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사람들은 과연 소설처럼 살았을까?

<책 소개> 고전 소설 속 역사 여행

등록 2002.09.20 13:21수정 2002.09.2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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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소설속 역사여행(책사진)
고전소설속 역사여행(책사진)김우출
우리 영주 지역 동양대학교의 교수 노대환씨가 공저한 이 책은 『춘향전』, 『심청전』, 『흥부전』, 『홍길동전』 등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고전 소설을 통해 조선시대 사람들의 삶과 역사를 들여다본 역사 교양서이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과연 소설처럼 살았을까?' 라는 호기심 어린 궁금증을 토대로 고전 소설 속에 숨겨진 조선 시대 역사의 한 단면을 실감나게 풀어냈다. 소설도 달리 보면 역사가 된다는 단순한 진리가 소설 읽는 재미와 역사를 배우는 즐거움을 함께 선사한다.

조선의 정치사 뿐 아니라 사상과 경제, 사회와 문화, 그리고 생활과 풍속의 역사까지, 소설에서 다루어진 소재와 주제만큼이나 다양한 이야기를 당시의 풍속화와 문헌 등 관련 사료를 바탕으로 사실적으로 재미있게 서술했다.

이 책은 고전 소설만큼이나 다양하고 재미난 역사 여행으로 독자들을 이끌어간다.

옛날 사람들은 과연 소설처럼 살았을까?


고전 소설은 허구의 이야기지만 소설이 씌어진 시대 상황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소설 이상의 정보를 담고 있다. 고전 소설 속 주인공 역시 실존 인물은 아니지만 대부분 당대에 살았을 법한 인물이거나 저자의 주변 인물, 또는 민중들이 희구하던 영웅의 모습이 투영된 것으로서, 이들은 당대의 역사적 상황을 축소판처럼 반영한다.

소설 속 주인공이 살았던 시대 배경 또한 조선시대의 생활과 풍속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를 제공한다.

대부분의 고전 소설은 저자가 없다. 이는 실제 일어난 이야기가 사람들의 입과 입을 통해 전승되면서 살이 덧붙고 새로운 이야기로 탈바꿈해 가는 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저잣거리의 이야기꾼을 통해 전승되어 온 대부분의 고전 소설(『춘향전』, 『심청전』, 『흥부전』, 『홍길동전』등)은 주 향유층인 민중의 입맛에 맞게 각색되었으며, 그렇기 때문에 고전 소설은 민중의 소망과 열망을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작자가 확실한 소설은 저자의 치열한 역사의식과 사상, 그리고 주장을 담고 있다. 채수(『설공찬전』)와 허균(『홍길동전』), 그리고 박지원(「허생전」)은 모두 자기 시대를 가슴 깊이 고민한 대표적인 지식인으로, 그들은 소설의 형식을 빌어 당대의 쟁점이 되는 사회 문제에 대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이의 해결책까지 함께 제시하고 있다.

고전 소설의 작품 내용뿐 아니라 시대 배경과 작자의 집필 의도, 그리고 역사적 허구와 사실에 대해 꼼꼼하게 서술한 이 책은, 소설이 실제 역사를 어떻게 반영하고 있으며 허구의 장면 뒤에 숨은 역사적 실체는 무엇인지 새삼 일깨워 줌으로써 조선시대 역사에 대한 독자의 이해를 한 단계 높여 줄 것이다.


이 책의 구성과 특징

'소설을 통한 역사 읽기'를 시도하고 있는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작품은 주로 중·고교 국어 또는 국사 교과서에 한 번쯤은 언급되어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고전 소설을 그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에는 『설공찬전』과 『은애전』처럼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지라도 조선시대의 사회와 생활상을 아는 데 도움이 되는 고전 작품과, 당시의 정치적 상황을 직접적으로 다룬 『계축일기』,『한중록』 등의 수필류도 함께 포함되어 있다.


이 책은 16편의 고전을 작품의 배경 시기 또는 집필 시기를 중심으로 시대 순으로 구성하였으며, 청소년과 일반인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조선시대 역사를 간결하면서도 흥미진진하게 서술하였다.

각 장의 앞머리에는 소설의 줄거리와 작품의 특징, 작가와 시대 배경을 간략히 소개한 <작품 해설>을 실었고, 각 장의 말미에는 각 고전 작품과 연관된 짤막한 읽을거리를 <박스글>로 담았다. 이 <박스글>은 '임란 후 귀화한 왜인들' '조선시대 미인은 어떤 모습일까?' '제비가 간 강남은 어디일까?' '성리학자들은 귀신의 존재를 믿었을까?' 등 조선시대 사람들의 삶과 역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톡톡 튀는 주제들로 가득 차 있다.

오늘날과 같이 영상물에 비해 인쇄매체가 밀리고 있는 다매체 시대에 이 책은 마치 'KBS 역사 스페셜'에서 해설해 주는 유인촌 씨가 머릿속 화면에 나와서 설명해주고 있는 것 같다. 참고문헌을 보면 '경국대전'과 같은 연대기나 법전류가 8종, '고법전용어집'과 같은 사전과 도록(圖錄)류가 6종, '공사견문록'과 같은 문집(文集)류가 18종, '해동지도'와 같은 지도가 3종, 각종 단행본과 논문이 63종이나 된다. 사정이 이러하니 '조선 시대 맹인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광해군은 정말 패륜아인가?', '사도세자는 정말 역모를 꾸몄을까?' 등의 궁금증을 생생하게 풀어줄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이를테면 학자들 사이에는 일찍부터 주목을 받아왔다는 '관음사사적기' 같은 자료의 줄거리도 소개함으로써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지 못했던 정보를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다. 다만 '흥부의 대박, 놀부의 쪽박' 등의 소제목이 말해주듯이 그저 연예인들의 스캔들이나 소개하는 가십난을 연상케 하는 것이 흠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글에서 알 수 있듯이 사람들에 따라서는 딱딱한 내용을 쉽게 풀어 전해주는 문체라면서 긍정적으로 말할 수 있겠지만, 마음 한 편으로는 저널리스트들의 선정적인 보도태도가 연상되는 경박함으로 느끼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憂慮)가 꿈틀거렸다.

