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지옥, 되풀이 할 수 없다"

전교조, 초등 3학년 대상 '전집형 진단평가' 중단요구 기자회견

등록 2002.09.25 15:46수정 2002.09.25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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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가 '초등 3학년 진단평가'와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전교조가 '초등 3학년 진단평가'와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최유진
교육부가 10월 15일 초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기초학력 진단평가를 실시하려고 하자 전교조가 이에 맞서 철회를 요구하고 나서 마찰이 빚어질 전망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위원장 이수호, 전교조)은 25일 오전11시 세종문화회관 후문에서 '초등 3학년 전집형 진단평가 즉각 중단과 초등 교육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진단평가에 대한 전교조의 입장 표명과 함께 앞으로의 투쟁계획을 밝혔다.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는 이수호 전교조 위원장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는 이수호 전교조 위원장최유진
이수호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입시 중심의 사교육 시장 팽창으로 공교육은 설자리를 잃고 있다"며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하지 못하고 입시에 매달려 몸과 마음이 피폐해져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또 "초등 3학년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진단평가는 앞으로 초등학교는 물론 중·고등학교로 확대돼 과거의 암울한 입시지옥을 되풀이하게 될 것"이라며 "이에 대항해 10월 3일 대규모 반대집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초등 3학년 진단평가'와 관련 전교조는 ▲학업성취도 평가가 진단 평가로 바뀐 경위를 밝혀야 한다 ▲교원단체와 논의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정책을 수립, 집행하는 폐쇄적 관료 행정을 규탄한다 ▲기초학력 진단평가의 실시 주체는 교사이다. 교사의 전문성을 우롱하지 마라 ▲표준화된 평가는 표준화, 획일화된 교육을 불러와 다양화 특성화된 교육을 저해한다 등의 8가지 입장을 표명했다.

입장 발표문에서 장석웅 전교조 사무처장은 "지난 2월 교육부 평가관리과가 작성한 '2002학년도 초·중·고 학생 학업성취도 평가 계획'에서는 전체학생의 1%를 표집하여 실시하는 것으로 돼있었다"며 "교육부는 계획이 수정된 경위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초학력 진단평가는 '읽기', '쓰기', '셈하기' 등 세가지 영역별로 실시되며 평가 후 개인별 성적을 산출해 학교와 학부모에게 통보된다. 또 일정 수준에 미달하는 학생들은 '기초학력 미달자 관리카드' 작성 대상자로 분류되고 고학년이나 중학교에 진학해도 별도 교육을 받게 된다.


기자회견 이후 이수호 위원장은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뒤 국민은행 앞 노상에서 10월 3일까지 농성투쟁에 돌입하며 '길거리 수업, 길거리 시민여론 조사', '대국민 홍보활동, 교사집회' 등의 다양한 투쟁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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