육중한 범종이 보인다.

일주문을 들어서면 왼쪽 언덕 위에 500관의 육중한 범종이 보인다. ⓒ 임윤수

군법당이라고 하지만 훈련병은 그 특성상 영외 종교 활동이 허락되지 않기 때문에 충용사를 찾아오는 대부분의 신도는 현역 기간병과 장교 그리고 군인 가족이지만 일반 민간인들도 있다고 한다.

호국 충용사가 심산유곡에 있거나 찾아가기 불편한 곳에 위치한 것은 아니지만 군법당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언제고 조용할 듯하다. 커다란 절, 이름 난 큰스님만을 찾아다니며 짝사랑하듯 자신의 존재를 알아주지 않음에 속앓이를 하는 것보다는 이렇듯 조용한 곳을 찾아 참배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들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아들 같고 손자 같은 젊은 병사들이 나라를 지키는 애틋한 마음으로 부처님을 모시고 있는 이런 절을 찾아 그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고 편한 마음으로 대화를 나누다 보면 마음엔 평화의 너울이 만들어질 게 틀림없다.

a 군 법당 살림을 도맡아 하고 있는 군종 사병은 가슴이 이런 표식을 달고 있었다.

군 법당 살림을 도맡아 하고 있는 군종 사병은 가슴이 이런 표식을 달고 있었다. ⓒ 임윤수

많은 우여곡절 끝에 이라크 파병안이 국회 비준을 통과했다. 본인이 원했고 부모들 동의 하에 십수 대 일의 경쟁에서 발탁되어 이라크로 파견을 나가지만 그들에게도 심신을 쉬게 할 휴식처는 필요하다.

떨어진 체력과 상처 난 육신이야 약 바르고 쉬면 회복되고 쾌유된다. 그러나 마음에 드리워진 이런저런 갈등과 아픔은 역시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손으로 어루만지는 것이 제일 좋을 듯하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 물질만 넉넉히 준다고 모든 게 족할 거라고 생각하면 그건 큰 착각이다. 혈기 왕성한 청년 시기에 충분한 양분을 공급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마음의 양식을 공급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최신 장비에 넉넉한 보수만으로 사기가 충만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것도 착각이다. 진정한 용기와 사기는 마음에서 우러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웃을 사랑하고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은 결코 물질적 풍요로움에서 솟아나지는 않는다. 그런 마음, 이웃을 사랑하고 나라를 생각하는 진실한 마음은 가슴에 저며 놓은 본심에서 우러난다.

a 탁 트인 전망, 들녘 건너 쪽으로 평온해 보이는 증평읍이 보인다.

탁 트인 전망, 들녘 건너 쪽으로 평온해 보이는 증평읍이 보인다. ⓒ 임윤수


훈련과 경계근무에 지친 병사들을 어머니 마음으로 보듬어 줄 수 있는 또 다른 대상물은 혼자만의 생각을 놓을 수 있는 법당의 불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 있지 않으면 파병이 이루어진다. 수억만리 이국에서 타국민에게 평화를 가져다 주기 위해 활동할 우리 젊은이들에게 평화로운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그런 공간으로 충용사 같은 종교적 지원도 따랐으면 좋겠다.

덧붙이는 글 | 호국충용사 찾아가는 길
중부고속도로 - 중평IC - 좌회전 34번국도 6Km - 사거리 직진 - 좌측에 일주문 보임

덧붙이는 글 호국충용사 찾아가는 길
중부고속도로 - 중평IC - 좌회전 34번국도 6Km - 사거리 직진 - 좌측에 일주문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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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좋아하는 거 다 좋아하는 두 딸 아빠. 살아 가는 날 만큼 살아 갈 날이 줄어든다는 것 정도는 자각하고 있는 사람.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是'란 말을 자주 중얼 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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