"최근 문중의 딸들이 법정으로 몰려가고 있다. 이혼 자녀 양육권 문제, 상속 재산 다툼 때문이 아니라 이제 종중(宗中)의 재산을 나눠 달라는 소송을 하기 위해서다. 어엿한 남자 자식임에도 불구하고 동생이라는 이유로 약간의 쌀을 요구했다가 형수에게 밥주걱 세례를 받았던 흥부나 주선 후기를 살았던 양반들이 안다면 기절 초풍할 일이다. 남성의 전유물로만 여겨져 온 종중 문제까지 여성이 양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에서도 세월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 저자 소개 
☆신병주(申炳周)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건국대, 국민대, 가톨릭대, 서울여대 등에서 조선시대 지성사, 한국의 사상가들 등 조선시대 사상과 문화에 대해 주로 강의하고 있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규장각 학예연구사로 재직 중이다. 역사의 대중화에 깊은 관심을 가져 KBS의 〈TV조선왕조실록〉, 〈소설 목민심서〉의 자문을 맡았으며, 현재 KBS의 〈역사스페셜〉, EBS의 〈역사탐구〉 프로그램의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남명학파와 화담학파 연구』, 『66세의 영조, 15세 신부를 맞이하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공저), 『모반의 역사』(공저) 등이 있다. 최근에는 규장각에 소장된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의 전통 문화를 일반인에게 좀더 친근하게 소개하는 연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노대환(盧大煥) 
충남 서천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동양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박물관장을 맡고 있다. 조선 후기 사상사, 그 가운데에도 특히 동도서기론(東道西器論)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최근에는 개항기 지식인들의 개혁론의 성격을 밝히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지역 문화에도 관심이 많아 영주문화연구회 논설위원과 풍기광복단 설계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정조시대의 사상과 문화』(공저), 『영양 주실마을』이 있으며, 주요 논문으로는 「19세기 동도서기론의 형성과정 연구」를 비롯하여 「민영익의 사상과 활동」, 「개항기 지식인 김병욱의 시세인식과 부강론」 등이 있다. 

책이름 : 고전 소설 속 역사 여행 // 지은이 : 신병주·노대환 // 서지사항 : 292쪽/신국판 // 가 격 : 9,000원 // ISBN : 89-7199-149-6 03910 // KDC : 911.05 또는 813.5 // 펴낸날 : 2002년 9월 2일 // 펴낸곳 : 도서출판 돌베개 // (121-836)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37-6 5층 // TEL :02-338-4143 / FAX 02-333-3847 
URL : www.dolbegae.com // e-mail : book@dolbegae.co.kr

덧붙이는 글 * 저자 소개 
☆신병주(申炳周)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건국대, 국민대, 가톨릭대, 서울여대 등에서 조선시대 지성사, 한국의 사상가들 등 조선시대 사상과 문화에 대해 주로 강의하고 있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규장각 학예연구사로 재직 중이다. 역사의 대중화에 깊은 관심을 가져 KBS의 〈TV조선왕조실록〉, 〈소설 목민심서〉의 자문을 맡았으며, 현재 KBS의 〈역사스페셜〉, EBS의 〈역사탐구〉 프로그램의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남명학파와 화담학파 연구』, 『66세의 영조, 15세 신부를 맞이하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공저), 『모반의 역사』(공저) 등이 있다. 최근에는 규장각에 소장된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의 전통 문화를 일반인에게 좀더 친근하게 소개하는 연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노대환(盧大煥) 
충남 서천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동양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박물관장을 맡고 있다. 조선 후기 사상사, 그 가운데에도 특히 동도서기론(東道西器論)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최근에는 개항기 지식인들의 개혁론의 성격을 밝히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지역 문화에도 관심이 많아 영주문화연구회 논설위원과 풍기광복단 설계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정조시대의 사상과 문화』(공저), 『영양 주실마을』이 있으며, 주요 논문으로는 「19세기 동도서기론의 형성과정 연구」를 비롯하여 「민영익의 사상과 활동」, 「개항기 지식인 김병욱의 시세인식과 부강론」 등이 있다. 

책이름 : 고전 소설 속 역사 여행 // 지은이 : 신병주·노대환 // 서지사항 : 292쪽/신국판 // 가 격 : 9,000원 // ISBN : 89-7199-149-6 03910 // KDC : 911.05 또는 813.5 // 펴낸날 : 2002년 9월 2일 // 펴낸곳 : 도서출판 돌베개 // (121-836)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37-6 5층 // TEL :02-338-4143 / FAX 02-333-3847 
URL : www.dolbegae.com // e-mail : book@dolbegae.co.kr

고전 소설 속 역사 여행 - 개정증보판

신병주.노대환 지음,
돌베개,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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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영주고등학교, 선영여고 교사. 한국작가회의 회원. 대경작가회의, 영주작가회의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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