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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민주당 상임고문단 회의 직후 회의장 입구에서 이인제-김근태 고문이 다정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오마이뉴스 최경준 |
"(대선후보 선출 전당대회) 시기는 '4월20일 안'이 다수 의견으로 모아졌다. 대표가 내일(7일) 당무회의에 이를 수정안으로 제출하겠다. 그 자리에서 이의가 없으면 '합의'된 것으로 보고, 만약 이의가 있다면 '표결'로 처리하겠다."
이낙연 대변인은 6일 열린 상임고문단 회의 결과를 이렇게 밝혔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화갑·김근태 고문 등이 '표결 처리'에 동의함에 따라 전당대회 개최 시기가 7일 오전 당무회의에서 표결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지방선거 전 전당대회'가 당무위원들의 다수 의견이었기 때문에 이변이 없는 한 4월에 대선후보와 당 대표를 선출하는 통합 전당대회를 열게 된다.
물망에 오른 대선주자들이 모두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는 후보선출 전대 시기를 제외한 주요 정치 현안에 대해 합의점을 찾았다.
이날 오후 6시 여의도 63빌딩 한 음식점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회의에서는 대통령-당 대표 후보의 중복출마를 허용하고, 대선후보 경선 선거인단의 구성 비율은 대의원 20%, 당원 30%, 일반국민 50%로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선거인단 규모는 7만명으로 하고, 인터넷 투표는 법적·기술적 문제가 없다는 전제 아래 5% 선에서 반영할 계획이다. 또한 경선방식에 '선호투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밖에 대통령선거 대책기구는 대선후보가, 지방선거 등은 당 지도부가 주도권을 갖되 이 모두 대선후보와 당 지도부가 협의하는 방식으로 하기로 합의했다. 당 대표는 경선 최고 득표자로 하되, 대선후보와 당 대표에 모두 당선될 경우 당 대표는 차점자가 맡는다. 또한 당 대표가 후보로 나설 경우 최고위원직은 유지하되, 3개월 전에 대표 자리에서는 물러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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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오후 6시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열린 민주당 상임고문단 회의. 물망에 오른 대선주자들이 모두 참석했다. ⓒ 오마이뉴스 최경준 |
당 대표는 경선 최고 득표자…원내총무는 당연직 최고위원
지도체제는 최고위원회를 유지하되 8명은 선출직, 2명은 지명직, 1명은 당연직(원내총무)으로 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박상천 고문이 당연직을 없애자고 끝까지 고집했고, 조세형 특대위원장은 정책위의장까지 포함시켜야 한다고 맞섰다. 이에 김원기·김근태·김기재 고문 등이 원내총무만 당연직으로 하자는 중재안을 내놔 합의에 이르렀다.
당초 상임고문단 회의 전 '4월 전대 합의설', '2-5월 분리 전대론' 등의 소문이 나돌기도 했으나, 대선주자들 간에 합의되거나 상임고문단에서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 한화갑 고문이 이날 회의 도중 자리를 떠나 후보선출 전대시기는 7일 오전 당무회의로 공이 넘어갔다.
회의 초반, 머리를 '갈색'으로 염색해 한층 젊어진 모습으로 회의장에 나타난 한화갑 고문은 비교적 밝은 표정이었고, 다른 고문들도 한 고문의 머리 스타일을 화제 삼아 가벼운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상임고문단 회의는 식사 후 오후 7시부터 시작돼 오후 10시 10분께 끝났다. 오후 8시15분께 이낙연 대변인이 한 차례 중간 브리핑을 했고, 오후 9시10분께 한화갑 고문이 회의장을 떠났다.
회의장을 나오기 전 한 고문은 "한광옥 대표에게 '전대시기 문제는 7일 당무회의에서 논의하자'고 양해를 구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다음은 한화갑 고문과의 일문일답.
- 지금 회의장을 나가면 전대시기는 더 이상 논의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
"지금 (안에서) 논의 하고 있다. 잘 되고 있는 것 같다."
- 오늘 전대시기 문제를 협의한다고 하지 않았나.
"협상을 제안했으나,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 그렇다면 원점에서부터 다시 논의를 한다는 것인가.
"……."
- 전대시기 문제에 관한 입장의 변화는 없나.
"(지방선거 후인) 7-8월에 개최하자는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 7일 당무회의에서 (전대시기에 관한) 표결을 한다면 승복할 것인가.
"……."
밤 10시10분께 회의가 끝난 뒤 회의장 입구에서 김근태 고문은 이인제 고문과 가벼운 포옹을 하며 "마음 고생이 심했다. 그동안 수고했다"고 말했고, 이에 이 고문은 김 고문에게 "잘 모시겠다"고 답해 둘 사이에 어떤 '교감'이 오갔는지 관심을 모았다. 일각에선 전대시기를 표결처리하는 대신 경선방식이나 지도체제 등의 문제에 대해 이 고문이 한발짝 물러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고문단 회의 후 한화갑·김근태·김중권 등 별도 모임
상임고문단 회의 후 이인제 고문은 "전대시기 문제는 (회의에 참석한 고문들의) 생각이 비슷하다. (4월 20일 통합 전대를 열자는) 대표의 수정안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대표에게 '4월 20일 통합 전대로 하는 것인가'라고 묻자 "그럼, 그럼"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김근태 고문은 "전대시기 문제를 놓고 (상임고문단 회의에서) 최종 합의한 것은 표결로 결정한다는 것뿐"이라며 "전대시기에 대한 안은 3월 통합 전대라는 특대위 원안, 한 대표의 4월 20일 통합 전대라는 수정안, 쇄신연대쪽의 7-8월 안 등이 있고, 이것을 갖고 (7일 당무회의에서) 표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상임고문단 회의가 끝난 뒤, 다른 방에서 한화갑·김근태·김중권·김원기·정대철 고문 등 5명이 비공개 모임을 갖고 별도의 대책을 논의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회의 도중 자리를 떠났던 한 고문은 밤 10시50분까지 약 20분 가량 이 모임에 참석한 뒤 먼저 자리를 떠났다. 한 고문은 '전대시기'와 '표결문제'를 묻자 "내일 일은 내일 보자"며 여운을 남겼다.
비공개 모임을 끝내고 나온 김근태 고문은 "내일 당무회의에서의 전대시기 표결 처리 문제를 놓고 의견을 교환한 것"이라며 "모인 사람들 사이에선 전대시기를 표결 처리하는 대신 나머지 안에 대해서는 후퇴하지 않도록 하자는데 의견 일치를 봤다"고 전했다.
한화갑 고문을 기다리던 설훈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7월에 전당대회를 열고, 사이버 선거까지 한다면 분명히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하는데 이인제 고문 진영에는 전략적 사고를 하는 사람이 없어서 안타깝다"며 "지방선거에서 지면 책임론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설 의원은 "내일(7일) 당무회의에서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상임고문단 회의 전에 자체 의견조율 과정을 거쳤던 쇄신연대는 7일 당무회의에서 전당대회 개최시기에 대한 표결을 한다면 수용할 수 있지만, 지도체제와 경선방식 등 그 밖의 당 쇄신 방안에 대해서 표결 처리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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