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도청 앞 분수대에 오른 까닭

광주 캐리어하청노조원 분수대 기습시위

등록 2001.07.04 17:36수정 2001.07.05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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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4일부터 노숙투쟁을 벌이고 있는 캐리어하청노조원 3명이 전남도청 앞 분수대에 올라 "불법과 폭력을 자행하는 사용주 캐리어 처벌" 등을 요구하며 20여분간 기습시위를 벌었다.

▲캐리어하청노조원 3명의 도청 앞 분수대 기습시위
이들은 "비정규직 철폐" "불법과 폭력 사용주 캐리어 처벌"을 요구하며 20여분간 기습시위를 벌였다. ⓒ 강성관


이들 나상명(25), 이준상(25), 김상도(28) 등 3명의 노조원들은 오후 12시 경 '비정규직 철폐' '불법 사업주 캐리어 처벌' '노동탄압 중단'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들고 분수대에 올라섰다. 이들 3명의 기습시위는 동부경찰서에서 출동한 경찰에 의해 20여분만에 강제해산됐다.

이들은 "부당노동행위를 하고도 불법과 폭력을 사용해 조합원들을 거리로 내모는 현실을 알리고자 나섰다"며, "캐리어는 노동청의 불법파견근로 시정조치를 무시하고 폐업과 계약해지로 600여명의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내몰고 있다"고 말했다.

▲ 출동한 경찰이 현수막 등을 빼앗으며 시위를 제지하기 위해 분수대에 오르고 있다.
ⓒ 강성관
또한 "길거리로 내몰린 하청노동자들은 광주지역의 사용자들에게 블랙리스트로 낙인 찍혀 다른 직장도 갈수 없다"고 주장했다.

(주)캐리어는 지난 5월 21일 광주지방노동청으로부터 불법파견근로와 2년 이상 근속자에 대한 정규직 전환 등 시정조치를 받았으나 하청노동자 188명에 대한 계약해지와 함께 6개 하청업체의 폐업으로 대응했다.

또한 지난 4월부터 시작한 캐리어하청노조의 파업과 관련 현재까지 4차례에 걸쳐 캐리어(주) 사무직 등 직원과 용역 경비업체를 동원해 농성 중인 하청노동자들을 폭행하는 등 폭력사태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를 보여왔다는 것이다.


ⓒ 강성관
기습시위에 나선 이들은 "부당노동행위와 용역깡패를 동원해 저질렀던 폭력사태에 대해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한 노조원만 구속하고 있다"며 "일방적 노동자 탄압 중단과 구속자 7명에 대해 석방"을 요구했다.

현재 구속 중인 캐리어하청노조원은 이경석 위원장, 송영진 사무국장 등 7명이며 그 외에 체포영장이 발부된 조합원이 3명에 이른다.


사측, 조합원 상대로 10억 손해배상 청구

한편 (주)캐리어는 지난달 27일 이경석 위원장 등 노조원들과 박병규 금속연맹광주전남본부장, 이능복 노동자운동연대 의장, 위성수 노동일보 기자 등 45명을 상대로 10억원에 이르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광주지방법원에 냈다.

ⓒ 강성관

(주)캐리어는 "지난 4월 16일부터 5월 22일까지 76억5900만원의 경제적 손실과 5천만원의 정신적 피해가 발생"해 "우선 10억원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주)캐리어는 ▲매출손실 36억6600만원 ▲고정비용 발생 35억9300만원 ▲기계장비 보수비용 4억원 ▲정신적 피해 5천만원 등 80억9천만원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청구액에 대한 가집행을 법원에 청구해 받아들여질 경우 45명에 대해 가압류 조치까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캐리어하청노조는 4차례의 폭력사태와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동시에 법적대응을 준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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